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4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군이 발사체 요격을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이 4일(현지시간) 나흘째로 접어든 가운데 이란의 파상공세에 직면한 걸프 국가들이 ‘방패’ 부족으로 애간장이 타 들어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들은 미국에 사드(THAAD), 패트리어트(PAC-3) 등 공중 요격기를 긴급 공수해달라며 SOS를 보내고 있다. 그러나 생산 부족에 시달리는 미국이 난감해 하고 있어 조만간 방공망이 뚫릴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원점 타격으로 이란의 드론, 미사일 발사 자체를 봉쇄하겠다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략이 먼저 성공할지, 저가 드론과 미사일 공세로 걸프 국가들의 방공망을 무력화하겠다는 이란의 전략이 먼저 통할지가 이번 전쟁의 승패를 가르는 핵심 변수로 등장했다.
이란의 창과 걸프의 방패
이란은 비대칭 소모전으로 대응하면서 전력의 열세를 만회하고 있다.
이란은 대당 약 2만달러짜리 샤헤드-136 같은 드론과 저가형 미사일 수천발로 미국의 걸프 지역 동맹국들을 고사시키는 전술을 쓰고 있다.
걸프 국가들은 한 발에 400만달러인 패트리어트로 대응하느라 심각한 경제적 손실을 겪고 있다. 특히 최근 나흘 동안 소모량이 미국의 1년치 생산량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응 전략에 빨간불이 켜졌다.
값싼 이란 드론과 미사일 방어에 생산 기간도 긴 고가의 요격기로 대응하면서 걸프 국가들은 심각한 경제적 손실과 방공망 붕괴 위기에 몰려 있다.
궁수 쏘기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미 날아온 드론과 미사일을 일일이 요격하는 것은 엄청난 비용과 물량 부족을 감안할 때 지속 가능한 대응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그래서 나온 대응 전략이 이른바 ‘궁수 쏘기(Shooting the Archer)’ 전술이다. 활을 쏘는 궁수를 쓰러뜨리면 화살이 아무리 많아도 쓸모가 없어진다는 데 착안한 전술이다. 드론이나 미사일 발사 원점을 타격하는 방식이다.
발사대, 보관 창고를 직접 파괴해 드론이나 미사일 발사가 불가능하게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 나흘 동안 미국과 이스라엘은 약 4000발의 정밀 유도탄으로 이란 내 미사일 발사대 약 300기를 파괴했다. 생산시설도 무력화하고 있다.
이란이 다음번 대규모 발사를 준비하기 전에 발사대를 먼저 제거해 동맹국들의 요격기 소모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전술이다.
생산 한계 속 이스라엘 특혜
그러나 궁수 쏘기 전술이 효과를 내는 데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효과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걸프 동맹국들의 미 요격기 수요가 급증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다.
미국은 이미 올해로 5년째로 접어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우크라이나에 대규모 방공망을 지원했다. 정밀 부품 부족으로 인해 한 기 생산에 수개월이 걸리는 패트리어트 미사일 재고 부족이 이번 이란 전쟁 이전부터 골칫거리였다. 미 본토 방어에 필요한 물량을 제외하고 얼마나 지원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렇게 되면 선택이 불가피해진다. 미국의 선택은 이스라엘이다.
항공모함 전단을 배치해 이스라엘 영공을 지키는 한편 탄약도 우선 배정하고 있다. 반면 정작 미군 기지가 있는 걸프 국가들에는 지원이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걸프 국가들은 미국의 차별 대우 속에 심각한 안보 불안에 직면하게 됐다.
K-방산에 기회
아랍에미리트(UAE)를 비롯해 일부 걸프 국가들은 한국 천궁-II 같은 방공 무기를 배치하고 있다. 이번 이란의 파상 공세에서 효과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천궁-II는 중고도 요격체계로 고고도 방공망인 사드, 중저고도 방공망인 패트리어트의 빈자리를 메우는 역할을 하고 있다.
천궁-II 역시 생산 부족으로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걸프 국가들은 한국 업체들에 납품을 앞당기고, 물량도 확대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전쟁에서 실전 요격에 성공해 성능을 증명한 천궁-II가 미국산 공백을 메울 확실한 대안으로 자리매김했다.
'자체 방공망 구축' 절실
한편 한국도 서둘러 자체 방공망을 구축해야 한다는 점이 이번 전쟁으로 확인됐다.
태평양 유사시 미국이 ‘침몰하지 않는 항공모함’ 일본을 집중적으로 방어하는 대신, 충돌 최전선인 한국에는 걸프 국가들에 그런 것처럼 지원을 등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략국제연구소(CSIS) 아시아 담당 부소장이자 한국 석좌인 빅터 차는 “유사시 미 군수 물자 보급 순위는 ‘전략적 가치’와 ‘방어 가능성’에 따라 결정된다”면서 “침몰하지 않는 항공모함으로 후방 지원을 담당하는 일본과 달리 한국은 직접 타격권에 노출돼 있어 재고 부족에 직면한다면…본토 방위와 직결된 일본 거점을 먼저 보호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Copyrightⓒ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