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생산중단에 약한고리 부각]
유럽 선물가격 이틀새 85% 폭등
30일분 비축 당장 충격 없다지만
러우 전쟁때도 발전단가 2배 상승
한전도 재무부담에 요금억제 난망
사태 장기화땐 내수까지 억누를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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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이 우리나라 경제의 약한 고리인 액화천연가스(LNG)를 직접 때릴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세계 LNG 공급 물량의 20%가량을 공급하는 카타르의 라스라판 산업단지까지 이란의 드론 공격을 받으며 글로벌 에너지 시장이 요동치고 있기 때문이다. 원유와 달리 LNG는 중동에 대한 수입 비중이 높지 않지만 공급망 병목에 따른 가격 급등이 우리나라 산업 전반은 물론 민간소비까지 억누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4일 “현재 우리나라는 LNG는 의무 비축 기준인 9일분을 상회하는 상당량 수준을 보유하고 있어 카타르산 도입이 당장 중단돼도 대응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정부가 구체적인 비축 물량을 공개하지는 않고 있지만 한국가스공사가 전국 5개 기지에 약 547만 톤 분량의 저장 탱크를 운영하고 있는데다 민간 기업도 각자의 터미널에 LNG를 보관하고 있어 당장 부족 사태는 발생하지 않는다는 게 산업계의 분석이다. 정부 관계자는 “낮은 온도에서 액화해야 하는 LNG는 장기 보관하기 어려운 특성이 있다”며 “정부와 민간은 대략 30일분 조금 넘는 물량을 보관 중”이라고 전했다.
중동에 대한 공급 의존도도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지난해 기준 LNG의 페르시아만 국가 의존도는 약 15.5%로 원유(약 70%)보다 낮다. 에너지업계의 한 관계자는 “봄에는 LNG 난방·발전 수요가 줄어드니 앞으로 각국에서 도착할 LNG 운반선 일정을 고려하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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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가격이다. 물량은 문제없이 인도받는다 해도 글로벌 LNG 가격이 고공 행진하면 수입 단가가 덩달아 높아질 수밖에 없어서다. 당장 유럽 LNG 가격의 기준이 되는 네덜란드 TTF거래소 LNG 선물 가격은 이틀 만에 85%나 폭등해 ㎿h(메가와트시)당 60유로를 돌파했다. 같은 기간 한국·일본·중국으로 향하는 동북아 LNG 선물 가격 마커(JKM) 역시 47% 올라 100만 BTU(영국열량단위)당 15.77달러에 마감했다.
일단 글로벌 LNG 가격 상승은 발전 단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가스안전공사에 따르면 통상 LNG 수입량의 절반 내외는 발전용으로 쓰인다. 지난해 LNG발전소의 연간 발전량은 163TWh(테라와트시)로 총 발전량(595.5TWh)의 27.4%에 달하기도 했다. 5대 발전사 중 카타르에서 LNG를 공급받는 곳은 없지만 글로벌 가격 폭등 위험에는 그대로 노출돼있는 셈이다.
실제 우리나라는 글로벌 LNG 가격이 급등할 때마다 전기 발전 단가도 함께 변동하는 추세를 나타냈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가 대표적이다. 당시 러시아산 LNG가 글로벌 시장에서 배제되면서 2022년 2월 1일 JKM 기준 100만 BTU당 23.705달러던 LNG 가격은 같은 해 8월 25일 69.995달러까지 상승했다. 이에 2022년 1월 톤당 117만 원이던 한국의 LNG 발전 단가는 2022년 11월 200만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란 사태가 장기화하면 이 같은 현상이 되풀이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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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현장도 비용 인상 압박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업장에 필요한 열을 공급하는데 대부분의 기업들이 도시가스를 활용하고 있어서다. 일부 산업단지들이 자체 전기 소비를 위해 가동하는 발전소 역시 대개 LNG 발전소다. 업계 관계자는 “원유나 LNG 같은 기초 원자재 비용은 제조업 각 공정에 다양하게 반영된다”며 “통상 3~6개월의 시차를 두고 서서히 제품 가격에도 영향을 주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음식료업에 종사하는 자영업자들도 취사용 도시가스를 많이 사용하고 있어 어려움에 처할 것으로 우려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에는 한국전력공사와 한국가스공사가 원자재 비용 상승 부담을 상당 부분 내부 수용했지만 이번에는 그렇게 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아직 2022년 당시 누적된 재무 부담을 다 해소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국전력공사는 지난해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하고도 부채는 여전히 206조 원에 달하고 있다. 가스공사의 미수금 역시 14조 원을 넘긴 상태다.
이같은 이유로 생산 비용과 공과금이 오르면 소비자물가지수(CPI)에도 상방 압력이 가해질 것으로 풀이된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CPI 산출 가중치에서 석유류와 전기·도시가스 요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7.85%에 달한다. 정부 관계자는 “과거에도 유가가 급등하던 시기에는 소비자 물가가 많이 올라 골머리를 썩혔다”며 “원유나 LNG 가격은 글로버 시장에서 결정돼 정부 정책으로 조절하기도 어려운 영역”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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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재현 기자 joojh@sedaily.com조윤진 기자 j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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