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로봇 도입, 자동화 본격화
반도체 PM 공정 자동화 속도 더뎌
업계 "공정 환경 표준 부재"
5일 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 한국반도체산업협회, 한국반도체연구조합 등 업계가 전날 발간한 'PM 오토메이션(자동화) 백서'에 따르면 반도체 기업들은 예방정비(PM) 작업에서 여전히 작업자의 경험과 수작업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장비사와 반도체 제조사(IDM), 협력사마다 정비 절차와 데이터 체계가 제각각이며, 상당수 작업이 수기 기록 방식으로 진행돼 운영 비용 증가와 품질 편차를 유발하는 구조라는 지적이다.
반도체 산업에서 PM은 제조 설비의 고장을 막기 위해 주기적으로 부품을 교체, 세정, 점검하는 과정을 말한다. 첨단 공정일수록 수율 개선과 전반적인 가용성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절차다. 특히 최근에는 PM 자동화를 통해 실시간으로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기기 고장을 예측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로봇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부품 이상을 진단하고, 교체를 수행하는 시스템을 적용하는 추세다.
반도체 공정.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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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실제 업계는 자동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협회가 지난해 7월 6일부터 8월 31일까지 관련 기업 담당자 79명(인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가량이 PM 자동화에 도달하는 기간을 10년으로 예상했으며 평균 8.23년이 걸릴 것으로 응답했다.
로봇 도입이 더딘 이유는 반도체 공정 환경에 맞는 표준이 부재하기 때문이다. 장비 구조와 공정 환경이 설비마다 크게 달라 로봇의 하중, 작업 공간, 접근 방식 등을 표준화하기 어렵고, 안전성 검증 기준 역시 통일돼 있지 않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데이터 구조 역시 자동화를 가로막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장비 운영 데이터(SVID)와 부품 이력 정보 등의 구조가 장비 제조사마다 달라 예지보전 알고리즘 개발과 데이터 공유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물류와 부품 관리 체계도 자동화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자동 부품 이송을 위해서는 포장 규격과 라벨 체계, 부품 식별 정보 등이 표준화돼야 하지만 현재 대부분의 반도체 공장은 수작업 기반 포장·운송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협회는 장비 설계, 데이터, 통신, 물류 등을 포괄하는 통합적인 '표준화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선 국제 협력체를 통해 글로벌 표준 논의를 본격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자율형 팹의 마지막 과제는 기술이 아니라 상호운용성과 표준"이라며 "설비, 로봇, 데이터, 물류가 공통의 구조와 언어 위에서 연결될 때 비로소 완전한 자율형 팹이 구현될 수 있다"고 밝혔다.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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