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국 세브란스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
레켐비 등 알츠하이머병 원인 조절 치료제 등장
알츠하이머병 조기 진단·치료 중요성 더욱 커져
PET 검사보다 저렴한 뇌척수액검사, 인지도 낮아
이르면 연내 혈액 기반 알츠하이머 검사 도입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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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기능 저하 증상이 나타났을 땐 이미 치료 골든타임을 놓친 경우가 많습니다. 뇌척수액 검사에 이어 혈액 기반 바이오마커 검사가 도입되면 알츠하이머 초기 단계에서부터 선제 대응이 가능해질 겁니다. ”
이상국 세브란스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4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이르면 올해 안에 혈액 기반 알츠하이머병 진단검사가 국내 도입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과거에는 치매와 알츠하이머병을 같은 의미로 혼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 둘은 엄밀히 다른 개념이다. 치매는 인지기능 저하로 인해 일상생활이 어려워진 상태를, 알츠하이머병은 그러한 치매를 일으키는 원인 질환을 말한다. 알츠하이머병은 치매를 일으키는 원인 질환 중 가장 비중이 높은 60~70%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선 알츠하이머병을 진단할 때 아밀로이드 PET(양전자방출단층촬영) 검사가 주로 활용된다. 방사성 추적자를 이용해 치매 발병 원인으로 지목되는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뇌에 얼마나 축적돼 있는지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회당 100만 원 안팎의 검사 비용이 소요되고 접근성이 낮은 데다 방사선 노출 부담도 있다. 요추에 바늘을 꽂고 흘러나오는 뇌척수액을 받아 진행하는 검체검사는 PET 검사보다 절반 이상 저렴하지만, 아직까지 환자들에게 낯설다 보니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낮다. 세브란스병원은 국내 최초로 알츠하이머병 뇌척수액 바이오마커 검사를 도입해 2년 가까이 운영해오고 있다.
이 교수는 “뇌척수액 검사 도입 초기에는 전공의 인력이 부족했던 의료 공백 시기와 겹치면서 검사 운영이 원활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월평균 30건가량 진행하고 있다”며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을 직접 겨냥한 치료제 도입 이후 조기 진단에 관한 관심과 더불어 검사 수요가 높아지는 추세”라고 귀띔했다. 2024년 12월 국내 도입된 ‘레켐비’ 등 알츠하이머병 원인 조절 치료제(DMT)는 인지기능 저하 속도를 늦출 뿐, 기억력 자체를 좋아지게 하진 못한다. 초기에 치료를 시작하면 일상생활에 지장 없이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는 기간이 그만큼 길어질 수 있다.
이 교수는 “인지기능 저하의 증상이 크게 나타나지 않은 알츠하이머병 초기 단계에는 생물학적 바이오마커의 유용성이 높다”며 “알츠하이머병 조기 진단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혈액이나 뇌척수액을 이용한 바이오마커 검사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선 지난해에만 알츠하이머 혈액 진단 기기 2종이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그 중 로슈와 일라이릴리가 공동 개발한 ‘일렉시스(Elecsys) pTau181 검사’는 국내 허가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의료 현장의 기대감이 한껏 높아졌다. 일렉시스 pTau181는 혈액의 액체 성분인 혈장에서 인산(p)이 달라붙은 타우 단백질의 일종인 pTau181을 측정해 알츠하이머병 여부를 판별한다. 타우 단백질은 전체 치매의 60~70%가량을 차지하는 알츠하이머병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되는 물질이다. 그는 “대한진단검사의학회 뿐만 아니라 대한신경과학회, 대한치매학회 등 유관 학회 내에선 이미 혈액 기반 바이오마커 검사가 향후 알츠하이머병 조기 진단에서 중점적인 역할을 할 것이란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검사 접근성과 편리성을 고려할 때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으면 PET 검사를 뛰어넘을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혈액 기반 바이오마커 검사가 상용화되면 알츠하이머병 진단까지 걸리는 시간이 단축되는 것은 물론 치료 반응 모니터링, 질병 진행 상태 점검도 가능해질 것”이라며 “환자들이 조금이라도 빨리 알츠하이머 조기 진단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식약처 허가와 건강보험 적용이 신속하게 이뤄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안경진 의료전문기자 realglass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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