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범식 LG유플러스 최고경영자(CEO)는 4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 2026’이 진행 중인 스페인 바르셀로나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홍 CEO는 “AI 인프라와 보안·품질·안전 등 기본기, 고객 가치에도 투자해야 하는데, 성장이 정체된 한국 시장에서 통신 사업으로 머문다면 재원을 마련할 수 없다”며 “AI 시대엔 글로벌로 확장하는 게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홍범식 LG유플러스 CEO가 4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글로벌 AI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도약할 청사진을 말하고 있다. LG유플러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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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기간 산업인 네트워크 기반 사업자가 글로벌로 진출하긴 어렵기 때문에 글로벌 ‘상품’으로 소프트웨어에 주목했다는 게 LG유플러스 설명이다. 홍 CEO는 “우리가 잘하는 것과 역량은 부족하더라도 AI 시대 반드시 내재화해야 하는 역량, 두 가지를 기준으로 판단했다”며 “통신 사업자의 핵심인 음성을 소프트웨어화 한다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부연했다.
LG유플러스의 글로벌 상품은 익시오와 익시오를 구성하는 기술 스택 플랫폼이다. 익시오는 문자를 음성으로 전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용자의 의도, 맥락, 감정을 파악해 맞춤형 답변을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앞서 홍 CEO는 MWC 기조연설에서 로봇과 웨어러블이 주도할 피지컬 AI 시대 ‘음성’이 핵심 인터페이스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홍 CEO는 “스마트폰 시대에는 터치가 주인공이었다면 AI 시대에는 음성이 주인공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익시오 자체를 통신사 등 글로벌 기업에 판매하고, 장기적으론 익시오를 고도화하는 과정에서 개발한 기술 스택을 고객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홍 CEO는 익시오 경쟁력으로 통신사가 보유한 방대한 음성 데이터를 꼽았다. 음성 데이터를 분석하거나 분석된 데이터를 음성으로 변환하는 기술은 빅테크(거대 기술기업)가 우위를 보일 수 있지만 감정과 맥락이 담긴 원천 음성 데이터를 가진 곳은 통신사가 유일하다는 것이다. 홍 CEO는 “글로벌 통신사 CEO들도 이 시장을 뺏기면 안 된다는 절박함이 있다”며 “해외 통신기업들과 협력해 발전시킬 것”이라고 했다.
AI가 소프트웨어를 대체해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의 종말을 의미하는 ‘사스포칼립스(사스+아포칼립스)’ 우려가 나오는 데 대해서도 “챗GPT 가입자가 많아도 고착도(자주 또는 지속해서 사용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는 15~35% 수준”이라며 “통신은 고착도가 80%를 넘는다”고 설명했다. 매일 쓰는 음성 통화 중요도가 높아 AI가 통신사의 음성 기반 소프트웨어를 대체하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올해 안에 1∼2개 사업을 성사시키고, 내년부터 사업 확대를 가속할 방침이다. 홍 CEO는 “13개국 통신사 CEO와 익시오 판매 관련 논의를 진행했다”며 “동남아시아에서 첫 사례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홍 CEO는 보안과 품질, 통신 안전을 ‘기본기’로 규정하고 한계를 두지 않는 투자를 약속했다. 정보보안 투자를 매년 30% 이상 늘려 5년간 7000억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 AI 인프라인 AI 데이터센터, 그래픽처리장치(GPU), 독자파운데이션 모델로 대표되는 거대언어모델(LLM)에 대한 투자도 지속한다. 단기 수익성보다는 국가·기업 경쟁력 관점에서 협업을 통해 막대한 투자를 감행할 계획이다.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도 강화한다. 통신 영역에선 AI 서비스와 라이프스타일, 미디어 등에서 선도 기업과 협업하고, AI 전환(AX) 영역에서는 글로벌 통신 사업자를 비롯해 음성 AI, 피지컬 AI, 에이전틱 AI 등 14개 분야에서 기술력을 갖춘 기업과 힘을 합친다.
바르셀로나=이정한 기자 h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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