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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06 (금)

    트럼프 '4주 단기전' 호언장담에도…시장은 '환율 1500원' 경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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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란 신정체제 특성상 장기 소모전 불가피

    환율 압력 심화…"장기화시 1525원도 염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 기간을 '4주' 내외로 단언하며 조기 종결을 자신했지만, 사태 장기화에 따라 달러·원 환율의 1500원 돌파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증권가 분석이 나왔다.

    5일 상상인증권은 "시장의 이목은 중동 교전 상황의 장기화 여부에 쏠려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전 기간을 4~5주로 예상했지만, 사태가 그 이상 장기화할 가능성을 배제해선 안 된다"며 이같이 전했다.

    지난달 28일 미군이 이란 테헤란의 핵심 시설을 정밀 타격해 최고 종교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란의 보복이 중동 전역으로 확산하는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걷잡을 수 없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전날 야간 거래에서도 장중 한때 달러·원 환율이 1500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하메네이 사후 '강경파' 결집…미국의 단기전 시나리오 '촉각'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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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예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신정국가인 이란은 독재 체제였던 베네수엘라 등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며 "지도자 한 명의 제거로 쉽게 무너지는 조직이 아니며, 종교와 신앙심에 기반을 둔 혁명수비대의 저항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진단했다. 최 연구원은 이어 "당초 미국이 의도한 단기 정밀 타격 시나리오가 빗나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시장은 한동안 높은 수준의 지정학적 리스크 프리미엄을 반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이란 내부의 후계 구도와 결집 양상은 사태 장기화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현재 하메네이 사후 유력한 후계자로 거론되는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배후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강경 보수주의자로 평가받는다. 이미 이란 혁명수비대도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선언하며 전면적인 대항 의지를 드러낸 상태다.

    최 연구원은 "강경파가 전면에 나설 경우 미국이 기대하는 온건 정부 수립이나 휴전 협상 진행 가능성은 극히 낮아진다"며 "외부의 군사 공격이 오히려 이란 내부의 반미·반이스라엘 감정을 자극해 내부 결집 효과를 낳는 것은 역사적으로 반복된 패턴"이라고 분석했다.
    아프간·이라크 전쟁의 교훈…"전면전 리스크 대비해야"
    미국의 과거 중동 전쟁 역사에서도 장기전 흐름이 반복된 바 있다. 2001년 아프가니스탄 전쟁은 한달여 만에 탈레반 정권을 축출하며 승기를 잡은 듯 보였지만, 이후 20년간 미군이 주둔하며 2조3000억달러의 비용을 소모한 최장기 전쟁으로 전락했다. 2003년 이라크 전쟁 역시 바그다드 함락까지는 3주에 불과했지만, 이후 8년간 내전과 반군 소탕에 시달리며 약 4500명의 미군 전사자를 냈다.

    최 연구원은 "이란은 인구와 군사력 면에서 아프간이나 이라크를 압도하는 국가"라며 "공중 폭격만으로는 체제 전복이 어려운 만큼, 향후 지상군 투입을 포함한 전면전과 중동 전역으로의 확전 리스크까지 열어두고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시아경제

    중동 사태 여파로 달러·원 환율이 치솟은 4일 서울 명동의 환전소에 환율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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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는 이 같은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국내 외환시장에 즉각적인 압박으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한국은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고 지정학적 리스크에 민감해 중동 무력 분쟁 시 원화 가치가 유독 약세를 보여왔다. 실제로 미군의 이란 타격 전후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유가증권 시장에서 역대 최고 수준의 순매도를 기록하며 신흥국 포지션을 축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안전자산인 달러로의 쏠림 현상과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미 국채 금리 상승이 맞물리며 달러·원 환율을 밀어 올리고 있다.

    과거 사례를 보면 중동 무력 이슈 발생 후 달러·원 환율은 약 90일 전후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쉽게 레벨을 낮추지 못하는 경향을 보여왔다. 최 연구원은 "이번 사태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라는 전례 없는 변수까지 가중된 만큼, 환율이 추가 급등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전쟁 격화 시나리오 하에서 환율의 상단을 1525원까지 열어두고 대응해야 한다"고 전했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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