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여건 개선으로 '통근족→정착민' 전환(체질 변화)
경제활동 가능 인구 유입 지속
비경제활동인구 줄고 여성·청년은 약진
국가데이터처가 공개한 2025년 시군구 고용률 지표. 당진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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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당진시가 2025년 하반기 고용률 72.9%로 전국 시 단위 지자체 가운데 상·하반기 연속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이번 결과를 단순히 '고용률 몇 퍼센트'로만 읽으면 반쪽짜리 해석이 된다. 수치 이면에는 당진이라는 도시가 오랜 시간 안고 살아온 구조적 약점들을 하나씩 줄여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2025년 하반기 지역별고용조사 시군구 주요고용지표. 국가데이터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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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러 오는 도시'에서 '살고 싶은 도시'로
당진이 제조업 강세 도시라는 사실은 이미 알려진 얘기다. 문제는 일자리는 넘치는데 정작 일하는 사람들이 당진에 살지 않는다는 점이다. 인근 천안·아산, 더 멀리는 경기도에서 매일 당진으로 출퇴근하는 이른바 '유입 통근족'이 대거 발생했고, 이는 근무지(당진시) 기준 취업자 수의 수치를 올리는 부분에는 도움이 됐지만 실제 인구 정착이나 지역 내수 소비로는 잘 이어지지는 않았다.
그런데 최근 이 흐름에 균열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타 지역 거주자가 당진으로 통근하는 숫자와 당진 거주자가 타 지역으로 통근하는 숫자 간의 차이가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 2023년 9만 9000명에 달했던 이 차이는 2024년 7만 3000명, 2025년 5만 7000명으로 2년 새 4만 2000명이나 줄었다.
타 지역에 살면서 당진으로 출퇴근하는 사람은 2021년 14만 8000명에서 2025년 12만 4000명으로 2만 4000명 줄었지만 반대로 당진에 살면서 타 지역으로 출퇴근하는 사람은 2021년 3만 7000명에서 2025년 6만 7000명으로 3000여 명 늘었다.
당진에 직장을 둔 타지역 거주자들이 당진으로 돌아오기 시작했고, 직장이 당진 밖에 있어도 '거주는 당진'을 택하는 사람들이 그만큼 증가했다는 뜻이다. 주거, 교육, 문화 인프라가 개선되면서 "당진에서 일하되 살지 않는" 패턴이 "당진에 살며 어디서든 일하는" 패턴으로 바뀌고 있는 셈이다. 시 관계자는 "이런 흐름이 최근 당진시 인구 증가의 핵심 동력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구가 늘었는데 '쉬는 인구'는 줄었다?
인구가 늘면 학생·고령자 등 비경제활동인구도 함께 늘어나는 게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그런데 당진은 이 공식을 거슬렀다.
2025년 하반기 비경제활동인구는 41만 1000명으로 1년 전(42만 5000명)보다 오히려 1만 4000명 줄었다. 같은 기간 경제활동인구는 110만 2000명에서 115만 1000명으로 4만 9000명 늘었다. 단순히 사람이 더 들어온 게 아니라, 일할 능력과 의지를 갖춘 사람들이 주로 유입됐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여성 비경제활동인구만 떼어봐도 흐름은 같다. 2023년 하반기 28만 1000명이던 수치가 2025년 하반기 2만 7000명으로 1만 1000명 감소했다. 그만큼 경제활동에 나서는 여성이 늘었다는 의미다.
여성 고용 증가세, 남성 앞질러
제조업 기반 도시 특성상 당진의 노동시장은 오랫동안 남성 중심으로 굴러왔다. 남성 고용률은 이미 82.8%로 전국 시 단위 최상위권이다. 올해도 0.7%포인트 올랐지만 사실상 임계치에 가깝다.
반면 여성 고용률은 2024년 58.6%에서 2025년 61.0%로 2.4%포인트 뛰었다. 남성 상승폭의 세 배가 넘는 수치다. 취업자 수도 절대 수치로는 남성(2만 6000명)과 여성(2만 5000명)이 비슷한 수준이나 증가율로 비교하면 남성(3.1%)보다 여성(6.1%)이 두 배 높았다.
청년층의 변화는 더욱 가파르다. 29세 이하 청년층 고용률은 2024년 하반기 42.8%에서 2025년 하반기 49.2%로 6.4%포인트 올랐다. 2021년과 비교하면 청년 취업자 수는 18.9% 늘었다. 청년 일자리 문제를 '그들만의 과제'로 두지 않고 기업 유치, 창업 지원 등과 연계한 결과로 풀이된다.
일관된 정책이 만들어낸 ‘복리 효과’
이런 변화들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건 아니다. 당진시가 기업 유치, 청년 취·창업 지원, 여성 경력단절 예방 및 재취업 지원 등을 꾸준히 밀어붙인 결과가 지금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책 하나하나의 성과보다, 여러 정책의 누적과 시간이 쌓여 만들어 낸 '복리 효과'에 가깝다.
당진시 관계자는 "금번 발표된 고용지표는 청년이 꿈을 펼치고 여성이 역량을 발휘하며 누구나 살고 싶어 하는 도시로 변모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밝혔다. 당진시는 앞으로도 신산업 유치, 특화 일자리 확대, 특히 청년·여성·신중년을 아우르는 촘촘한 지원 체계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인구는 빠져나가고 일자리는 텅 빈 채로 남겨진 지방 도시들이 늘어가는 요즘, 당진시의 사례는 '일자리는 있어도 사람이 없다'는 지역 소멸의 공식을 깨는 현실적 답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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