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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05 (목)

    이란 사태에 반도체 수요 흔들리나...재계 “가격경쟁력 심각한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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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재계 간담회서 이란 사태·대미 관세 대응 논의
    납기 때문에 철수 어려운 현대차...기업들 “직원 안전 최우선” 한 목소리로 강조
    호르무즈 해협 원유선 7척 묶여…물류·유가 불안 확대
    전기료 상승·데이터센터 투자 지연으로 반도체 영향 우려


    이투데이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중동 현안 관련, 더불어민주당-재계 긴급 간담회에서 재계 참석자들이 자리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인섭 한화오션 사장, 윤영조 삼성전자 부사장, 이항수 현대자동차 부사장, 오태길 HD현대오일뱅크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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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동 정세 불안과 대미 관세 압박, 고환율까지 겹치며 국내 기업들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재계는 정치권과의 간담회에서 “불확실성이 가장 큰 문제”라며 정부와 국회의 적극적인 대응을 요청했다.

    더불어민주당 외교통일위원회·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5일 서울에서 재계와 간담회를 열고 이란 사태와 대미 관세 협상, 산업 대응 방안 등을 논의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만들어진 자리다.

    이날 간담회에는 한국무역협회, 한국경제인협회 등 협회를 비롯해 기업에서는 윤영조 삼성전자 부사장, 이항수 현대자동차 부사장, 오태길 HD현대오일뱅크 부사장, 박석중 SK 경영경제연구소장, 고윤주 LG 글로벌전략개발원장, 정인섭 한화오션 사장, 안영모 GS칼텍스 정책부문장이 참석했다.

    기업들은 공통적으로 정세 불안이 가져오는 ‘불확실성’을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다. 간담회 브리핑에 따르면 업계에서는 “현재 가장 큰 문제는 한마디로 불확실성”이라며 “이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대미투자특별법을 조속히 통과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또 기업들은 이란 사태에 따른 가장 큰 문제를 물류비와 운송비로 들었다. 중기적으로는 제조 원가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가격 경쟁력에 심각한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중동 긴장이 고조되면서 에너지 수급과 물류 차질 우려도 커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는 한국 관련 선박 약 40척이 묶여 있으며 이 가운데 원유 운반선만 7척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일부 유조선은 한 척당 200만 배럴 규모의 원유를 실은 초대형 선박(VLCC)으로, 이는 한국의 하루 석유 소비량에 맞먹는다. 정유업계에서는 정부 차원의 대응 필요성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도체 산업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업계에서는 “유가 상승이 국내 전기요금 상승으로 이어질 경우 반도체 제조 원가가 올라 가격 경쟁력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또 다른 변수는 중동 데이터센터 투자 지연 가능성이다. 아랍에미리트(UAE)를 중심으로 향후 10년간 약 7~8GW 규모의 데이터센터가 건설될 계획인데, 중동 긴장이 장기화될 경우 이 일정이 지연되며 반도체 수요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반도체 핵심 소재 중 칼륨이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에서 90% 가까이 조달된다며, 조달에 문제가 생기면 반도체 생산에 차질 빚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사태 장기화시 반도체 슈퍼 사이클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기업들은 중동 현지에 파견된 직원들의 안전 확보도 주요 과제로 꼽았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등 중동 지역에 인력이 있는 기업들은 현지 공관의 위기 정보 제공을 강화해 달라고 요청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경우 사우디아리비아 킹 압둘라 경제도시(KAEC)의 킹 살만 자동차 산업단지에 들어설 예정인 HMMME 건설 중인데 특성상 공기, 납기 등 여러 계약성 조건때문에 바로 철수가 어려운 상황이다. 현대차는 현지 사정 등을 고려해 당국과 같이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기업들은 대미투자특별법의 조속한 처리를 강조했다. 한화오션은 미국 필라델피아 조선소 투자 및 ‘마스가(MASGA) 프로젝트’ 추진과 관련해 법안 통과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한경협 역시 “법안이 통과되면 미국 측에도 중요한 신호가 될 것”이라며 조속한 처리를 요청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특히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석유화학 업계의 어려움도 거론됐다. 유가 상승과 물류비 증가가 이어질 경우 업계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러한 우려가 단기 충격보다는 장기 리스크 관리 차원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김창범 한경협 부회장은 “지금 당장의 시장 충격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를 대비한 것”이라며 “기업 입장에서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정하고 대비할 수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이투데이/정진용 기자 (jjy@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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