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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06 (금)

    中, 올해 성장률 목표 4.5~5%로 낮췄다…대만 겨냥 표현은 수위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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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

    중국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의 한 축인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전국위원회 개막식에서 시진핑(맨 앞) 국가주석이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으며 입장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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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이 5일 양회의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국회 격) 개막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4년 만에 하향 조정한 ‘4.5~5%’로 제시했다. 2023~2025년 유지해온 ‘5% 안팎’ 목표에서 소폭 낮춘 것으로, ’4.5%‘를 제시했던 1991년 이후 가장 낮다. 국방비 증액률도 2021년 이후 최저인 7%에 그쳤다.

    이날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인대 개막식 업무보고에서 올해 주요 목표를 언급하며 “경제 성장률 4.5~5%를 목표로 삼아 실무에서 더 나은 결과를 얻고자 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코로나 사태 이후인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5% 안팎(左右)’의 성장률 목표를 제시했고, 실제 성장률은 5.2%, 5.0%, 5.0%를 기록했다.

    올해 성장률 목표를 소폭 낮춘 것은 성장률 ‘숫자 사수’보다 소비 위축, 부동산 침체, 지방 부채 위기, 고령화, 높은 청년 실업률 등 구조적 과제 해결에 초점을 맞추고, 관리 가능한 성장 속도로 전환하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다. 중앙이 목표치를 낮추면 지방 관료들이 무리한 투자 확대나 통계 왜곡으로 ‘5% 맞추기’에 매달릴 유인도 줄어든다. 미국의 대(對)중국 기술·공급망 제재와 관세 압박 등 대외 변수를 반영한 조치라는 분석도 나온다.

    경기를 끌어올리기 위한 재정·통화정책 기조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강도를 유지했다. 중국은 올해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목표를 지난해와 같은 ‘2% 안팎’으로 설정했다. 지난해 중국은 수요 둔화와 디플레이션 압박을 의식해 2004년 이후 처음으로 물가 목표를 3%에서 2%로 낮췄다. 재정적자율도 전년과 비슷하게 국내총생산(GDP)의 ‘4% 안팎’을 유지하기로 했다. 실업률 목표는 5.5%로 전년과 동일하게 잡았고, 신규 고용 규모도 전년과 같은 1200만명으로 제시했다.

    중국은 올해 과학 기술 연구개발(R&D) 예산은 전년 대비 10% 늘어난 4264억 위안(약 90조5100억원)으로 설정했다. 미·중 기술패권 경쟁 속 기술 자립과 일부 첨단 산업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전년과 마찬가지로 높은 증가폭을 유지한 것이다. 핵심 기술 산업으로는 양자컴퓨팅, 휴머노이드 로봇,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6G 등이 거론된다.

    중국의 국방비 예산 증가폭은 둔화했다. 2027년 건군 100주년을 앞두고 국방비 증액 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실제로는 보수적인 증액에 머문 것이다. 중국 국방비 증가율은 2020년 6.6%, 2021년 6.8%, 2022년 7.1%로 높아졌고,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는 7.2%를 유지했다. 다만 중국의 국방비 예산은 5년째 7% 증가율을 이어가고 있고, 미국 국방부는 중국의 실제 국방비 지출액은 발표 수치보다 최대 90% 높을 수 있다고 추산한다.

    리창은 업무보고에서 “올해는 제15차 5개년(2026~2030년) 계획의 출발점”이라며 “경제 구조 조정과 위험 방지, 개혁 추진을 위한 여유를 확보하고 향후 발전의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성장률 목표는 2035년 장기 비전과도 전반적으로 연계되며 중국 경제의 장기 성장 잠재력과도 부합한다”고 했다.

    대만 문제와 관련해 리창은 ‘대만독립 분열 타격’을 언급하며 기존의 ‘대만독립 분열 반대’보다 한층 강경한 기조를 드러냈다. 그는 “대만 독립 분열 세력을 단호히 타격하고 외부 세력의 간섭에 반대해야 한다”며 “양안(兩岸) 관계의 평화·발전을 추동하고 조국 통일 대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양안 경제·사회 융합발전과 관련한 내용도 이번 업무보고에서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

    리창은 미국을 겨냥해서는 “독립 자주의 평화 외교 정책을 견지하고 평화 발전의 길을 걸어야 한다”며 “글로벌 동반자 관계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패권주의와 강권(强權) 정치를 단호히 반대해 국제 공평·정의를 수호해야 한다”고 했다. ‘네트워크 확장’은 양회 업무보고에서 새롭게 등장한 표현으로, 중국이 우군 확보에 주력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만 이달 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이 예고된 만큼, 양회에서 미국에 대한 메시지는 수위를 조절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관세 전쟁을 개시한 직후였던 지난해 양회에서는 “모든 형식의 일방주의·보호주의에 반대한다”면서 미국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베이징=이벌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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