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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05 (목)

    러시아는 왜 '동맹국' 이란 돕지 않나…"장기전으로 어부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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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란 가시적 정치·군사 지원 기대에도 러시아 '외교적 수사'만 반복

    "전쟁 장기화시 美 전력 '우크라→중동' 이동 불가피…러 반사이익"

    "이란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원유·가스 가격 급등…산유국 러 혜택"

    뉴시스

    【테헤란=AP/뉴시스】이란의 최고 지도자인 아야톨라 하메네이(오른쪽)가 지난 2015년 11월23일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얘기를 듣고 있다. 2016.03.05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러시아가 동맹국인 이란의 기대에도 가시적인 지원에 나서지 않으면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러시아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을 규탄하는 성명을 내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소집을 요구하는 등 외교적 수사 이외에는 실질적인 지원을 하지 않고 있다.

    이를 두고 미국과 이란간 전쟁이 장기화되면 러시아의 핵심 현안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미국의 관심이 낮아져 어부지리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원유와 가스 수출국인 러시아는 전쟁 장기화시 대표적인 수혜국으로도 꼽힌다.

    4일(현지시간) 도이치벨레(DW) 등에 따르면 러시아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한 이후 외교적 수사만을 내놓고 있다.

    러, 이란전 발발 이후 외교적 수사만 반복…푸틴 "외교적 해결 촉구"

    러시아는 지난달 28일 수시간 만에 규탄 성명을 냈다. 바실리 네벤자 유엔 주재 러시아 상임대표는 당시 성명에서 "주권을 가진 독립된 유엔 회원국에 대한 무력 침략 행위"라고 비판했다. 외무부도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은 국제법 위반이라고 규탄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당시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에게 "이번 공격은 국제법의 원칙과 규범을 위반한 것이며 역내는 물론 전세계의 안정을 완전히 무시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그는 즉각적인 공격 중단과 정치·외교적 해결로 복귀를 촉구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를 포함한 국제무대에서 중재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등의 요구로 소집된 이란 전쟁 관련 안보리는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났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란 최고자 알리 하메네이의 사망이 확인된 지난 1일 크렘린궁을 통해 "인간 도덕과 국제법의 모든 규범을 노골적으로 위반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푸틴 대통령은 전날 이란 전쟁 관련 긴급 회의를 주재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군사적 지원은 언급하지 않았다.

    푸틴 대통령은 다음날 이란 보복 공격의 유탄을 맞은 아랍에미리트(UAE)와 카타르, 바레인, 사우디아라비아 정상과 연쇄 전화 회담에 나서 외교적 해결을 촉구했다. 그는 중동 정상들의 우려 제기에 이란에 이를 전달하고 사태 안정화를 위해 가능한 지원을 하겠다고만 답했다.

    러·이란, 경제·군사 분야서 긴밀한 협력…이란, 러 가시적 지원 기대했지만 '불발'

    DW는 러시아와 이란이 미국의 제재를 받는 국가들로 그간 경제·군사 등 각 분야에서 협력해왔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이란의 몇 안되는 확고한 동맹국 중 하나라고도 했다.

    러시아·중동 전문가 니키타 스마긴은 DW에 "러시아와 이란은 남북 국제운송회랑(INSTC) 등 러시아에 필수적인 여러 경제 프로젝트에서 협력해 왔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지난 2022년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후 전통적 환적 경로 접근이 제한되면서 이란과 협력이 더 중요해졌다고 부연했다.

    그는 "러시아는 두 나라 모두 국제 제재를 받고 있기 때문에 이란을 신뢰할 수 있는 전략적 파트너로 간주한다"며 "서방의 압력을 받으면 러시아와 거래를 중단할 수도 있는 터키나 이집트와는 다르다"고도 했다.

    그레구아르 루스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 유럽 러시아 책임자는 "이란은 수년 동안 국제 제재를 우회한 상당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며 "러시아에 이를 회피하는 방법에 대한 조언을 제공해 왔다"고 말했다.

    이란은 '샤헤드 무인 항공기(드론)'를 제공하는 등 러시아와 군사 협력도 해왔다. 러시아도 이란에 정보를 공유하고 미사일과 탄약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줄리안 월러 미국 싱크탱크 해군분석센터(CNA) 러시아 연구 프로그램 분석가는 "러시아가 드론 생산을 상당 부분 국산화하고 설계도 개선했지만 이란은 러시아의 전쟁 유지에 여전히 유용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DW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러시아가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국제 관계 전문가 모즈타바 하세미는 이란이 러시아에게 가시적인 정치적·군사적 지원을 기대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고 짚었다.

    그는 "여기에는 단순한 구두 지원뿐만 아니라 확장된 군사 기술 협력, 정보 공유, 그리고 적들에게 보내는 명확한 억제 메시지가 포함돼 있었다"며 "이란 정권의 계산이 틀렸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와 중국은 걱정해야 할 더 큰 문제를 가지고 있다"며 "그들의 지원은 지금까지 무기와 탄압 수단을 제공했던 것과 같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했다.

    스마긴은 "러시아와 이란의 파트너십은 이데올로기에 관한 것이 아니다"며 "러시아 정치인들이 이란을 특별히 좋아하는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월러는 "두 나라는 방위 동맹국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일부 분석가들은 러시아가 이스라엘과 비공식적으로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상호 불침 협정' 때문일 수도 있다고 말한다고 DW는 전했다.

    모하마드 가에디 조지워싱턴대 교수는 "러시아에 의존하는 것에 대한 회의론은 이란에 오래전부터 존재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전 대통령은 '러시아는 항상 이란 국민을 팔아넘겼다'고 했다"며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도 '우리가 친구라고 생각했던 국가들이 12일 전쟁 중에 우리를 돕지 않았다'고 했다"고 했다.

    러, 이란전 장기화가 국익에 부합…양국, 러 지원 부족에도 파국까진 안갈 듯

    DW는 이란 전쟁 장기화가 러시아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전했다.

    루스는 "국제 사회의 관심이 이란 전쟁으로 쏠리면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 대한 언론의 관심 줄어들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는 외교적·군사적 지원 관점에서 또 다른 전선을 유지할 여력이 없다. 우선순위는 당연히 중동으로 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월러는 이란이 전세계 원유와 가스 물동량의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위협한 이후 원유와 가스 가격이 급등한 것을 언급하면서 "석유와 가스 가격이 수개월 또는 1년 동안 높게 유지된다면 원유·가스 수출국인 러시아에 큰 혜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크렘린궁이 전쟁 자금 조달을 위해 사용했던 국내 세금을 인하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양국 관계가 러시아의 지원 부족으로 균열될 수 있지만 파국까지는 이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세미는 "러시아와 중국은 이란을 서방과 지정학적 협상 카드로 주로 사용해 왔다"며 현 정권이 더욱 약화된다면 러시아는 붕괴하는 체제에 투자하기보다 차기 이란 정부로부터 확약을 구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에디는 "이란은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 거부권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파트너십을 잃는 위험을 감수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ironn108@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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