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사법제도 근간 훼손...사법부 장악 의도”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청와대에서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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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은 5일 오전 임시 국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지난주 강행 처리한 ‘사법 3법’을 심의·의결했다. 야당과 법조계, 학계, 시민 단체 등에서 이 대통령의 거부권(재의 요구권) 행사를 요청했지만, 이 대통령은 거부권을 쓰지 않았다.
사법 3법은 현재 대법원장을 포함해 14명인 대법관을 26명으로 증원하는 ‘대법관 증원법’, 대법원 확정 판결에 대해서도 헌법재판소에 재판 소원을 할 수 있도록 한 ‘재판 소원법’, 법리 왜곡을 이유로 판사와 검사를 처벌할 수 있는 ‘법 왜곡죄 신설법’이다. 민주당은 작년 5월 1일 대법원이 이 대통령의 선거법 위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하자 ‘사법 개혁’을 앞세워 이 법안들을 본격 추진했다.
이 대통령은 각계에서 나온 ‘거부권 요청’에도 이날 사법 3법을 그대로 의결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사법 3법의 입법 취지에 공감하는 입장”이라고 했다. 애초 거부권 행사는 검토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사법제도의 근간을 훼손한다”며 사법 3법 입법을 반대해 왔다. 대법관을 26명으로 늘리면, 이 대통령이 임기 중 대법관 22명을 임명하게 된다며 “법안을 졸속으로 처리하는 건 서둘러 사법부를 장악하려는 의도”라고 했다. 대법관을 늘리면 대법관 업무를 보좌하는 판사들도 추가로 대법원으로 몰리게 돼 하급심 재판이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도 법조계에서 나왔다.
재판소원법은 3심제가 사실상 4심제로 바뀌어 국민을 ‘소송 지옥’에 빠뜨릴 것이라는 지적과 함께, 법원에 재판 종결권을 부여한 헌법에 배치돼 위헌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법 왜곡죄도 적용 규정이 모호해 위헌이라는 비판이 계속됐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지난 3일 “갑작스러운 대변혁이 과연 국민들에게 도움이 되는지, 혹시 해가 되는 내용은 없는지 마지막까지 한 번 더 심사숙고해주시길 국민들께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사실상 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요청했다.
이석연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장도 “법 왜곡죄는 누더기 수정을 해도 여전히 위헌적이고 고소·고발이 남발할 수 있기 때문에 이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민주당이 본회의 통과 직전 법 왜곡죄를 손질하면서 ‘위헌적 요소를 걷어냈다’고 했지만, 위헌 소지가 여전하다는 것이다.
[박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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