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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06 (금)

    [동물복지 8] 세계 야생동식물의 날에 울리는 안마도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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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DG뉴스

    3월 3일 세계 야생 동식물의 날 (사진=WW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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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년 3월 3일은 세계 야생동식물의 날(World Wildlife Day)이다. 인간과 자연이 공존해야 한다는 약속을 전 세계가 함께 되새기는 날이다. 2025년 캠페인은 야생동물의 경제적 가치에 초점을 맞췄다. 전 세계 GDP의 절반 이상이 자연에 의존하고 있으며,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손실이 세계 재정에 미치는 영향을 강"했다.

    그러나 바로 오늘 대한민국의 한 작은 섬 "전남 영광군 안마도"에서는 약 1000마리의 꽃사슴들이 총에 맞아 죽어가고 있다. 환경부와 농식품부는 이를 "유해야생동물 관리"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이 사건은 단순한 야생동물 관리 문제가 아니다. 이것은 인간이 만든 생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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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마도의 눈물을 일본과 비교해 AI가 그려준 그림 (AI생성, SDG뉴스)



    과연 이것이 대한민국이 유엔과 약속한 "생물다양성 보호, 인간과 자연의 공존 확대"란 말인가. 먼저 분명히 해야 할 사실이 있다. 안마도의 꽃사슴은 자연적으로 이 섬에 들어온 야생동물이 아니다. 1985년 마을주민 3명이 녹용 채취 등을 목적으로 들여온 사슴 10여마리가 방치되면서 야생화된 것이다. 즉 문제의 시작은 자연이 아니라 인간이다.

    그런데 지금 정부와 지자체가 내놓은 해결책이 총으로 사슴을 쏘아 죽이는 것이다. 인간이 만든 문제를 동물의 생명으로 해결하겠다는 발상이다. 이 방식이 과연 지속가능한 정책인가. 생태학적으로 보더라도 대량 사살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 어렵다. 총은 문제를 잠시 덮을 수는 있지만 해결하지는 못한다.

    우리가 심각하게 생각해야 할 문제가 있다. 지금 안마도에서 추진되는 정책이 국제사회에 어떤 이미지로 전달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만약 "1000마리 사슴 학살"이라는 메시지가 세계 언론과 환경단체를 통해 확산된다면, 그 파장은 단순히 환경 논쟁에 그치지 않을 수도 있다.

    전남 영광군이라는 지역 이름이 "야생동물 학살"이라는 이미지로 알려져, 영광군과 전라남도에서 생산되는 농수산물에 대한 불매운동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실제로 세계 곳곳에서는 환경 문제를 이유로 지역 상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발생한 사례가 적지 않다. 만약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그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우리는 지금 안마도를 "사슴을 학살한 섬"으로 기억하게 할 것인가, 아니면 "사슴과 인간이 공존하는 생태 섬"으로 만들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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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D, GBF, SDGs는 안마도를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 "야생동물을 학살한 섬"과 "사슴과 공존하는 섬"으로 기억할 것인가(그림=AI생성, SDG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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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중요한 문제는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에 "생물다양성을 보호하고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확대하겠다는것을 약속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생물다양성협약(CBD, Convention on Biological Diversity)의 당사국이며, 2022년 채택된 국제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GBF, Global Biodiversity Framework)을 이행해야 할 책임을 가진 나라다.

    더 아이러니한 사실이 있다. 꽃사슴은 일본에서는 보호 대상이다. 일본에서는 사슴이 국가 문화와 자연의 상징으로 존중받고 있으며, 특히 Nara Park의 사슴들은 일본의 천연기념물로 보호받는다. 세계 각지에서 관광객 연간 1300만명이 찾아와 자연과 동물이 공존하는 풍경을 경험한다.

    그런데 같은 동물을 두고 일본에서는 천연기념물이라 보호하고, 한국에서는 유해동물이라 지정해 학살을 결정한다면 국제사회는 이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사슴을 단순히 제거해야 할 존재로 보는 것이 아니라 과학적 관리와 지역 참여를 통해 공존 모델을 만든 사례가 있다. 일본의 Nara Park 뿐 아니라 영국의 Richmond Park 역시 사슴과 인간이 함께 살아가는 대표적인 생태공원이다.

    이러한 사례들이 보여주는 것은 단 하나다. "자연과의 관계는 총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정책으로 설계된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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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슴 학살인가 공존의 정책인가 세계가 보고 있다 (AI생성, SDG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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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량 사살이 아닌 다른 길도 충분히 존재한다. 서식지 구역 관리, 농지 보호 울타리, 번식 억제 프로그램, 과학적 개체수 관리, 그리고 생태관광을 결합한 지역경제 모델이 그것이다. 이러한 접근은 주민 피해를 줄이면서도 생태계를 보전하고, 동시에 지역에 새로운 경제적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사슴을 '문제'로 볼 것인가, 아니면 '자원'으로 볼 것인가의 차이다"

    대한민국 정부에 묻는다. 우리는 자연을 관리하는 국가인가, 아니면 자연과 전쟁을 하는 국가인가. 총을 든 행정은 빠른 해결책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그것이 지속가능한 정책이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지속가능발전목표(SDGs)가 말하는 미래는 분명하다. 인간의 발전은 자연과의 공존 위에서만 가능하다. 만약 우리가 생태 문제를 여전히 '제거'와 '학살'의 방식으로 해결하려 한다면, 그것은 단지 한 섬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생태 문명 수준을 드러내는 사건이 될 것이다.

    세계 야생동식물의 날에 안마도의 사슴들은 인간들에게 간절하게 묻는다.
    "정말로 인간이 선택할 길이 학살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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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생동물을 죽인 나라 생태를 말할 자격이 있는가 (AI생성, SDG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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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DG뉴스 = 배병호 생물다양성 기자< Copyright SDG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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