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퇴직금 의혹 관련해 CFS 임원·현직 검사 재판 넘겨
CFS-검사 유착관계는 못 밝혀…“객관적 증거 확인 못 해”
“관봉권 띠지 분실, 업무상 과오…윗선 지시 확인 안 돼”
공소유지 체제로 인력 재편…미완료 사건은 검찰로 이첩
안권섭 특별검사.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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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관봉권 띠지 폐기 의혹’과 ‘쿠팡 퇴직금 불기소 외압 의혹’을 수사한 상설특검팀(안권섭 특별검사)이 90일간의 수사 결과를 5일 발표했다.
특검팀은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전현직 대표이사와 현직 검사 두 명을 재판에 넘겼지만, 검사들과 CFS 간의 유착관계는 끝내 규명하지 못했다. 관봉권 띠지 폐기 의혹에 대해서는 관련자를 한 명도 기소하지 못한 채로 검찰에 사건을 이첩하게 됐다.
안권섭 특검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센트로빌딩 특검 사무실에서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특검팀은 지난해 11월 16일 안 특검이 임명된 이후 같은 해 12월 6일 수사 준비를 마쳤고, 한 차례 수사 기간을 연장해 이날까지 총 90일간 수사를 진행해 왔다.
특검팀은 ‘쿠팡 퇴직금 미지급 사건’과 관련해 엄성환 전 CFS 대표이사, 정종철 CFS 대표이사, CFS 법인을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퇴직금법) 위반 혐의로 지난달 3일 기소했다. 수사 개시 이후 지난해 12월 말 CFS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이 있었고, 엄 전 이사와 정 이사는 올해 각각 1회씩 소환조사를 받았다고 특검팀은 설명했다.
엄 전 이사 등은 지난 2023년 5월 취업규칙을 변경해 1년 이상 일한 근로자들에게 지급해야 할 퇴직금을 체불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당시 CFS는 퇴직 금품 지급 관련 규정을 ‘일용직 근로자도 1년 이상 근무하는 경우 주당 근로 시간이 15시간 미만인 기간만 제외’에서 ‘1년 이상 근무하고 주당 근로 시간이 15시간 이상인 경우’로 변경했다.
특검팀은 “CFS는 2025년 5월 26일 일용직 근로자에 대한 취업규칙 변경 이전인 2025년 4월 1일경 일용직 제도개선안을 내부적으로 마련해 시행함으로써 취업규칙 변경과 무관하게 일용직 근로자의 계속 근로성을 부정하고, 법정 퇴직금 지급 대상에서 일방적으로 배제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한 “CFS는 일용직 근로자의 처우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위 일용직 제도개선안을 마련해 시행하면서도 고용노동부 유권해석 내지 외부 법률자문 등을 전혀 거치지 않았고, 그 과정에서 일용직 근로자들의 의견도 청취하지 않았으며, 시행 사실 자체도 알리지 아니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당시 일용직 제도개선안 시행으로 인해 연간 44억원 상당의 비용 절감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한 사실 또한 확인했다”고 부연했다.
특검팀은 해당 사건과 관련해 검찰 내 ‘불기소 외압’이 있었다는 의혹도 수사했다. 이 의혹은 특검 출범의 계기가 됐던 부분이기도 하다. 특검팀은 엄희준 전 인천지검 부천지청장(현 광주고검 검사)과 김동희 전 부천지청 차장검사(현 부산고검 검사)를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지난달 27일 각각 기소했다. 엄 전 지청장에게는 국회에서의증언·감정등에관한법률위반 혐의도 적용했다.
앞서 인천지검 부천지청은 중부지방고용노동청이 CFS 퇴직금 미지급 관련 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사건을 지난해 4월 무혐의·불기소 처분했다. 형사3부 부장검사로 해당 사건을 담당한 문지석 검사는 같은 해 10월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당시 상급자였던 엄 전 지청장과 김 전 차장검사가 무혐의 처분을 하라고 압력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특검팀은 수사 개시 이후 엄 전 지청장과 김 전 차장검사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하고, 엄 전 지청장은 3회, 김 전 차장검사는 4회 소환해 각각 조사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엄 전 지청장 등과 쿠팡 관계자 간의 유착관계를 입증하지는 못했다. 특검팀은 “일부 주요 참고인들의 비협조로 압수된 일부 휴대전화에 대한 포렌식 절차를 완료하지 못하는 등 수사상 한계로 인해, 피고인들과 쿠팡 관계자 및 변호인 등과의 유착관계까지 객관적 증거를 통해 확인하지는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만, 광범위한 압수수색 등을 통해 피고인들 및 대검 관계자들이 사건 처리 과정에서 쿠팡 측 변호인들과 빈번하게 연락을 주고받은 사실, 쿠팡 측에서 사건 처리 전부터 일부 피고인의 의견이 무혐의라는 점을 알고 있었던 사실을 확인하는 등 유착관계를 의심할 만한 객관적 자료는 다수 확보했다”고 밝혔다.
안권섭 특별검사.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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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팀 수사의 또 다른 핵심 축이었던 ‘서울남부지검 관봉권 띠지 폐기 의혹’ 관련 수사는 미완의 상태로 종결됐다. 특검팀은 이 사건에 대해 “추가 수사가 필요해 관할 지방검찰청에 이첩한다”고 밝혔다.
이 의혹은 서울남부지검이 지난 2024년 12월 건진법사 전성배씨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던 중 확보한 현금 1억6500만원 중 5000만원에 감겨있던 관봉권 띠지를 분실하면서 시작됐다. 전 씨가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 가까운 사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검찰이 고의로 관봉권 띠지를 분실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불거졌다. 이후 대검찰청은 감찰 결과 관봉권 띠지 분실은 수사관들의 실무상 과실이었다고 판단한 바 있다.
특검팀은 수사 개시 이후 신응석 당시 서울남부지검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이희동 당시 서울남부지검 1차장검사와 최재현 검사, 김정민·남경민 수사관 등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서울남부지검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또한 한국은행과 신한은행을 수색검증하고, 시중은행 총 35개 영업점에 대한 현장조사도 진행했다.
특검팀은 서울남부지검의 관봉권 띠지 분실과 관련해 “수사결과, 업무상 과오로서 형사처벌 대상은 아닌 것으로 보이고, 이른바 ‘윗선’의 폐기·은폐 지시 의혹 부분은 의심을 넘어 사실로 인정할만한 객관적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다만, 업무상 과오로 인해 범죄수사의 기본인 증거물 관리에 실패해 관봉권 포장에 남아있는 지문 등을 통한 자금원 추적의 가능성마저 소실, 5000만원 관봉권과 관련된 범죄혐의 유무에 대한 수사가 어렵게 됐고, 검찰의 압수물 부실 관리 및 심각한 보고 지연 등의 기강 해이가 확인됐으며, 이로 인해 형사사법의 중추 중 하나인 검찰 업무에 대한 심각한 국민적 불신이 야기됐음으로 비위행위자들에 대한 징계사유 통보 예정”이라고 했다.
특검팀은 향후 특검법에 따라 공소유지 체제로 인력이 재편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수사를 완료하지 못하거나 공소제기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사건은 관할 지방검찰청 검사장에게 인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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