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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디지털자산 법인시장 개방과 신뢰 인프라 구축’ 컨퍼런스에서는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체질 개선을 위한 법인 시장 개방 필요성과 이를 뒷받침할 제도적·기술적 과제들이 집중 논의됐다.
이날 논의의 핵심은 단순한 ‘규제 완화’가 아니라 개인 투자자 중심의 기형적 구조를 넘어 제도권 금융 수준의 신뢰 인프라를 갖춘 시장으로 전환할 수 있느냐에 맞춰졌다.
김현정 국민의힘 의원은 “디지털자산 시장은 개인 중심에서 기관과 법인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며 “디지털 법인 시장 개방과 신뢰 인프라 구축은 디지털 금융 선도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핵심 과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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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법적 금지 조항이 아닌 정책적 운영에 따라 사실상 법인 참여가 차단된 상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구조가 오히려 시장의 변동성을 키우고 글로벌 흐름과의 괴리를 심화한다고 지적했다.
이정수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내 시장을 “법인이 배제된 개인 투자자 중심 구조”라고 진단하며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국 중 법인 투자를 막는 나라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현물 ETF 역시 대부분 국가에서 허용되고 있다”며 “법인이 참여해야 시장의 깊이(Market Depth)가 생기고, 전통 금융권의 신뢰 프로세스가 가상자산 시장에 이식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2월 가상자산 법인 시장 개방을 위한 3단계 로드맵을 제시한 바 있다.
1단계는 학교법인의 기부금이나 수사기관 압수 자산 등 기존 보유 가상자산의 현금화를 위한 매도 거래를 허용하는 방안이다.2단계는 내부통제가 검증된 상장사 및 전문투자자를 대상으로 자기자본의 일정 비율 내에서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3단계에서는 시장 안착 여부를 점검한 뒤 모든 법인에 대해 전면 개방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홍재선 금융위원회 디지털금융정책관 사무관은 “법인 참여가 시장의 질적 성장을 위해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한다”며 “자금세탁방지(AML)와 내부통제 보완 방안을 검토해 최대한 빠르게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디지털자산 2단계 입법 논의와 연계해 법인의 시장 참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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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법인 시장 개방의 전제 조건으로는 ‘보안’과 ‘투명성’ 확보가 공통적으로 제시됐다.
조성일 한국디지털자산수탁(KDAC) 대표는 “법인의 직접 보관(Self-Custody)은 해킹과 횡령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 있다”며 “주요 선진국처럼 제3의 전문 수탁기관 위탁을 의무화해 자산 보호의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미국·유럽·일본·싱가포르 등은 상장법인이나 가상자산 보유 법인에 대해 적격 수탁기관 이용을 의무화하거나 강력히 권고하고 있다.
김태일 디지털금융범죄 대응 연구소 이사장은 “법인 시장 개방은 속도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이 정도의 리스크를 기술적으로 관리할 준비가 돼 있느냐의 문제”라고 짚었다. 그는 “법인의 회계 감사와 내부통제, 이에 대한 외부 검증이라는 제도적 기반과 함께 온체인 분석, 리스크 스코어링, 실시간 모니터링을 결합한 기술적 감시 체계가 구축돼야 한다”며 “이 두 축이 결합될 때 비로소 법인이 신뢰할 수 있는 시장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명확한 재무보고 및 공시 체계 구축 필요성도 제기됐다. 최연택 삼정KPMG 파트너는 “일반 기업과 마찬가지로 디지털 자산 프로젝트 역시 통합 공시 기준을 표준화해야 한다”며 “발행사의 실시간 데이터 공시 의무를 강화하고, 기본적인 매수 통제 체계 역시 금융권 수준으로 갖춰야 시장 신뢰가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법인 시장 개방이 단순한 자금 유입을 넘어 국내 가상자산 산업이 ‘투기 시장’에서 ‘제도권 금융’으로 도약하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조재빈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글로벌 디지털 자산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비트코인 현물 ETF와 디지털 자산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금융상품 출시를 허용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며 “개인뿐 아니라 다양한 법인이 직접 투자할 수 있는 유연한 규제 프레임을 마련하고, 금융당국과 시장 참여자 간의 적극적인 소통과 협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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