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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06 (금)

    [현장] "좋은 숙소도 아침밥 없으면 끝"… 유현준이 말한 지역 여행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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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어비앤비 5일 제주 서귀포서 비전포럼 패널 토론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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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제주 서귀포시 보목포로에 위치한 '허그인 제주'가 5일 국내 여행의 미래를 논의하는 열띤 토론의 장으로 변모했다.

    에어비앤비 코리아가 개최한 이번 패널 토크는 '지역에 머물고 싶게 만드는 것들'을 주제로 유현준 건축가(홍익대학교 교수), 양경수 한국관광공사 국민관광본부 본부장, 서가연 에어비앤비 코리아 컨트리 매니저가 참여해 지역 여행 활성화를 위한 날카로운 통찰을 공유했다. 좌장은 정성갑 갤러리 클립 대표가 맡았다.

    ◆"일상을 탈피한 공간, 그리고 해결되지 않은 아침 식사"

    이날 토크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지역 숙소가 가져야 할 '차별성'에 대한 논의였다. 유현준 교수는 국내 여행객들이 숙소를 선택하는 기준에 대해 '무조건 일상과 달라야 한다'고 단언했다. 획일화된 아파트 주거 환경에 익숙한 한국인들에게 여행지는 단 하루라도 내가 체험해보지 못한 '공간적 체험'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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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 교수는 "공유 경제의 핵심은 50억원짜리 집을 살 수는 없어도 365일 중 하루는 내 것으로 소유해 보는 경험에 있다"며 건축적 가치가 있는 숙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런 특별한 공간조차 '머무는 여행'으로 이어지지 못하게 만드는 현실적인 장벽이 있다. 유 교수가 꼽은 의외의 결정적 요소는 바로 '아침 식사'였다. 인구 밀도가 낮은 지역의 숙소는 주변에 식당이나 배달 서비스가 전무한 경우가 많아 여행객들이 아침마다 식사 문제를 고민하게 된다는 지적이다.

    그는 "완주에서 경험한 에어비앤비 숙소처럼 좋은 토스터기와 간단한 식재료만 준비돼 있어도 여행의 질이 달라진다"며 숙박(Bed)과 조식(Breakfast)이라는 본질적인 네트워크가 갖춰져야 지역 여행이 지속 가능해진다고 조언했다.

    ◆지역 여행은 어떻게 전 세계적인 화두가 됐나

    패널들은 지역 여행이 단순한 유행을 넘어 글로벌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은 배경으로 '스마트폰'과 '경험의 축적'을 꼽았다. 양경수 본부장은 "저비용 항공사의 등장으로 여행 빈도가 늘면서 도장 깨기 식 명소 방문에 피로감을 느낀 여행객들이 늘었다"며 "이제는 현지인처럼 살아보기를 원하는 취향 중심의 여행으로 트렌드가 이동했다"고 분석했다.

    유 교수 역시 SNS가 나를 표현하는 수단이 되면서 남들이 다 가는 곳이 아닌 뒷골목의 숨겨진 카페나 나만의 특별한 공간을 찾으려는 욕구가 스마트폰을 통해 안전하게 검증되고 확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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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가연 매니저는 "에어비앤비가 13년 전부터 내세운 '여행은 살아보는 거야'라는 슬로건이 밀레니얼 여성들의 로컬 지향적 취향과 맞물려 강력한 혁신을 일으켰다"고 설명했다.

    지역 관광 활성화를 가로막는 제도적 한계에 대한 가감 없는 비판도 이어졌다. 유 교수는 빈집을 관광 콘텐츠로 활용하려는 아이디어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나라에서 풀어줘야 할 게 너무 많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특히 제주도의 경우 거주 기간 제한 등 행정적 제약이 많아 젊은 창작자들이 에너지를 쏟고 싶어도 발목이 잡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서가연 매니저 역시 한국에만 존재하는 '실거주 요건(집주인이 함께 살아야 하는 조항)'을 대표적인 규제로 꼽았다. 과거 하숙 개념에서 머물러 있는 법규가 현재의 '독채 숙소' 선호 트렌드와 괴리돼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영업 신고증 종류만 27가지에 달해 호스트들이 시작조차 하기 어려운 구조"라며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체계적인 제도적 뒷받침을 촉구했다.

    ◆지역 상생의 핵심은 결국 '사람'과 '환대'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적인 대안들이 제시됐다. 양 본부장은 지역 주민들이 주도하는 '관광 두레' 사업과 관광 스타트업들이 빈집을 재생하는 '배터리' 프로젝트를 소개하며 "민관 협업을 통한 성공 사례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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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 매니저는 "결국 머무는 여행을 완성하는 것은 호스트의 '진심 어린 환대'"라며, 호스트가 지역의 안내자가 되어 게스트와 맺는 느슨한 연대가 지역 여행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은 에어비앤비의 2026년 비전인 '대한민국 구석구석의 매력 알리기'와 제주의 로컬 콘텐츠 연계 계획을 공유하며 마무리됐다.

    "대도시는 비슷비슷하지만 지역은 히든 보물상자"라는 정성갑 대표의 말처럼 이번 패널 토크에서 숨겨진 보물을 찾아내기 위해 공간·콘텐츠, 사람이 어떻게 어우러져야 하는지를 명확히 보여준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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