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군사 충돌 여파로 중동 지역 항공편 차질이 이어지고 있는 5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도착층 전광판에 아부 다비 발 항공편의 결항이 안내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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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라도 빨리 돌아가야 하는데… 호텔비와 식비만 하루 수십만원이 나가네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체류 중인 4인 가족의 가장 A씨는 최근 귀국 항공편을 알아보고 있지만 여의치 않다. 하늘길이 막히면서 한국행 직항 노선은 찾기 힘들고, 어린 자녀들과 함께 이동해야 해 경유가 적은 항공편을 찾다 보니 티켓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A씨는 5일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지금은 마트에서 장을 봐 호텔에서 간단히 끼니를 해결하고 있는데 지출이 만만치 않다”고 토로했다.
이란 사태로 불안을 느낀 한국인들의 중동 탈출 행렬이 이어지고 있지만, 항공편을 구하지 못해 현지에 남은 이들은 발만 구르고 있다. 예상치 못한 장기 체류로 숙박비와 식비 부담이 많이 늘어난 상황이다. 일부 지역에선 외국인 여행객을 대상으로 한 지원이 이뤄져 한숨을 돌린 사례도 있지만, 별도 지원이 없는 곳에서는 여행객들이 비용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해 부담이 커지고 있다.
육로 이동에도 여권 유효기간 등 여러 제약이 겹치면서 일부 교민과 여행객들은 사실상 현지에 머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임신 9주차인 김모씨는 그리스 여행을 마치고 귀국하던 중 카타르 도하에서 엿새째 발이 묶여 있다. 임신 초기라 육로로 귀국하는 방안도 알아봤지만, 여권 유효기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사우디아라비아 e-비자를 세 차례나 거절당했다.
지난 4일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 에미레이트·카타르 항공 등의 여객기가 서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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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사우디아라비아로 육로 이동을 알아봤지만 여권 유효기간이 6개월 이상 남아 있어야 입국이 가능하다는 설명을 들었다”며 “혹시 정부 수송기가 온다고 해도 옆 나라에서 탑승해야 한다면 카타르 밖으로 나갈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씨의 여권 만료일은 오는 9월 초로, 유효기간이 6개월에 미치지 못한다.
김씨는 현지시간으로 이날 사우디아라비아와 국경을 맞댄 카타르 국경을 찾아 현장에서 비자를 신청할 계획이다. 그는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한국인 비자 발급을 최대한 지원할 수 있도록 정부가 외교적으로 힘써줬으면 한다”며 “육로 이동이 어려운 예외적인 상황에 놓인 사람들에 대한 대책도 함께 마련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UAE 아부다비에서는 당국이 외국인 여행객을 대상으로 호텔 숙박비를 한시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아부다비로 여행을 왔다는 B씨는 “이틀 전 새벽 인천행 비행기가 취소돼 호텔 측에 상황을 설명했더니 다음 날부터 숙박과 하루 세 끼를 제공해 주겠다고 했다”며 “예상치 못한 체류로 걱정이 컸는데 부담을 덜 수 있었다”고 했다.
반면 별도 지원이 없는 두바이에서는 여행객들이 체류 비용을 그대로 감당하고 있다. 두바이에 머는 C씨는 “원치 않게 발이 묶인 것도 억울한데 하루하루 늘어나는 여행 비용이 너무 부담스럽다”며 “호텔비라도 지원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직접 육로로 국경을 넘는 등 위기 탈출을 시도하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카카오톡 등 소셜미디어(SNS)에서는 사람들을 모아 ‘탈출팀’을 꾸리는 사례도 나타났다. 3월 초부터 최근까지 18차례에 걸쳐 시민 53명이 UAE에서 오만으로 육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영윤·유승혁·손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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