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이틀간 19%↓…하루 낙폭 '사상 최대'
'주식 장려' 李 당선 후 89% 급등했다가 직격탄
"6월 지선 앞두고 지지율 흔들릴 수도 있어"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청와대에서 열린 중동 상황 대응책 논의를 위한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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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는 이날 “한국 대통령의 주식시장 승부수, 폭락 이후 시험대에 오르다”(South Korean President’s Big Bet on Stocks Faces Test After Rout)라는 제목의 심층 분석 기사를 내보내며, 이번 급락 사태가 이 대통령의 대표 정책 기조를 흔들 수 있는 위험 요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코스피 지수는 중동 전쟁으로 촉발된 글로벌 위험자산 매도세에 이틀간 약 19% 급락하며 하루 기준 사상 최대 낙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후 이날 반등해 장 초반 12%까지 회복하다가 이후 9.63% 상승으로 장을 마쳤다. 이번 폭락 사태는 이 대통령이 직접 설계하고 선전해 온 시장 개혁 드라이브에 타격을 줬다.
블룸버그는 이 대통령이 지난해 6월 대선 과정에서부터 주식시장 개혁을 ‘새로운 가계 부(富) 창출 수단’으로 내세웠다고 상기시켰다. 실제로 코스피는 이 대통령 당선 이후 약 89% 상승하며 이 대통령의 대선 공약 목표치인 5000선을 훌쩍 넘어 사상 최고치 6307까지 올랐다. 블룸버그는 이 랠리가 이 대통령을 국내 수백만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일종의 영웅(folk hero)”으로 만들었다고 표현했다.
“부동산→금융자산 전환” 고삐 쥔 이 대통령
블룸버그는 이 대통령의 주식 장려 기조가 한국 고유의 부동산 문제와 맞닿아 있다고 설명했다. 수십 년간의 부동산 투기로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많은 한국인들이 결혼과 출산을 미루는 지경에 이르렀고, 이 대통령은 이를 타개하기 위해 ‘부동산에서 금융자산으로’ 투자 전환을 공개적으로 촉구해왔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다주택자들을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고,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본인 소유 아파트까지 직접 내놓았다. 코스피가 5000을 넘어선 지난 1월 이후에도 과열 우려에도 불구하고 시장 띄우기 기조를 유지해왔다. 블룸버그는 이 점이 “이 대통령을 더욱 취약한 위치에 놓이게 했다”고 짚었다.
지난 2001년 9·11 테러 직후 때 보다 더 큰 낙폭을 보인 지난 4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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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성, 개인 투자자에 충격”…전문가들 경계감
급락의 충격은 최근 들어 주식에 뛰어든 개인투자자들에게 특히 컸다. NH아문디자산운용의 박진호 주식투자 본부장은 블룸버그에 “최근 유입된 투자자 상당수가 반도체 등 급등 종목을 놓칠까 봐 두려움에 휩쓸려 들어온 ‘포모(FOMO·기회 손실 공포) 매수자’”라고 진단했다. 개인들이 상장지수펀드(ETF)를 중심으로 30조원 이상을 순매수한 상황에서 폭락이 닥친 것이다.
허준영 서강대 경제학과 부교수는 “정부가 주식시장을 아무리 띄워도 투자는 결국 개인이 감수하는 위험”이라며 “전쟁 여파, 미국 금리·경제지표, 인공지능(AI) 투자 심리 변화 등으로 시장은 계속 등락을 반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시에테제네랄의 라자트 아가르왈 전략가도 “강한 모멘텀을 가진 자산의 전형적인 특성은 그 모멘텀이 매우 빠르게 역전된다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6월 지방선거 앞두고 지지율 흔들릴 수도”
블룸버그는 이번 급락이 이 대통령에게 단순한 정책 차질이 아니라 정치적 도전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코스피가 추가 하락해 가계 자산에 타격을 준다면,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둔 민감한 시점에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임시 국무회의를 소집해 “필요한 조정을 거치면서 시장이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일부 전략가들이 빠른 회복을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 본부장은 “밸류에이션과 기대치가 냉각될 필요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급락 이후에도 코스피가 5000선 위를 유지하며 이 대통령 당선 이후 약 89%의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도 덧붙였다. 하지만 개혁 의제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기 시작한다면, 상승세를 이끌었던 모멘텀 자체가 꺼질 수 있다고 매체는 분석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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