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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05 (목)

    非중동 해상운임도 ‘부르는 게 값’…팬데믹 넘는 공급망 쇼크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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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류대란發 인플레 공포]

    GS칼텍스 유조선 운임 하루 6억

    수출경로 우회에 선박 수요 폭증

    중동發 운임 지난주보다 145%↑

    美-亞 운송비용도 2주만에 2배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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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과 이란 간 무력 충돌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글로벌 ‘물류 대란’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해상 운임이 중동·비(非)중동 노선을 가리지 않고 동반 급등하며 연일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6년 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의 공급망 대란을 뛰어넘는 사상 최악의 물류 위기가 닥칠 수 있다는 경고마저 나온다.

    5일 해운 업계와 주요 외신에 따르면 GS칼텍스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홍해 연안의 얀부 항구에서 원유를 선적할 초대형 유조선(VLCC)을 긴급하게 확보했다. 그리스 미네르바마린 소유의 31만 7000톤급 선박으로 하루 용선료는 약 42만 4000달러에 달한다. 해당 선박은 3월 말 얀부에서 원유를 싣고 한국으로 향할 예정이며 공선항해(빈 배 이동)를 포함한 60여 일 항행 기준 총 비용은 2800만 달러로 평시 대비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GS칼텍스의 용선 사례가 단적으로 보여주듯 지난주 말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이후 중동 정세가 급격히 악화하면서 운임 상승세는 날로 가팔라지고 있다. 이란혁명수비대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글로벌 에너지 동맥’ 호르무즈해협 봉쇄를 선언한 데 이어 실제 민간 선박 공격으로 인명 피해까지 발생하자 중동 산유국들이 수출 경로 우회에 나서면서 선박 수요가 폭증한 탓이다.

    국내 유조선과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7척도 호르무즈해협으로 들어간 후 다시 나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며 컨테이너선 등을 포함하면 미국의 이란 공습에 발이 묶인 선박이 40척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현재 유조선 등 선박 운임이 비이성적인 수준에 달했다는 진단이 나온다. 발틱 해운거래소에 따르면 중동·아시아 노선 VLCC 하루 운임은 3일 기준 48만 1170달러로 전주 대비 145% 폭등했다. 호르무즈 리스크를 이유로 중동 항로 운항을 포기하는 선사들이 속출하면서 해상 운임이 그야말로 ‘부르는 게 값’인 상황이다.

    호르무즈해협을 운항하는 선박에 적용되는 보험 프리미엄(웃돈)도 4일 기준 3%로 올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전(0.25%) 대비 12배나 폭등했다. 일부 보험사는 높아진 위험도를 반영한 새 보험요율을 적용하기 위해 기존 계약을 일방 취소하기도 했다.

    불안 심리가 확산하면서 미국과 아시아 사이의 원유 운송 비용 역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블룸버그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은 미국 걸프 지역에서 중국까지 대형 유조선으로 200만 배럴 규모의 원유를 운송하는 데 드는 비용이 최근 2900만 달러(약 424억원)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보도했다. 불과 2주 만에 운송 비용이 두 배로 뛰었다. 이는 배럴당 14.50달러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배럴당 약 75달러)의 20%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영국 해양 조사 분석기관 클락슨스는 “중동 정세 악화에 따른 운임 상승이 다른 항로 운임까지 끌어올리고 있다”면서도 “중동 항로 운임은 변동성이 극심하고 실제 계약 체결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아 시장 상황을 정확히 판단하려면 더 많은 체결 사례가 축적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상황이 악화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필요하다면 가능한 한 빨리 미 해군이 호르무즈해협에서 유조선 호위를 시작할 것”이라며 사태 진정에 나섰다. 그러나 호르무즈를 지나는 모든 유조선에 미 해군 호위를 제공하는 방안은 막대한 전력을 필요로 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해상 운송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부시와 소름 돋는 데칼코마니? “난 다르다”던 트럼프, 판단 미스였나?

    송주희 기자 ssong@sedaily.com김정욱 기자 myk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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