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경찰에 따르면 범죄자의 사이코패스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 중 하나인 사이코패시 진단 검사(PCL-R)는 사이코패스의 본성인 죄책감·후회·공감 부족, 냉담함, 충동성, 무책임성 등을 평가하는 자료다. 총 20개 문항으로 40점 만점이며 훈련받은 전문가가 평가 대상자와 라포를 형성한 뒤 면담 등을 통해 문항별 0~2점으로 직접 점수를 매겨 총점을 낸다. 세 단계에 걸쳐 주검사관과 보조검사관이 역할을 분담해 조사하며 토론 끝에 최종 점수를 정리한다.
'감동적인 것을 봐도 감동인지 모른다' '거짓말을 입에 달고 산다' 등의 문항을 전문가들이 차례대로 물어보는 게 아니라 피의자의 생활기록부 등을 포함해 다양한 배경 자료를 참고한 맞춤형 질문을 한다. 한국과 영국은 25점 이상, 미국은 30점 이상일 때 사이코패스 성향이 높은 것으로 간주한다. 다만 진단 검사 결과만으로 사이코패스라 단정하는 것은 아니다. 검사 결과와 함께 어린 시절, 과거 행적, 범죄 유무, 정신과적 진단 등 자료와 프로파일러 면접 결과 등을 종합 판단한다. 과거 또래 여성을 살인하고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정유정이 진단 검사에서 28점가량을 받았으나, 경찰은 사이코패스 판정 대신 추가 수사 필요성을 밝혔다.
김씨 역시 기준치 이상의 점수를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경찰은 공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앞서 계곡 살인 사건의 이은해(31점),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29점) 등이 25점을 넘기며 사이코패스 판정을 받았다. 이들 점수는 재판이나 수사전문지 기사를 통해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사이코패스와 형량 사이의 인과관계는 희박할 것으로 본다. 사이코패스라고 심신상실 혹은 심신미약으로 해석되지 않기 때문에 사이코패스 성향이 높다는 점이 감형 요소로 작용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오히려 반사회적 성향과 재범 위험성이 높다는 뜻으로 해석돼 보안처분의 근거로 활용될 가능성이 더 크다.
검사 출신인 안영림 법무법인 선승 변호사는 "사이코패스적인 성향이나 전력 등을 보면 확인되지 않은 피해자나 미수에 그친 범행을 파악하는 게 중요해 보인다"며 "여죄를 포함해서 실제 혐의에 비해서 축소해서 송치된 부분은 없는지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제언했다.
jyseo@fnnews.com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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