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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06 (금)

    “왜 경유가 더 비싸?”…이란 사태 탓 주유소 ‘가격역전’ [Pick코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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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란 사태에 국제 경유 가격 사흘만에 56% 상승

    전국 곳곳서 경유가가 휘발유 앞지르는 ‘이상 현상’

    수급 불안 장기화 전망…한동안 ‘가격역전’ 이어질듯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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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의 교전이 중동 전역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국내 주유소에서 경유가 휘발유보다 비싸게 팔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통상 유지비용이 저렴하다는 이유로 경유차를 선택하곤 하는데 외려 경유가 휘발유보다 더 비싼 이상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6일 한국석유공사의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오전1시 기준 전국 주유소의 ℓ당 평균 휘발유 가격은 전날보다 12.23원 오른 1846.51원이었다. 같은 시간 ℓ당 평균 경유 가격은 18.25원 상승한 1848.50원으로 휘발유 가격을 넘어섰다. ℓ당 휘발유 평균 가격이 4일 이후 이틀 만에 111.24원 뛰는 동안 ℓ당 경유 평균 가격은 195.63원 증가한 결과다.

    17개 지자체 중 10곳서 ‘경유>휘발유’
    지역별로 살펴보면 이미 곳곳에서 경유 가격이 휘발유를 넘어섰다. 서울의 ℓ당 휘발유 평균 가격은 이날 1900원을 기록했지만 경유는 이보다 높은 1910원이었다. 경기도 역시 휘발유는 1849원인데 비해 경유는 1863원이었다. 인천에서는 ℓ당 경유 가격(1891원)이 휘발유(1850원)보다 41원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렇게 가격 역전 현상이 발생한 곳은 전국 17개 광역 지방자치단체 중 △서울 △인천 △대구 △울산 △대전 △경기 △경남 △충남 △세종 △제주 등 10곳에 달했다. 특히 제주는 이미 전날 4일 가격이 휘발유를 앞지르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체적인 오름폭을 고려하면 전국 평균 가격도 곧 경유가 휘발유보다 비싸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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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 시장에선 원래 경유가 귀한몸
    전문가들은 원래 국제 시장에서는 경유가 휘발유보다 비싸다고 설명했다. 원유를 정제할 때 휘발유는 30~140℃에서, 경유는 250~350℃ 구간에서 추출된다. 상대적으로 낮은 온도에서 만들 수 있다 보니 휘발유의 정제 난이도가 더 낮은 편이다. 반면 수요는 경유가 더 많다. 유럽은 경유차가 일반적일 뿐 아니라 각종 상업용 차량과 산업기기는 경유를 동력으로 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글로벌 수급 불안이 발생하면 휘발유보다 경유 가격이 더 민감하게 움직인다.

    실제 석유공사에 따르면 이란 사태가 발발하기 직전인 지난달 27일 국제 휘발유 가격은 배럴당 79.64달러인데 비해 경유는 배럴당 92.9달러였다. 교전이 시작된 뒤 국제 휘발유 가격은 4일 배럴당 99.66달러로 25.14% 상승한 반면 경유 가격은 145.13%로 56.22% 급등했다. 같은 기간 등유는 93.55달러에서 231.41달러로 2.5배 튀었다.

    정유 업계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예상치 못하던 수급 불안 요인이 발생하면서 사재기 수요가 발생한 것 같다”며 “동아시아 국가들은 원유를 수입해 다양한 석유제품을 만들어 쓰지만 유럽은 석유제품 자체를 중동에서 상당부분 수입해 호르무즈 해협 폐쇄 사태에 더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수급 불안 장기화가 불가피해 보이자 상업용 차량과 산업기기 가동에 필요한 경유 가격이 더 큰 폭으로 치솟았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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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례적 사태에…유류세 효과 빠르게 희석
    국제 시장에서 경유가 더 비싼데도 국내에선 경유 가격이 저렴했던 것은 유류세 때문이다. 일반 운전자들의 석유류 소비를 억제하기 위해 휘발유에는 높은 세금을 부과하고 영업용 차량이나 산업용 수요가 많은 경유에 적용되는 세금은 낮췄다는 것이다. 실제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현재 휘발유에 적용되는 유류세는 ℓ당 763원으로 경유(ℓ당 523원)보다 240원 비싸다. 이 격차가 국제 도매 가격 차이보다 큰 탓에 그동안 주유소에서 경유 가격이 더 저렴했다.

    다만 국제 유가가 오르면서 그 효과가 사라졌다. 유류세는 ℓ당 가격에 특정 금액이 더해지는 정액세여서 세전 가격이 비싸질수록 세율이 낮아지는 효과가 발생해서다. 이런 가운데 경유 국제 도매 가격이 더 큰 폭으로 급등하자 유류세 효과가 완전히 희석되고 가격이 역전된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국제 유가는 1~2주의 시차를 두고 국내 소매 가격에 반영된다”며 “올해 들어 국제 석유 제품 가격이 오름세여서 원래 이번주에도 휘발유와 등유가격이 조금 상승할 예정이었는데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지며 상승폭이 가중된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현상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했던 2022년에도 발생한 바 있다. 특히 당시에는 휘발유와 경유에 적용되는 유류세 차가 더 적어 역전 현상이 더 쉽게 발생했다. 석유공사에따르면 경유 가격이 전국적으로 휘발유를 넘어선 것은 2023년 2월 22일이 마지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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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재현 기자 jooj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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