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소비자물가 2.0%↑…6개월 연속 2%대
한은 “중동사태로 3월 물가상승 압력 커져”
국가데이터처가 6일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 물가 지수는 118.40(2020년=100)으로 1년 전보다 2.0%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과 11월 2.4%에서 12월 2.3%로 낮아진 뒤 올해 1월 한국은행 물가안정 목표치인 2.0%까지 내려왔다. 지난달에도 같은 수준을 유지하며 6개월 연속 2%대 흐름을 이어갔다.
2% 수준을 유지한 이유는 지난해 12월 6.1%까지 뛰었던 석유류 가격이 지난달 2.4% 떨어지며 전체 물가를 0.09%포인트 끌어내렸기 때문이다. 석유류 가격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8월 이후 6개월 만이다.
품목별로 보면 농축수산물은 1.7% 상승했다. 농산물 가격이 1.4% 하락하며 상승폭을 일부 상쇄했다. 특히 채소 가격은 5.9% 떨어졌다. 반면 축산물 가격은 6.0% 올라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체감 물가를 보여주는 생활물가지수는 1.8% 상승했다. 반면 ‘밥상 물가’로 불리는 신선식품지수는 채소 가격 하락 영향으로 2.7% 떨어졌다.
근원물가도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2.5%,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2.3% 상승했다.
다만 향후 물가 흐름은 중동 정세에 크게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유가와 환율이 동시에 상승하는 ‘중동발 더블 쇼크’가 현실화할 경우 물가 상승 압력이 크게 확대될 수 있어서다.
중동 사태에 따른 불안 심리로 주유 수요가 늘어나면서 국내 주유소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급격히 오르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6일 오전 9시 기준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L당 1856.3원으로 전날보다 22.0원 상승했다. 경유 가격은 더 큰 폭으로 상승하며 휘발유 가격을 제쳤다. 전국 평균 경유 가격은 하루 만에 33.4원이 오른 1863.7원을 기록했다.
특히 전국에서 유가가 가장 높은 서울의 경우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모두 1900원 선을 넘겼다. 서울 휘발유 가격이 1900원을 넘어선 것은 2022년 8월 초 이후 약 3년 7개월 만이며, 경유 가격이 1900원을 넘어선 것은 2022년 12월 초 이후 약 3년 3개월 만이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전기·가스요금과 물류비, 외식·가공식품 가격 등으로 순차적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환율 상승까지 겹치면 원유뿐 아니라 곡물과 사료 등 주요 원자재 수입 가격도 올라 전반적인 물가 상방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안팎까지 상승할 경우 국내 경제성장률은 최소 0.3%포인트 하락하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1%포인트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되는 ‘오일 쇼크’ 수준의 시나리오에서는 성장률이 0.8%포인트 낮아지고 물가는 2.9%포인트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됐다. 이 경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시 3~5%대 고물가 구간으로 재진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이날 주재한 물가상황점검회의에서 “3월에는 중동 상황에 영향을 받아 국제 유가가 상승하면서 비용 측면에서의 물가 상방 압력이 커졌다”면서 “향후 물가 흐름은 중동 상황 전개 양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유가 움직임에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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