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에 국제유가 급등…WTI 90달러 돌파
美 2월 고용 9.2만명 감소 ‘쇼크’
월가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다시 고개”
뉴욕증권거래소(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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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95% 떨어진 4만7501.55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33% 내린 6740.02를 기록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100지수는 1.59% 하락한 2만2387.68에 거래를 마쳤다. 시장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25% 급등하며 30선에 바짝 다가섰다.
엔비디아가 3% 급락한 가운데 애플(-1.1%), 알파벳(-0.9%), 아마존(-2.6%), 메타(-2.4%), 테슬라(-2.2%) 등 주요 기술주가 일제히 하락했다.
이번 주 들어 뉴욕증시는 낙폭을 키우고 있다. S&P500지수는 주간 기준 2% 이상 하락했고 다우지수도 약 3% 떨어지며 약 1년 만에 가장 큰 주간 낙폭을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도 1% 이상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이 크게 흔들리는 것은 국제유가가 중동 전쟁 확산 우려 속에 급등하고 있는 탓이다. 이날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92.69달러에 거래를 마쳤으며, 주간 상승률은 27%에 달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도 배럴당 90.90달러에 마감하며 이번 주에만 약 36% 상승했다. 브렌트유와 WTI가 이 수준에서 마감한 것은 2023년 9월 이후 처음이다.
이번 유가 급등은 이란 전쟁 확대에 따른 공급 차질 우려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유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소셜미디어에서 “이란이 무조건 항복하지 않는 한 전쟁 종결 협상은 없다”고 밝힌 이후 상승폭을 키웠다.
유가 상승은 쿠웨이트의 원유 생산 감축 소식 이후 더욱 가속화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쿠웨이트는 일부 유전에서 생산량을 줄였다. 이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하면서 원유 수출 통로가 막힌 영향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 원유를 외부로 운송하는 핵심 항로다.
쿠웨이트는 하루 약 26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하는 주요 산유국이다.
쿠웨이트는 원유를 실어 나를 유조선 부족으로 생산을 줄이는 중동 산유국들의 최신 사례가 될 수 있다. 저장 시설이 가득 차면 생산 감축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이미 이라크는 생산량을 절반 수준으로 줄였으며,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도 저장 공간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고 에너지 정보업체 클레르(Kpler)는 밝혔다.
카타르의 사드 알카비 에너지 장관은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뷰에서 걸프 지역 에너지 생산국들이 ‘불가항력(force majeure)’을 선언하고 생산을 중단할 가능성도 있다며 이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급등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중동 전쟁이 “세계 경제를 무너뜨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제러미 시겔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명예교수는 CNBC 인터뷰에서 “이번 주말 돌파구가 나오지 않는다면 다음 주 유가가 100달러에 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국제유가와 국채금리가 동시에 상승하는 상황을 증시에 가장 부담스러운 조합으로 보고 있다. 유가 상승은 기업 비용 증가와 소비 위축을 초래하는 동시에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고 국채금리 상승은 주식의 할인율을 높여 밸류에이션을 낮추기 때문이다.
여기에 고용 충격까지 겹치면서 시장의 불안 심리가 커졌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2월 비농업 일자리는 9만2000개 감소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5만개 증가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실업률은 4.3%에서 4.4%로 상승했다.
오리온 어드바이저리 솔루션스의 팀 홀랜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번 고용지표는 매우 실망스러운 결과”라며 “최근 에너지 가격 상승까지 겹치면서 월가에서 스태그플레이션 논의가 다시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지표가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 판단을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모건스탠리 웰스매니지먼트의 엘런 젠트너는 “고용시장 약화는 금리 인하 필요성을 높이지만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위험도 있다”며 “연준이 당분간 관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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