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120㎞에서도 정숙…부드러운 가속
ADAS 적극 개입해 운전 부담 줄여
가벼운 핸들링으로 조향 능력 우수
르노 필랑트 외관. 권제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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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조각을 새긴 듯한 전면 그릴이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다. 실내에서는 넓은 레그룸과 파노라마 선루프가 더해져 화려한 인상을 준다. 주행을 시작하면, 화려한 외관에서 느껴지는 개성은 잠시 잊혀지고, 정숙하고 부드러운 고급 세단을 닮은 승차감에 미소가 지어졌다.
지난 4일 경주에서 열린 ‘르노 필랑트’ 미디어 행사에서 약 140㎞ 구간 동안 차량을 타고, 특징을 살펴봤다.필랑트는 화려한 디자인으로 도로 위에서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면서도, 주행에서는 정숙함을 유지하는 ‘반전 매력’을 보여줬다.
필랑트는 르노의 글로벌 전략 ‘르노 인터내셔널 게임 플랜 2027’에서 최상위 포지션을 맡는 플래그십 크로스오버 모델이다. 인터내셔널 게임 플랜 2027은 유럽 외 다섯 곳의 글로벌 허브에서 2027년까지 총 8종의 신차를 출시해 유럽과 글로벌 시장 간 시너지를 창출하는 전략이다.
르노코리아가 추진 중인 ‘오로라 프로젝트’ 역시 이 전략 아래 진행되고 있다. 필랑트는 ‘그랑 콜레오스’에 이은 오로라 프로젝트의 두 번째 모델로,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의 장점을 결합한 E세그먼트(준대형) 차량이다.
르노 필랑트. [르노코리아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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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관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조각을 새긴 듯한 전면 그릴이다. 3차원 구조의 일루미네이티드 시그니처 로장주 로고와 그릴 라이팅이 더해지며 강렬한 이미지를 완성한다. 후면에는 쿠페 특유의 가파른 경사각을 적용해 날렵한 실루엣을 강조했다. 길이 4915㎜, 너비 1890㎜에 달하는 준대형 SUV임에도 둔탁한 인상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필랑트의 디자인은 프랑스 르노 테크노센터와 한국 르노 디자인센터 서울 간 협업을 통해 완성됐다. 파격적인 요소를 담으면서도 한국 소비자 취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도록 균형을 맞췄다.
실내에는 표면적 1.1㎡의 파노라믹 글래스를 적용해 개방감을 극대화했다. 탁 트인 시야 덕분에 일상 주행에서도 여행을 떠난 듯한 느낌을 준다. 휠베이스는 2820㎜로 넉넉한 편이다. 2열 구조를 채택해 무릎 공간과 헤드룸 모두 여유로운 편이었다.
주행 중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정숙성이다. 시속 120㎞까지 속도를 높였지만 동승석에서는 실제 속도를 가늠하기 어려울 만큼 차분하고, 조용하고, 편안한 주행 감성을 뽐냈다.
르노 필랑트는 정숙성을 높이기 위해 모든 트림에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ANC)을 기본 적용했다. 여기에 최적화된 도어 실링과 바닥·엔진룸의 강화된 흡차음재 등 음향 처리 기술을 더해 쾌적한 주행 환경을 구현했다.
르노 필랑트 실내. 권제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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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속 구간에서의 승차감도 만족스럽다. 전기 주행 상태에서 속도를 높이며 내연기관과 복합 주행 모드가 오갔지만, 따로 확인하지 않으면 주행 모드를 구분하기 어려웠다. 속도를 부드럽게 끌어올리는 특성이 두드러졌으며 SUV임에도 세단에 가까운 승차감을 제공했다.
필랑트의 전기 에너지는 316V에서 작동하는 1.64㎾h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공급된다. 도심 주행 시 최대 75%까지 전기 모드로 주행할 수 있으며 공인 복합연비는 15.1㎞/ℓ다. 약 73.3㎞를 주행한 뒤 확인한 실제 평균 연비는 15.9㎞/ℓ로 집계됐다.
정숙한 주행 과정에서도 ADAS는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날 시승 코스는 고속 코너링과 추령재 와인딩 구간으로 구성돼 ADAS와 핸들링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었다. 큰 차 주행에 익숙지 않은 기자가 차선과 가까워지자 필랑트는 조향에 강하게 개입해 운전자의 부담감을 확 낮췄다. 커브 구간에서는 차량이 운전자보다 먼저 방향을 잡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와인딩 구간에 들어서자 ADAS의 개입은 줄고 핸들링의 매력이 드러났다. 차체 크기에 비해 차량이 비교적 가볍게 원하는 대로 움직인다는 인상을 받았다. 잦은 조향이 필요한 구간에서 주파수 감응형 댐퍼가 차체의 롤과 흔들림을 감지해 감쇠력을 높이며 차체를 단단하게 지지했다.
르노 필랑트의 트렁크. 권제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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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적재 공간 활용성 부분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남았다. 쿠페형 디자인의 영향으로 트렁크 용량은 633ℓ로 동급 대비 작은 편이다. 골프백 등을 적재하려면 시트 폴딩이 필요해 보였다.
아울러 운전자의 체형에 따라 다르겠지만, 신장 158㎝의 성인 여성이 운전석에 앉았을 때 시트 포지션을 편안하게 설정하는 데 다소 어려움이 느껴졌다. 착좌감에 최대한 신경써서 시트를 조절했을 때 헤드업 디스플레이(HUD)가 일부만 보이거나 보이지 않게 된 점은 아쉽다.
국내 완성차 브랜드에서 준대형급 쿠페형 SUV가 사실상 부재인 상황에서 르노 필랑트는 4000만원대 가격, 차량의 상품성 등 여러 요인을 고려했을 때 꽤 만족스러운 선택지가 될 것 같다.
르노 필랑트는 이달 한국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며, 가격은 테크노 트림 기준 친환경차 세제 혜택 적용 후 4331만9000원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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