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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07 (토)

    화약 냄새 가득한 자산시장…"크레딧 리스크 주의"[주末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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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자산 중 국내주식·크레딧 리스크 증폭

    한계기업·사모신용은 특히 예의주시할 필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사태가 글로벌 자산시장의 리스크를 높이고 있다. 공급망 교란과 유가 상승 우려가 겹치면서 주식·채권·외환·크레딧 등 주요 자산군이 모두 영향을 받고 있다.

    숫자로 본 자산시장 리스크 수준…크레딧만 가파르게 올라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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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투자증권은 주식·채권·외환·크레딧 등 자산군별 위험 수준을 0부터 1 사이 값으로 환산해 비교했다. 변동성, 투자자 자금 흐름, 신용 스프레드 등 세부 지표들을 종합해 정규화한 수치로, 0에 가까울수록 안정적이고 1에 가까울수록 최근 3년 중 가장 위험한 국면에 근접했다는 의미다.

    이 기준으로 보면 글로벌 주식 리스크는 0.4로 안정적이고, 채권과 외환 리스크도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국내 주식 리스크는 0.5로 다소 높아졌지만, 이는 중동 분쟁보다 연초 이후 가파른 주가 상승과 외국인 순매도 등 국내 요인의 영향이 크다. 크레딧 리스크는 연초 0.04에서 현재 0.34로 상승 폭이 두드러진다. 절대적으로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다른 자산군과 비교해 유독 빠르게 오르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유가 오르면 물가 오르고…금리인하 기대 꺾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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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산군별 리스크 구성 항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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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레딧 리스크가 자극받는 경로는 유가를 통해서다. 호르무즈 해협 긴장으로 원유 수급이 불안해지면서 유가는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섰고, 홍해·수에즈 운하 대신 희망봉으로 우회하는 선박이 늘면서 해상 운임도 덩달아 올랐다.

    한국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WTI 국제유가가 90달러 내외까지만 상승하더라도 1~2개월의 시차를 두고 미국의 전월대비 헤드라인(소비자물가) 상승률에 0.3~0.5%p의 추가적인 상방 압력을 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물가가 오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하 기대도 약해질 수 있다. 금리인하 기대 약화는 자금 조달 여건 악화로 이어지고,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으로 이자를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이 낮은 한계기업들이 가장 먼저 압박을 받는다. 신용도가 낮은 하이일드 기업들의 크레딧 스프레드(국채 대비 추가로 부담하는 금리)는 950bp로 이미 지난해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불투명한 '사모신용'도 변수…"모니터링 필요"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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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레딧 시장에서 한 가지 더 살펴봐야 할 영역이 사모신용 대출이다. 사모신용이란 은행이나 공개 채권시장이 아닌 사모펀드 등을 통해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으로, 대부분 변동금리 조건이라 금리가 오르면 이자 부담이 즉각 커진다.

    정현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변동금리의 영향을 받고 정보 비대칭성이 커 잠재부실을 확인하기 힘든 사모신용 대출 또한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짚었다. 공개 시장과 달리 외부에서 내부 상황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특성상, 부실이 드러나는 시점이 늦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 연구원은 "이달 중 빠르게 중동 분쟁이 수습 수순으로 들어선다면, 상반기 물가 궤적과 통화정책 경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봤다. 반면 유가가 90달러 위에서 석 달 이상 지속될 경우 미국 물가 상승률은 3% 중반까지 오를 수 있고, 기업들의 자금 조달 여건도 본격적으로 나빠질 수 있다.

    현재로선 시장은 이번 분쟁이 장기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브렌트유의 단기(3개월 이내) 전망치는 배럴당 85달러까지 올랐지만, 6~12개월 중장기 전망은 65달러에 머물고 있다. 지금 당장 위기라기보다는, 전쟁의 전개 방향에 따라 크레딧 리스크가 추가로 확대될 수 있는 경로가 열려 있는 상황이다. 정 연구원은 "크레딧 리스크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는지를 모니터링하고, 기업의 자금 조달 여건이 악화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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