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6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유가 정보가 표시돼 있다.2026.03.06. jini@newsis.com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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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한 유가 급등에 화물차 기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운임은 그대로인데 한 달 기름값만 120만∼130만원씩 늘어나 부담이 커지면서 생존권도 위협받고 있다는 주장이다.
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트레일러 기사 백모씨(58)는 전국으로 화물차를 운행하며 하루 12시간 이상, 500㎞ 안팎을 달린다. 이틀에 한 번꼴로 평균 200리터의 경유를 넣는 백씨는 이번 중동 정세 불안으로 유류비가 늘어나면서 생계에 치명적인 타격을 미친다고 토로했다.
백씨는 "일주일 전에 리터당 1500원대였던 게 어제는 1940원이 됐더라"라며 "월 매출이 1500만원이면 기름값이 500만원 들어가는데, 이번 달에는 120만원이 더 나갈 것"이라고 유가 급등으로 인한 상황을 전했다.
이어 "차량 비용, 정비·수리비, 세금 같은 잡비를 빼면 순수익이 500만원 정도 남는데, 시급으로 보면 최저임금"이라며 "기름값이 120만원 더 나가면 소득이 300만원대로 내려앉는다. 4인 가정을 꾸려나가는 데 현실적인 문제"라고 설명했다.
"'기름값이 올랐으니 운임을 더 주겠다'는 화주사는 단 한 군데도 없다. 현 제도에서 유가 상승분은 고스란히 기사 부담"이라고 강조한 백씨는 "두세달 정도로 끝나면 200여만원 손해 보고 끝냈다고 하겠지만 장기화하면 어떻게 하겠나"라며 우려를 숨기지 못했다.
이번 사태로 인한 기름값 급등은 지표로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 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전날 전국 주유소 경유 평균 가격은 리터당 1890.73원으로 1천900원 선을 넘본다. 지난달 넷째 주(1594.1원)와 비교하면 300원 가까이 급등했다.
21톤 화물차를 운전하는 허모씨(32)도 "이틀에 한 번꼴로 320리터씩 경유를 넣는데 전에는 45만원씩 하던 게 이제는 56만원"이라며 "한 번 기름을 넣을 때마다 10만원씩 차이가 나니 한 달 주유비가 120만∼130만원 늘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난 2일(현지시각) 호르무즈 해협의 반다르아바스 항구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AFP통신·연합뉴스 /사진=파이낸셜뉴스 사진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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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번 중동 정세 불안 여파로 국제 유가도 급등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할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 200달러대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나오고 있다.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유가 상승 압력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유가 상승이 시차를 두고 운송비, 농축산물, 외식 물가 등 전반적인 체감 물가를 연쇄적으로 밀어 올릴 것이라고 우려한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화물 운송이 가장 먼저 비용 상승의 압박을 받고 있지만, 결과적으로 생산·유통 전 분야의 비용이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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