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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08 (일)

    ‘대파의 본산’ 진도, 풍년이 재앙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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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 최대 대파 주산지인 전남 진도에서 ‘풍년의 역설’이 현실이 되고 있다.

    2024년 가격급등 이후 정부의 대파 재배 면적 확대 정책과 양호한 기상 여건이 맞물리며 생산량이 급증했지만 수급 조절과 소비 대책이 뒤따르지 않으면서 산지 가격은 생산비 이하로 곤두박질쳤다.

    8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24년 전국 대파 재배 면적은 1만 2238㏊로 전년 대비 10.1% 급증했다. 2025년에도 증가세가 이어져 여름 대파 재배 면적은 전년보다 6~6.4% 늘었다. 생산 확대의 직접적 배경에는 대파 가격 급등 이후 정부가 물가 안정을 목표로 재배 면적 확대를 유도한 정책이 자리하고 있다.

    전국 대파 생산량은 2022년 38만 5000t, 2023년 40만 5000t으로 늘었고, 2024년에는 재배 면적 증가와 작황 호조가 겹치며 약 42만t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5년에도 증가세가 이어졌다.

    공급 과잉은 가격 폭락으로 직결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023년 10월 가락시장 도매 평균 가격은 ㎏당 3329원으로 전년 대비 약 80% 급등했지만, 이후 흐름이 급변했다. 2025년 5월 평균 가격은 전년 대비 41.9% 하락한 ㎏당 1100원 수준이었다.

    대파의 전국 최대 주산지인 전남 대파 농가가 직격탄을 맞았다. 전남은 전국 대파 재배 면적의 약 35%인 4334㏊를 차지하며, 생산량 역시 30~35%를 담당한다. 현재 전남의 산지 대파 거래 가격은 ㎏당 1200원 안팎으로, 인건비와 물류비를 제하면 사실상 적자 구조다.

    대파의 소비 구조적 한계가 문제를 부채질한다. 음식 부재료로 사용되는 대파는 가격이 떨어져도 소비가 크게 늘지 않는 품목이다. 외식 경기 둔화까지 겹치면서 한때 전국적 관심을 끌었던 ‘대파 버거’ 등 로코노미(로컬+이코노미) 소비 촉진 사례도 일시적 효과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정책적 인재’로 진단한다. 생산성 향상에만 집중한 나머지 생산 조절과 가공·외식 연계 소비 전략이 사실상 부재했다는 것이다. 박성진 진도군 원예특작팀장은 “단순 원물 출하에 의존하는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가격 불안은 되풀이된다”며 “브랜드 홍보보다 중요한 것은 안정적인 소비처를 뒷받침할 가공·유통·외식 연계 인프라 구축”이라고 말했다.

    진도 서미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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