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정상들 "전쟁 동참 안 해"…동시에 자국군 중동 파견 명령
NYT "트럼프 달래면서 국내 비판 잠재우는 완벽한 방법 없어"
중동에 출격한 프랑스 라팔 전투기 |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상대로 군사작전을 시작한 지 일주일이 지난 지금, 유럽 각국 지도자들은 원치 않았던 이 전쟁에 한결같이 우려를 표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유럽 정상들은 전쟁에 점점 더 깊이 휘말리면서 자국 여론의 비판과 외교적 역풍에 직면하는 등 깊은 딜레마에 빠졌다고 미국의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6일(현지시간) 진단했다.
유럽은 중동에 고립된 자국민을 보호하고, 중동 국가들과의 방위 조약을 준수하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미국의 군사 기지 사용도 허용해야 한다.
다른 한편으로 이란의 군사적 보복 가능성과 중동 전쟁의 수렁에 빠질 것을 우려하는 자국 유권자들의 민심을 고려해 미국을 너무 노골적으로 지지하는 모습은 피해야 한다.
이 같은 분위기는 유럽 지도자들의 발언과 실제 그들이 군 지휘관들에게 내리는 명령 사이에 커지는 간극에서 잘 드러난다고 NYT는 짚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5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우리는 전쟁 중이 아니다"라고 선언했다. 같은 날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도 방송에서 "우리는 전쟁에 참전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앞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지난 2일 의회에서 "우리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적인 공습에 동참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프랑스 샤를 드골 항공모함 |
그러나 동시에 프랑스는 아부다비의 자국 해군 기지가 드론 공격을 받은 후 아랍에미리트(UAE) 상공에 라팔 전투기를 출격시켰다. 핵추진 항공모함 샤를 드골 호에는 동지중해 이동을 명령했다.
이탈리아는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으로부터 자국을 방어하기 위해 페르시아만 국가에 방공 부대를 배치하기로 했다. 병참 지원 차원에서 미국 항공기의 자국기지 사용도 허용했다.
스타머 영국 총리는 미군의 이란 공습에 인도양 차고스 제도에 있는 디에고 가르시아 영국 공군기지 이용을 애초 불허했지만 이후 입장을 바꾸고 전투기와 군함을 급파했다.
스타머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윈스턴 처칠이 아니다"라는 조롱을 듣는 와중에 다른 동맹들로부터는 미국의 군사 작전을 지지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에도 직면했다.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이란 군사 작전 브리핑을 들은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이 계획은 위험이 따르며 우리 역시 그 결과를 감당해야 할 것"이라며 의구심을 표명했다.
그런데도 메르츠 총리는 독일 국내에서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항공기의 자국 기지 접근을 불허한 스타머 영국 총리와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를 비판할 때 이들을 방어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3일 백악관에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
메르츠 총리는 나중에 트럼프 대통령과의 오찬 자리에서 스타머 총리와 산체스 총리를 옹호했다고 해명했다.
NYT는 "유럽 지도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을 달래면서 동시에 국내의 거센 항의를 잠재울 수 있는 완벽한 방법은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쟁 초기에 목소리를 거의 내지 못한 유럽 지도자들이 전쟁이 지속됨에 따라 점점 대담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란이 붕괴하면 미국보다 유럽에 훨씬 더 큰 파장을 미치기 때문이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 시절 국가안보회의(NSC)에 몸담았던 토머스 라이트 브루킹스연구소 선임 연구위원은 NYT에 "이란에서 실제 국가 붕괴, 분열, 난민 유출이 발생하면 유럽에 엄청난 충격을 줄 것"이라면서 "이들은 이 시나리오에 대한 트럼프의 인식을 높이고 시나리오의 실현을 피하기 위해 트럼프 행정부와 접촉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ric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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