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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09 (월)

    “빨리 와서 바퀴벌레 좀 잡아달라”…황당·악성 민원에 지친 공무원들 [이슈, 풀어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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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근길에서도, 퇴근길에서도. 온·오프라인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다양한 이슈를 풀어드립니다. 사실 전달을 넘어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인 의미도 함께 담아냅니다. 세상의 모든 이슈, 풀어주리! <편집자주>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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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에 바퀴벌레가 나타났는데, 공무원이 못 잡아주면 저는 이런 상황에서 누구 도움을 받나요?”

    최근 공개된 한 민원 전화 사례가 공직사회가 겪는 민원 스트레스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과도한 민원과 악성 고소가 이어지면서 공무원들의 업무 부담과 정신적 스트레스가 커지고, 공직을 자발적으로 떠나는 사례도 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4일 유튜브 채널 ‘워크맨’의 ‘워크돌’ 영상에는 그룹 프로미스나인 멤버 박지원이 경기 양주시 축산과 동물복지팀에서 하루 아르바이트를 체험하는 모습이 담겼다. 동물복지팀은 축산업 관리와 동물 보호 관련 업무를 담당한다.

    영상에서 박지원은 담당 공무원과 함께 민원 전화를 받았다. 민원인은 “우리 집에 바퀴벌레가 나타났다”며 도움을 요청했고, 박지원은 “동물복지팀 담당이 아니라 방역업체를 부르시면 될 것 같다”고 안내했다.

    그러나 민원인은 “현장에 올 수 있는 사람들이 있을 것 아니냐”며 불만을 제기했다. 담당 공무원이 “(저희가) 반려동물 대상으로 업무를 진행하다 보니 (바퀴벌레를 잡는 업무는 어렵다)”고 설명했지만, 민원인은 “그러면 저는 이런 상황에서 누구 도움을 받느냐”며 짜증 섞인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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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낮은 보수·민원 스트레스…“공직 매력 떨어졌다”
    일선 공무원들은 업무 강도 대비 낮은 임금과 민원 대응 스트레스가 공직 이탈의 주요 원인이라고 입을 모은다.

    7급으로 시작해 중앙부처에서 17년째 근무 중인 공무원 김모 씨는 ”임금 면에서 메리트(장점)가 없다. 10년 이상 일하고, 초과수당까지 더해도 월급이 300만원 후반대“라며 ”그렇다고 일이 적은 것도 아니니 일찍 그만두고 다른 일자리를 찾거나 육아 등의 문제에 봉착하면 포기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교육 현장도 비슷한 분위기다. 경기 지역 한 고등학교 교사 김모(47) 씨는 ”젊은 교사들은 주변 친구들보다 수입은 적은데 학생이나 학부모로 인한 어려움은 크니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새로운 기회를 찾으려는 것 같다“면서 ”교사들의 온라인 커뮤니티를 보면 젊은 교사들이 여기서 탈출하고 싶다는 얘기가 많다“고 전했다.

    서울의 한 구청에서 근무하는 공무원 이모(43) 씨도 ”일반 공무원은 민원인을 상대할 일이 많은데 서비스직이라고 보는지 함부로 하는 사람들이 많아 민원 스트레스가 극심하다“며 ”계속 불친절 신고를 하는 사람도 있는데 (민원인과 마찰을) 한번 경험하면 트라우마가 생길 정도“라고 토로했다.

    이처럼 공직사회 내부에서 체감되는 이탈 분위기는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인사혁신처의 ‘인사혁신통계연보’에 따르면 2024년 국가공무원 퇴직자 가운데 자발적 사직을 의미하는 의원면직자는 1만7292명으로 전체 퇴직자의 59.0%를 차지했다. 공무원 퇴직자 10명 중 6명이 정년을 채우지 않고 스스로 공직을 떠난 셈이다.

    의원면직 인원은 △2017년 9225명 △2018년 1만694명 △2019년 1만2485명 △2020년 1만3093명 △2021년 1만4312명 △2022년 1만5429명 △2023년 1만6593명 등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직급별로 보면 공직사회의 ‘허리’ 역할을 하는 중간 직급에서 이탈이 많았다. 2024년 의원면직된 일반직 공무원 가운데 6급이 1163명으로 가장 많았고 7급 790명, 9급 726명, 8급 527명 순이었다.

    특정직 공무원 가운데서는 교육공무원의 의원면직이 8929명으로 전체의 76.7%를 차지했다. 경찰공무원도 2115명으로 18.2%에 달했다.

    악성 민원 대응 나선 지자체…“20분 넘으면 통화 종료”
    악성 민원이 이어지자 지자체들도 공무원 보호를 위한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경기도 수원시는 통화시간이 20분을 넘기면 자동으로 전화가 끊기는 ‘민원 통화 자동 종료 시스템’을 전면 시행한다. 통화가 15분을 넘기면 사전 안내 멘트가 나오고, 20분이 경과하면 안내 메시지와 함께 통화가 자동 종료되는 방식이다.

    시는 지난 1월 26일부터 민원업무가 많은 33개 부서를 대상으로 시범 운영을 실시한 결과 장시간 민원 통화가 줄어들고 직원들의 업무 집중도와 심리적 부담이 완화되는 등 보호 효과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민원전화 자동 종료 시스템은 2025년 6월 개정돼 이달부터 시행에 들어간 행정안전부의 지침에 따른 것이다. 해당 지침은 정당한 사유 없이 장시간 이어지는 민원 통화에 대해 기관이 권장 시간을 설정하고 상담을 종료할 수 있도록 했다.

    앞서 과천시도 이달부터 직원 보호를 위해 ‘장시간·폭언·반복 민원전화 종료시스템’을 도입했다. 정당한 사유 없는 장시간 통화, 욕설·협박 등 폭언이 포함된 통화, 동일 내용의 3회 이상 반복 민원전화 등이 통화 종료 대상이다.

    한편 악성 민원인에 대해 정부 차원의 법적 대응도 시작됐다. 보건복지부는 전·현직 공무원 23명을 상대로 약 1600건의 고소를 제기해온 악성 민원인에 대해 부처 차원에서 법적 대응에 나섰다. 무차별적인 소송 제기가 행정 기능 마비와 공무원 개인에게도 심각한 피해를 주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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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행기 티켓 한 장에 5억? 100만 명 고립된 두바이 실화냐.. 부자와 서민의 소름 돋는 탈출 전쟁

    김도연 AX콘텐츠랩 기자 dorem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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