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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10 (화)

    이슈 드론으로 바라보는 세상

    중동 뒤흔든 작은 괴물… 현대戰 승패 좌우하는 ‘가성비’ 드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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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로 개전 11일째에 접어든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에서 드론이 핵심 무기로 주목받고 있다. 자폭 드론을 수천대씩 날려 주요 시설을 공격하는 이란의 전략에 미국·이스라엘과 중동 국가들이 예상보다 크게 피해를 입으면서다.

    드론은 가격이 저렴하고 고난도 기술이 필요치 않은데도 효율적 공격과 방어가 가능하다. 고가의 정밀 무기 체계를 대량으로 갖춰야 전쟁의 승자가 될 수 있다는 기존 공식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 이란 ‘샤헤드-136′, 미사일 대비 가격 저렴

    미국 CNBC는 지난 5일(현지시각) “장거리 비행이 가능한 ‘샤헤드-136’과 같은 최첨단 드론은 이란이 미국과 동맹국에 가하는 보복 전략의 핵심이 됐고, 현재까지 수천 대가 출격했다”며 “미국 동맹국들이 ‘패트리어트’와 같은 미국이 제공하는 방어 시스템의 도움으로 대부분의 드론을 요격했지만, 많은 샤헤드-136이 여전히 목표물을 명중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UAE는 지난 8일(현지시각) 이란 드론이 117대 날아왔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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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정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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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초 이란에서 개발된 것으로 알려진 샤헤드-136은 2021년 처음 대중에 모습이 공개됐다. 너비 2.5m, 길이 3.5m의 200㎏짜리 세모 모양 비행체다. 최대 2500㎞를 비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샤헤드-136은 기체 머리 부분에 최대 50㎏의 폭탄을 싣고 목표물까지 자율 비행해 이를 타격한다. 최고 속도는 시속 185㎞로 미사일 등에 비하면 느린 편인데, 바로 이 점이 적에게 치명적이다. 대부분의 방공망은 새나 민간 비행기를 걸러내기 위해 느린 비행체와 고도가 낮은 비행체는 탐지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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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공격 때 사용한 드론 '샤헤드-136'./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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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샤헤드-136의 공격을 막아내려면 값비싼 요격기를 동원해야 한다는 점도 미국과 이스라엘 등에게 골칫거리다. 샤헤드-136의 대당 가격은 2만~5만달러(약 3000만~7000만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패트리어트 방공 시스템에서 사용하는 요격 미사일이 개당 약 400만달러(약 60억원)라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저렴한 가격이다.

    미국 내에서는 이란이 최소 수주간 수백대씩 날릴 만큼의 드론을 보유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CNN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과의 전쟁이 시작된 지 며칠 만에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의 샤헤드-136 무기고를 심각한 군사적 위협으로 규정했다”며 “최근 의회 비공개 브리핑에서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과 댄 케인 합창의장은 이란의 드론들이 예상보다 더 큰 문제라고 인정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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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자폭 드론, 루카스./미국 중부사령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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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에 미국도 이번 전쟁부터 드론 ‘루카스’를 투입했다. 루카스는 샤헤드-136을 본떠 지난해 완성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군이 샤헤드-136에 대응할 방어책을 고심하던 과정에서 새 제품 대신 아예 복제하자는 결정에 따른 것이다.

    로렌 칸 미 조지타운대 안보·신기술센터 선임 연구원은 “미국이 적국의 역량을 파악하고, 이것이 우리에게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것이라 판단해 자체 생산에 나선 것은 냉전 초기 이후 정말 오랜만에 보는 사례”라고 했다.

    루카스는 샤헤드-136과 크기는 비슷하지만 조금 더 작다. 사용한 소재는 알려져 있지 않지만, 무게는 80㎏으로 샤헤드-136보다 훨씬 가볍다. 최대 비행 거리는 800㎞로 짧은 편이고, 실을 수 있는 탄두의 무게도 18㎏으로 적은 편이다.

    대당 가격은 3만5000달러로 알려졌다. 루카스라는 이름은 ‘Low-cost Uncrewed Combat Attack System’의 머릿글자를 딴 것으로, 명칭 자체에 ‘저가형’이란 뜻이 담겨 있다. 미국 또한 루카스로 이란 방공망을 마비시키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2028년 초까지 이러한 드론을 총 34만대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미국은 샤헤드-136을 탐지하는 드론, 즉 드론을 막는 드론까지 개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메롭스’라 불리는 이 대(對)드론 시스템은 픽업트럭에서 발사할 수 있을 만큼 크기가 작고, 전파와 레이더, 목표물의 열 신호 등을 이용해 접근하는 드론을 탐색한다.

    메롭스는 시속 290㎞ 이상 속도로 비행하고, 최대 약 4.8㎞ 고도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한다. WSJ은 “목표물에서 약 1.6㎞ 거리에 도달하면 인공지능(AI)을 사용해 목표물을 포착하고, 근처에서 폭발시킨다”고 전했다. 현재 가격은 1만달러 정도인데, 생산량에 따라 7000달러까지 낮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 韓, 이동 표적 타격하는 드론 개발… “드론 전쟁 새 시대 진입”

    한국도 국방과학연구소(국과연)를 중심으로 드론 관련 기술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과연이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과연은 탄두를 장착하고 지정된 좌표를 타격할 수 있는 샤헤드-136과 같은 소형 무인기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위성 데이터를 사용해 통신 반경 제한 없이 고정·이동 표적을 타격할 수 있는 중형 자폭 무인기와 여러 무인기가 군집을 형성해 타격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기술 등을 개발 중이다.

    다만 미국과 이란 등에 비하면 드론 양산에서 한참 뒤처져 있는 상황이다. 현재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LIG넥스원, 대한항공 등이 관련 기술을 연구하고 있지만 양산까진 가지 못했다.

    한 방산업계 관계자는 “유도 무기와 전투기 등 기반 기술력이 우수한 만큼 드론 기술 자체는 빠르게 확보할 수 있다”면서도 “다만 가성비 좋은 드론을 대규모로 양산하는 데 있어선 체제가 갖춰지지 않았고, 이번 이란전으로 계기로 심도 깊은 고민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방산 업계에서는 드론 기술이 고도화할수록 전쟁의 양상도 빠르게 변화할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스티브 펠드스타인 카네기연구소 선임 연구원은 “드론은 새로운 공격 옵션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군사력이 약한 국가가 강대국에 비대칭적인 타격을 가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한다”며 “전 세계가 드론 전쟁이라는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윤정 기자(fac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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