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유학생은 정원외로 선발돼 그간 국내 대학들이 앞다투어 유치 경쟁을 벌여왔다. 등록금이 장기간 억지로 동결돼오면서 운영난을 겪어온 대학들이 ‘재정 돌파구’로 삼았던 측면이 있다. 특히 실험 실습이 적은 인문 사회 계열에는 강의실에 학생들을 채워 넣으면 대개 학사관리가 되니 유학생 확보가 경쟁적으로 빚어진 것이다. 2023년 18만1842명이었던 외국인 유학생은 지난해 25만3434명으로 급증했다. 올해는 30만명을 넘어선다는 전망이 나온다. 옥석 구별 없이 밀려들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외국인 유학생이 불법 체류 근로자로 가는 통로이자 편법적 ‘비자 장사’로 전락했다는 비판도 없지 않았다.
국제 장벽이 낮아진 시대, 유학생의 증가 자체를 굳이 사시로 볼 일은 아니다. 등록금은 동결되고 외부 기부금도 한정적인 대학의 재정난을 볼 때 현실적인 측면도 있다. 그렇다 해도 대학 교육의 질적 저하는 곤란하다. 한국어 능력 기준을 맞춘 유학생 비율이 50%를 밑돌아 정상적으로 강의와 연구를 따라가지 못하고 한국 학생들과 소통도 원활하지 못해 협력 과제도 안 되는 정도라면 문제가 있다. 그렇게 겨우 졸업 또는 수료한 학생들이 본국으로 돌아가거나 국제사회에서 취업할 경우 한국의 대학은 어떤 평가를 받게 될 것인가.
서울대가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나선 배경에는 국내외의 대학 평가를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말도 들린다. 국제 경쟁력 지표 중 하나가 유학생 비율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무분별한 유학생 유치와 무책임한 사후관리는 소탐대실이 될 수 있다. 국제 경쟁력이 유학생 수라는 정량적 숫자만으로 좌우되지는 않을 것인 만큼 다양한 보완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 학령인구 급감과 재정적 어려움 사이에서 대학의 고충은 짐작된다. 그럴수록 정석에 입각한 근본적인 중장기 대책 마련으로 돌파해야 한다. AI시대에 맞는 대학의 혁신을 기대한다.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