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아파트 가격을 둘러싸고 강남권을 중심으로 과열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급락한 점이 시장 불안의 핵심 신호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특히 강남·용산 등 핵심 지역의 전세가율이 과거 대비 크게 낮아지면서 매매가격이 내재 가치보다 과도하게 상승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진단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11일 유튜브 채널 이투데이TV '집땅지성'(연출 황이안)에 출연해 최근 서울 부동산 시장 상황과 관련해 "그런 비정상적인 부분들이 전국적으로 해당되는 건 아니고 일부분 정도"라며 "국지적인 현상이고 특정한 부분, 강남하고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한강 벨트 이 지역에서 약간은 버블기가 있다"고 말했다.
박 위원은 특히 전세가율 하락을 주요 경고 신호로 꼽았다. 그는 "강남권하고 용산에서는 이 전세가 비율이 30%대로 뚝 떨어졌다"며 "강남구 아파트 전세가율이 37.6%, 용산구가 39.4%, 송파구가 39.1%인데 10년 전에는 강남구 64.4%, 송파구 68.5%, 용산구 60.8%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급지 갈아타기나 '똘똘한 한 채' 흐름 때문에 한강 벨트와 마용성 지역이 내재 가치에 비해 매매가격이 오버슈팅됐다"고 덧붙였다.
전세가율과 매매가격의 관계도 강조했다. 그는 "매매하고 전세는 형제지간이고 매매하고 월세는 사촌지간"이라며 "전세가격보다 매매가격이 지나치게 많이 오른 것은 한 번 주의보를 내려야 하고 조심해서 움직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단기적으로는 '똘똘한 한 채' 전략의 매력이 약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 위원은 "올해는 아마 똘똘한 한 채는 생각하시면 안 되고 잊어야 된다"며 "지금 정부 정책이 강남하고 마용성 쪽에 정조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최근 강남권 매물이 늘어나는 현상에 대해 고령화와 세금 부담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우리나라가 지금 65세 인구 비율이 21.2%"이라며 "강남에 계신 많은 분들이 소득이 없는 상태에서 세금 정책에 대한 민감도가 과거보다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집값이 빠질 것 같아서가 아니라 '언제까지 살 건데 빨리 팔아서 자식에게 나눠주고 생활비로 쓰자'는 생각을 하는 분들도 많다"고 말했다.
또 1주택자들 사이에서도 주거 다운사이징 수요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 위원은 "1주택자들도 지금 흔들리고 있다"며 "집을 팔고 조금 작은 곳으로 옮기면서 자녀 결혼이나 노후 생활을 준비하려는 수요가 생각보다 큰 흐름"이라고 짚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여전히 핵심 입지 중심의 '똘똘한 한 채'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타격을 받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시대적인 흐름"이라며 "맞벌이 부부가 늘면서 직주근접(직장과 주거지가 가까운 구조)이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좋은 집 하나 사고 나머지는 주식 등 금융 투자로 분산하는 시대"라고 덧붙였다.
교통 인프라 확대가 외곽 주택 가격을 끌어올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도 진단했다. 박 위원은 "아무리 시간적 거리가 단축되더라도 심리적 거리는 줄지 않는다"며 "결국 도시 인프라와 생활 편의시설이 집중된 도심의 주거 프리미엄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투자자들에게 과열된 시장에서의 신중한 대응을 주문했다. 그는 "흥분하면 지는 것"이라며 "당분간은 흥분하지 말고 차분하게 시장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집땅지성' 화면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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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데이/황이안 PD 기자 (hwangia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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