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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16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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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은선의 할리우드 리포트]라이언 고슬링 ‘프로젝트 헤일메리’로 우주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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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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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초 전 세계가 멈춰 섰던 그날, 라이언 고슬링의 앞으로 정체불명의 우편물이 도착했다. 앤디 위어가 보낸 미출간 소설 원고, 바로 ‘프로젝트 헤일메리’였다. 위어의 제안은 간결했지만, 그 무게감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주인공 라일런드 그레이스 역을 맡아달라는 배우로서의 요청인 동시에, 이 거대한 우주 서사의 제작자로 함께해달라는 무거운 제의였다.

    라이언 고슬링은 그의 손에 원고가 들어온 시기를 두고 팬데믹의 한복판에서 마주한 ‘불가능’이었다고 표현했다. 개봉에 앞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제 눈앞에는 인생에서 경험할 수 있는 가장 웅장하고 압도적인 극장용 콘텐츠가 펼쳐져 있는데, 정작 사람들은 그 어디에서도 영화를 볼 수 없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그것은 가장 절망적이기에, 가장 희망이 필요했던 완벽한 타이밍이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야기의 주인공 라이랜드 그레이스는 전형적인 SF 영웅이 아니다. 인류의 운명을 짊어지고 우주로 향하는 중학교 과학 교사다. 그는 용감하지도, 특별한 초능력이 있지도 않은 그저 평범하고 겁 많은 인간이다. 라이언 고슬링은 바로 그 점에 매료되었다. 그는 “그레이스는 영웅이라는 환상을 품고 사는 사람이 아니다. 주어진 문제를 하나씩 풀어 나갈 뿐이다. ‘불가능해 보이는 문제도 포기하지 않고 한 걸음씩 나아가면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는 메시지는 팬데믹 시대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빛이었다”고 설명했다. 출연을 결심한 라이언 고슬링은 곧 현실적인 한계를 느꼈다. 이 방대한 스케일의 작품을 혼자 책임지기엔 무리라는 직감이었다. 그는 업계 최고의 동료들을 모으는 전략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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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번째 파트너는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로 대중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입증한 에이미 파스칼이었다. 이미 원고를 검토한 상태였던 에미 파스칼은 그레이스가 슈퍼히어로가 아니라 우리 곁의 평범한 이웃이라고, 그런 보통 사람이 거대한 희생과 책임을 감당하며 성장하는 서사가 이 영화의 척추가 될 것이라고 해석했다. 감독으로는 필 로드와 크리스 밀러가 합류했다. 두 감독은 원고를 받은 지 24시간 만에 완독했다. 크리스 밀러는 “결말이 너무 궁금해서 새벽 5시까지 잠을 못 잤다”고 회상했고 필 로드는 이 작품을 “우주 공간에서 피어나는 기적 같은 우정의 서사”로 정의했다

    시나리오는 ‘마션’을 통해 앤디 위어 작가의 세계를 완벽하게 스크린으로 옮겨냈던 드루 고다드가 맡았다. 그에게 원작의 핵심은 과학적 엄밀함을 유지였다. ‘마션’을 제작하며 배운 교훈, 즉 관객들이 과학을 단순화했을 때보다 그것이 복잡하고 어려울수록 오히려 더 깊이 몰입한다는 사실임을 되새겼다. 고다드의 핵심 과제는 소설 속 내면의 사유를 시각적인 ‘행동’으로 변환하는 것이었다. 주인공이 우주선 안에서 실패하고, 실험하고, 가설을 세우고, 결국 발견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관객이 마치 현장에서 함께하는 것처럼 느끼게 만드는 것. 그것이 고다드가 그린 영상 언어의 핵심이었다.

    6년에 걸친 긴 제작 여정을 마무리하며, 라이언 고슬링은 이 영화가 단순히 일회성 오락물로 소비되길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앤디 위어가 그려낸 ‘두려움을 호기심으로 바꾸는 태도’가 지금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목소리라고 강조했다. 세대 간의 갈등이 깊어지고 온 가족이 함께 극장을 찾아 오래도록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영화를 찾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시대, ‘프로젝트 헤일메리’가 바로 그 순간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기적은 마법처럼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실패를 거듭하면서도 끝내 포기하지 않는 보통 사람들의 의지, 그리고 타인을 이해하려는 순수한 호기심이 모여 만들어진다. 인류를 구하기 위해 우주 끝으로 날아간 한 남자의 고군분투기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오는 18일 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하은선 골든글로브 재단(GGF)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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