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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16 (월)

    이슈 이태원 참사

    이태원 참사 그날 구청 직원은 정부 비판 전단지 제거 작업…청문회 공직자들은 ‘책임 공방’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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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원참사 특조위, 청문회 이틀째 계속

    “압사될 것 같다” 신고에도 출동 없었다

    참사 와중 ‘정부 비판 전단지 제거’ 논란

    정부 재난 대응 지휘체계 혼선도 도마에

    헤럴드경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1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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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럴드경제=이용경 기자] 10·29 이태원참사의 원인을 규명하고 책임 소재를 가리기 위한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청문회가 참사 발생 3년 5개월 만에 처음 열렸다. 하지만 경찰과 소방 등 당시 현장 대응 책임이 있는 공직자들은 부실 대응 책임을 서로에게 돌리는 모습을 보였다. 참사 전부터 압사 사고를 우려한 시민들의 신고가 11차례 접수됐지만 현장 출동은 이뤄지지 않았고,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재난 대응 체계 역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던 정황이 드러났다.

    특조위는 1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첫 청문회를 열고 경찰·소방·행정안전부·용산구청 등 관계 기관 책임자들을 상대로 참사 전후 대응 과정을 집중 점검했다. 청문회는 참사 생존자의 증언으로 시작됐다. 당시 현장에서 가까스로 빠져나온 민성호 씨는 좁은 골목에 인파가 몰리면서 사람들이 연쇄적으로 넘어졌고 구조가 늦어지며 상황이 급격히 악화됐다고 증언했다. 방청석에 앉은 유가족들 사이에선 증언이 이어지는 동안 울음이 터져나왔다.

    ▶“압사될 것 같다” 신고에도 출동 없었다= 청문회에서 가장 먼저 쟁점이 된 것은 참사 직전 접수된 112 신고 대응이었다. 특조위에 따르면 2022년 10월 29일 오후 6시34분부터 10시11분까지 이태원 일대에서 인파 위험을 알리는 신고가 11건 접수됐다. 신고자들은 “사람이 너무 많아 압사 사고가 날 것 같다”, “통제가 필요하다” 등 사고 위험을 반복해서 알렸다. 하지만 당시 경찰은 이러한 신고들에 대해 즉각적인 현장 출동 조치를 하지 않았다. 특조위원들은 위험 상황에 대한 신고가 구체적으로 이뤄졌는데도 적절한 조치가 없었던 점을 강도높게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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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이 경찰 배치 및 운용에 관한 심문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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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문회에선 경찰 인력 운용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은 대통령실의 용산 이전 이후 경찰 인력이 여러 업무에 분산되면서 현장 대응 여력이 줄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그는 “대통령실 이전이 없었다면 사고 가능성도 지금보다 낮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청문회에선 참사 당일 경찰이 이태원 일대 인파 관리를 위한 별도의 혼잡 경비를 시행하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됐다. 증인으로 출석한 윤희근 전 경찰청장은 “경찰청장으로서 상황을 충분히 살피지 못한 점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며 유가족들에게 사과했다.

    ▶참사 와중 ‘정부 비판 전단지 제거’ 논란= 용산구청의 초기 대응 과정에 대한 집중적인 검증도 이뤄졌다. 특조위는 참사 당일 구청 당직 인력이 인파 대응 대신 정부 비판 전단지 제거 작업에 투입되면서 현장 대응에 공백이 생겼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특조위에 따르면 당직 직원들은 밤 9시께 전쟁기념관 인근 담벼락에 붙은 전단지를 제거하기 위해 출동했고 해당 작업은 밤 10시43분까지 이어졌다. 특조위는 이 과정에서 약 1시간50분 동안 이태원 현장 대응 인력이 사실상 비어 있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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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가 연 청문회에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증인으로 출석해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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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히 전단지 제거 요청이 어떤 경로로 전달됐는지를 두고 증언이 엇갈렸다. 당시 용산구청 당직사령이던 조원재 주무관은 증인으로 출석해 “구청장 지시사항”이라는 말이 전달됐다고 진술했지만,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전단지 제거를 직접 지시했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경찰의 요청을 받고 해당 업무인지 확인해보라고 직원에게 전달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청문회 과정에서 증언이 엇갈리자 방청석에 앉아 있던 유가족들은 “서로 책임을 미루고 있다”며 강하게 항의했다. 일부 유가족은 “구청장직에서 내려오라”며 소리치기도 했다.

    ▶정부 재난 대응 지휘체계 혼선도 도마에= 중앙정부의 재난 대응 체계 역시 청문회 주요 쟁점이 됐다. 증인으로 출석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참사 직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즉각 가동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중대본은 사고나 재난이 발생할 때마다 획일적으로 설치하는 것이 아니고 정부의 총괄적인 대응이 필요할 때 종합적으로 고려해 설치하는 것”이라며 “눈으로 본 것만 가지고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특조위원들은 장관 보고가 지연된 경위와 대통령 지시사항 전달 과정에서 시간이 걸린 점 등 재난 대응 지휘체계 부실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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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이 증인선서를 거부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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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편 이날 청문회에선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이 증인 선서를 거부하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김 전 청장은 형사재판이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진술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증인선서를 하지 않았다. 특조위는 정당한 이유 없이 선서를 거부한다고 판단, 이태원참사진상규명법 제79조에 따라 김 전 청장을 고발하기로 의결했다.

    특조위는 13일 오전 10시부터 두 번째 청문회를 진행한다. 이날 청문회에선 참사 이후 각 기관의 대응과 수습 과정, 구조 체계 전반의 문제점이 집중적으로 다뤄질 예정이다. 윤희근 전 경찰청장과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 남화영 전 소방청장 직무대리, 박희영 용산구청장 등이 다시 증인으로 출석한다. 특조위는 이날까지 이틀간의 청문회를 통해 참사 발생 전후 국가와 지자체의 대응 체계를 종합적으로 검증하고 책임 소재를 규명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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