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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16 (월)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유가 쇼크에 운송비 급증…시멘트·레미콘 원가 부담 '눈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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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평균 경유 가격 ℓ당 1917원

    BCT 운송비 부담↑

    안전운임제로 유류비 상승 직격탄

    레미콘 업계도 운송비 부담 급증

    건설업계와 단가 협상 난항에 대책 촉구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으로 촉발된 국제 유가 쇼크로 시멘트·레미콘 업계의 원가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정부가 석유 최고가격제를 통해 유가 급등에 제동을 걸겠다는 방침이지만, 이미 오른 유가 상승분으로 인한 업계의 비용 부담을 완화하기엔 역부족이어서다.
    아시아경제

    서울 시내의 한 레미콘 공장에서 레미콘 차량이 이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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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동 리스크로 국제 유가가 치솟으면서 벌크시멘트 트레일러(BCT) 등 중장비 운전이 필수적인 시멘트 업계의 원가 부담은 빠르게 가중되고 있다. BCT는 공장에서부터 건설 현장까지 시멘트를 운송하는데 필요한 장비로, 일반 화물차보다 연료 소비량이 많고 장거리 운영이 잦아 경유 가격 등락에 특히 취약하다. 업계는 원가에서 운송비가 차지하는 비중을 10% 내외로 보고 있다.

    전날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주유소의 평균 경유 가격(ℓ당)은 1917원이었다. 중동발 오일 쇼크가 본격화하기 전인 지난달 26일(1596원)과 비교하면 2주 만에 20% 넘게 뛴 것이다. 2022년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국제 유가가 10% 뛰면 시멘트·레미콘 등 콘크리트 제품의 생산 비용은 0.21% 상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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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부터 다시 도입된 화물차 안전운임제도 업계 부담을 키우고 있다. 안전운임제는 제조사가 유류비·인건비·차량 감가상각비 등을 반영해 화물차의 최저 운임을 보장해주는 제도로, 적용 대상은 시멘트와 수출입 컨테이너다. 2020년 낮은 운임으로 인한 화물차주의 과로 및 과적을 막기 위한 취지로 도입됐다 2022년 말 일몰로 종료됐다가 올해 다시 시행됐다.

    유가가 오르면 동반 상승하는 유연탄 가격도 근심을 키우고 있다. 유연탄은 시멘트 원가의 30%가량을 차지하는 핵심 원자재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수급에 차질을 빚었던 2022년 당시, 국내 시멘트 업계가 주로 사용하는 호주 뉴캐슬산 유연탄의 국제 가격은 t당 440달러 선까지 치솟은 바 있다.

    시멘트 업계 관계자는 "우선 저장고에 비축해둔 유연탄 물량을 사용하고 있지만 3~4개월이 지나면 동날 가능성이 크다"며 "유가가 뛰면 전기요금이 오를 가능성도 적지 않아 운송비·원자재비·전기요금 등이 전방위적으로 압박하고 있는 데다, 역대 최악의 내수 상황으로 업계는 이미 한계에 달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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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에도 수십 차례 공사 현장으로 제품을 운반해야 하는 레미콘 업계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레미콘은 생산 이후 90분 이내 현장에 타설돼야 하는 특성상 믹서트럭 운행이 필수적이다. 화물 차주들과의 운임 협상력이 제한적인 탓에 제조사가 유가 상승분을 일정 부분 떠안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원가에서 운송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 안팎이다.

    원가 상승분을 납품 가격에 반영하기도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레미콘 업계는 올해 초부터 건설업계와 만나 레미콘 단가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나, 양측 견해차가 커 아직 합의에 다다르지 못했다.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건자회)는 ㎥(루베)당 현재 가격(9만5500원)에서 7000원(7.3%) 인하하는 방안을 요구한 반면 수도권 레미콘 업체 모임인 영우회는 8500원(8.9%) 인상안을 제시한 상태로, 격차는 1만5500원까지 벌어졌다.

    레미콘 업계 관계자는 "유가 상승으로 시멘트와 레미콘 등 건설 자재 운송에 차질이 생기고 공사가 멈추면 건설 현장을 넘어 산업 전반으로 충격이 확산할 수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며 "정부가 제시한 석유 최고가격제도 유가 상단을 제한하는 수준에 그칠 뿐 이미 오른 유가로 인한 부담을 완화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서희 기자 daw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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