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옥죄는 전쟁 리스크]
LMA, 오만만 등 위험 지역 지정
재보험사, 보험계약 잇단 취소 통보
보험료율 0.25%서 최대 1.5%로↑
이란, 동맹국 화물선까지 공격 입장
선박 보험료 더 올라갈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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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현지 시간) 미국이 이란을 공습하기 전 국내 재보험사들이 중동 지역을 지나가는 선박에 대해 책정했던 추가 보험료율은 약 0.2%였다. 하지만 이란 사태가 발발하면서 이 요율은 0.6~1% 수준으로 올라갔다.
일반적으로 보험사들은 선박에 위험 보장을 제공할 때 초과 손해를 보장할 별도의 보험(재보험)에 가입하기 때문에 재보험사의 기준에 따라 보험료율을 동일하게 책정하는 경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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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란이 호르무즈해협 봉쇄에 나서고 페르시아만에 있는 선박을 공격하면서 보험사의 손해 위험이 급격히 높아졌다. 이에 재보험사들은 이달 초 보험계약 취소 통보(Notice Of Cancellation·NOC)를 하며 전쟁 위험 특약을 갱신했고 이 과정에서 요율이 상승하게 됐다. NOC는 전쟁 등의 이유로 보험 시장 상황이 급변할 경우 계약을 취소한 뒤 일정 기간 내에 보험료를 갱신하는 것을 뜻한다.
국내 보험사의 한 관계자는 13일 “선박별 추가 보험료율은 선사나 재보험사마다 차이가 있다”면서도 “전쟁 직후 중동 지역을 지나는 선박에 붙는 보험료율이 최대 5배까지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해외 보험사들도 잇달아 보험료율을 올렸다. 미국에 본사를 둔 보험 중개사인 마시는 위험 지역을 지나는 선박에 적용되는 전쟁 위험 관련 보험료율이 기존 0.25%에서 1~1.5% 수준으로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일부 선박의 보험료율은 3%까지 치솟은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영국 로이드보험자협회(LMA) 산하 합동전쟁위원회가 3일(현지 시간) 전쟁 위험 지역으로 페르시아·아라비아만, 오만만, 인도양, 아덴만 등을 지정하면서 보험료율 상승이 가시화됐다.
금융 당국 안팎에서는 국내 보험사의 선박 보험 관련 위험 노출액(익스포저)이 1조 5000억 원 수준으로 생각보다는 크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 익스포저는 재보험에 가입하지 않았을 때의 순수 보험 가입액을 기준으로 산정한 금액”이라며 “실제 보험사가 부담하는 금액은 더 줄어들 공산이 크다”고 설명했다.
다만 보험 업계에서는 이란 사태가 과거 중동 위기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는 점에 유의하고 있다. 호르무즈해협 통행이 실질적으로 제한된 일이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한국해양진흥공사의 분석도 비슷하다. 해진공에 따르면 △이란·이라크 전쟁(1980~1988년) △걸프전(1990~1991년) △미국·이란 간 긴장 강화 국면(2019년) △이스라엘·이란 간 단기 교전(2025년) 당시 이란은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하지는 않았다. 비록 제한적이기는 해도 페르시아만으로의 해상 운항도 어느 정도 가능했다.
하지만 최근의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에서는 해상 물류가 단절된 만큼 기존 중동 내 분쟁 때와 달리 파급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해운 데이터 분석업체 케플러는 12일(현지 시간) “탱커선의 호르무즈해협 통행량이 분쟁 직전 주에 비해 92% 감소했다”고 전했다. 세계 해상 운임 수준을 보여주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도 이날 기준 1710.35를 기록하며 1개월 전에 비해 36.7%나 뛰었다. 더구나 이란이 미국·이스라엘은 물론이고 그 동맹국의 화물선도 표적으로 두고 공격하겠다는 입장을 노골적으로 밝히고 있어 국내 선박이 공격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이란이 소형 고속정을 이용해 벌떼 공격을 펼치고 있어서 호르무즈해협을 지나는 위험도가 상당히 높아졌다”며 “미군의 선박 호위가 당장은 불가능한 상황이어서 국내 선박도 피격당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국내 보험사들이 다른 곳들과 보험을 나눠 인수하거나 재보험을 들었겠지만 최악의 경우에는 국내 업계가 최대 수천억 원 안팎의 손실을 입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계에서는 선박 보험료가 추가로 뛸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금융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일단 이달 초반에 한 번 전쟁 특약이 취소된 뒤 갱신됐는데 향후 이란 내 지정학적 위험이 추가로 커진다면 NOC가 또 발생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아직 국내 보험업계에서 추가로 이란 사태와 관련해 NOC를 발행한 일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보험학회장을 지낸 유주선 강남대 법행정세무학부 교수도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선박에 매기는 위험료율(재보험사가 매기는 요율)이 더 올라갈 여지가 있다”며 “이 경우 해상 운임 상승으로 이어져 국내 경기 측면에도 부정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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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우일 기자 vit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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