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이 대형주 저가 매수로 지수 떠받쳐
증권가 "전쟁·원유 공급 리스크 여전"
(출처=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파이낸셜뉴스] 최근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으로 주식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이번 달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17조 원 이상을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월간 기준으로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주가가 급락할 때마다 개인 투자자들이 대규모 매수에 나선 결과로 분석된다.
외인·기관 18조 던질 때, 개미는 17조 받아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 투자자의 순매수 금액은 17조 6133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수치는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지수증권(ETN), 주식워런트증권(ELW)을 제외한 결과다.
개인 투자자들은 이달 9거래일 가운데 7일 동안 매수 우위를 보였다. 월간 기준 개인 순매수액으로는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현재까지 가장 많았던 달은 2021년 1월이다. 당시 22조 3384억 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시기 이른바 '동학개미 운동'이 일면서 개인 자금이 대거 시장에 들어온 바 있다. 종전 2위 기록이었던 2020년 3월의 11조 1869억 원은 이미 크게 넘어섰다.
이달 주식 시장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에 따른 지정학적 위기감과 국제 유가 급등이 맞물리면서 변동성이 크게 커졌다. 같은 기간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는 각각 13조 2396억 원, 5조 1279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결과적으로 주가지수가 크게 떨어질 때마다 외국인과 기관이 내놓은 물량을 개인 투자자들이 대부분 받아낸 것으로 파악된다.
이러한 흐름은 지난 3일 장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 당일 코스피 지수는 외국인이 5조 1487억 원을 순매도한 여파로 전 거래일보다 7.24% 크게 떨어졌다. 그러나 개인은 하루에만 5조 7974억 원을 순매수했다. 이어 9일에도 지수가 5.96% 하락하는 동안 개인은 4조 6242억 원어치를 사들이며 저가 매수에 나섰다. 반면 이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조 1735억 원, 1조 5441억 원을 순매도했다.
"내릴 때 산다"… 달라진 개미들, 폭락장서 삼전·닉스 11조 '줍줍'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은 주로 시가총액이 큰 대형주로 몰렸다. 시장의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실적이 안정적인 기업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일부터 13일까지 개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삼성전자다. 총 7조 9466억 원이 들어왔다. 이어 SK하이닉스가 3조 3501억 원으로 두 번째로 많았다. 현대차에도 1조 9433억 원이 유입되며 상위권에 올랐다. 중동 지역의 위험 요인과 관련된 종목들도 개인 순매수 상위권에 자리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LIG넥스원과 S-Oil(에쓰오일)을 각각 5846억 원, 5382억 원어치 사들였다. 이는 대표적인 방산 및 정유 관련주로, 국제 정세 변화에 따른 수혜를 기대한 매수세로 분석된다.
증권업계는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방식 변화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과거에는 주가가 급등하는 종목을 따라 사는 경향이 강했다면, 최근에는 주가가 크게 하락하는 시기에 대형주 위주로 저가 매수에 나서는 양상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동 리스크 장기화는 변수
다만 '중동 리스크'가 길어질 경우 코스피 시장의 변동성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중동 지역의 분쟁이 2주 이상 이어지면서, 증시 진입을 대기하는 자금 성격인 투자자예탁금의 증가세는 다소 주춤한 상태다. 지난 12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120조 1461억 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4일(132조 원)과 비교해 약 8% 감소했다.
증권가에서는 중동사태의 향방에 따라 코스피 지수 오천피가 깨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변동성이 일부 완화됐지만 전쟁 리스크가 제거되지 않고 원유 공급 리스크 역시 남아 있다는 점에서 합리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코스피 저점에 대한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과거의 최악을 대입한다고 하더라도 코스피의 저점은 얼마 남지 않았다”며 “여전히 변동성이 안정화되고 있지 않지만, 지수의 레벨로 봤을 때는 하락 시 매수로 접근할 수 있는 수준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Copyrightⓒ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