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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16 (월)

    이슈 가상화폐의 미래

    "美 스테이블코인 후속입법 지연...전통은행들 더 불리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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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상자산 투자전문 지주사` 메가 매트릭스 버틀러 부사장 경고

    "스테이블코인 법적 성격 미규정, 은행권 구축해둔 인프라 사용 못해"

    "예금금리 0.5%·스테이블코인 이자 4~5%...수익률 격차에 예금이탈 우려"

    "스테이블코인 이자 제한 고수 땐 해외로 자금 빠져 나갈 수도"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미국 의회에서 스테이블코인 합법화를 명문화한 지니어스 액트(GENIUS Act) 후속인 클래리티 액트(가상자산 시장구조법) 입법이 지연되면서 스테이블코인을 둘러싼 규제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런 상황이 전통 은행들을 더 불리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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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렉스TV와 숏폼영상 플랫폼 등을 운영하는 사업회사의 지주사로 미국 증시에 상장해 있는 가상자산 투자 및 서비스업체인 메가 매트릭스(Mega Matrix)의 콜린 버틀러 자본시장부문 부사장은 15일(현지시간) 코인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주장했다.

    버틀러 부사장은 금융기관들이 이미 디지털자산 인프라에 막대한 투자를 해왔지만, 입법 당국이 스테이블코인의 법적 성격을 어떻게 규정할지 논의하는 동안 이를 본격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은행의 법무 책임자들은 이사회에 스테이블코인이 예금으로 분류될지, 증권으로 분류될지, 혹은 별도의 지급결제 수단으로 분류될지 알기 전에는 이런 자본 투자를 정당화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주요 은행들 가운데 상당 수는 이미 스테이블코인 지원에 필요한 인프라의 일부를 구축해놓은 상태다. JP모건은 오닉스(Onyx) 블록체인 결제 네트워크를 개발했고, BNY멜론은 디지털자산 커스터디 서비스를 출시했으며, 씨티그룹은 토큰화 예금을 시험해왔다.

    버틀러 부사장은 “인프라 투자 자체는 실제로 이뤄지고 있지만, 규제의 모호성 때문에 그 투자가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 한계가 생긴다”며 “위험관리 및 컴플라이언스 부서가 상품이 어떻게 분류될지 알기 전에는 전면 도입을 승인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가상자산 기업들은 수년간 규제 회색지대에서 운영돼 온 만큼, 앞으로도 그 상태를 계속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그는 “반대로 은행들은 그러한 회색지대에서 편하게 운영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우려는 스테이블코인 플랫폼에서 제공되는 수익률과 전통적인 은행 예금계좌가 제공하는 수익률 사이의 격차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버틀러 부사장은 거래소들이 스테이블코인 잔액에 대해 보통 4~5%의 수익률을 제공하는 반면, 미국의 평균 저축예금 금리는 0.5%에도 못 미친다고 말했다.

    그는 더 높은 수익률이 가능해질 때 예금자들이 얼마나 빠르게 자금을 이동시키는지는 역사적으로 이미 확인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1970년대 머니마켓펀드(MMF)로 자금이 이동했던 사례를 언급했다. 오늘날에는 은행 계좌에서 스테이블코인으로 자금을 옮기는 데 몇 분밖에 걸리지 않고, 수익률 격차도 더 크기 때문에 그 과정이 훨씬 더 빠르게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스위스 디지털자산 은행 시그넘(Sygnum Bank)의 최고투자책임자(CIO) 파비안 도리는 은행과 가상자산 플랫폼 사이의 경쟁 격차가 의미 있는 수준이기는 하지만, 아직 위기적 수준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그는 기관들이 여전히 신뢰, 규제, 운영 안정성을 중시하고 있기 때문에 단기간 내 대규모 예금 이탈이 일어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다만 그는 “그 비대칭성은 점진적인 자금 이동을 가속화할 수 있으며, 특히 기업 고객, 핀테크 이용자, 그리고 여러 플랫폼 간 유동성 이동에 이미 익숙한 글로벌 고객층에서 그러한 현상이 두드러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스테이블코인이 단순한 가상자산 거래 수단이 아니라 생산적인 디지털 현금으로 인식되기 시작하면, 은행 예금이 받는 경쟁 압력은 훨씬 더 뚜렷하게 드러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버틀러 부사장은 또 스테이블코인 수익률을 제한하려는 시도가 오히려 활동을 규제가 덜한 영역으로 밀어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행 미국 법률상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는 보유자에게 직접 수익을 지급하는 것이 금지돼 있다. 그러나 거래소는 대출 프로그램, 스테이킹, 또는 각종 프로모션 보상 등을 통해 여전히 수익을 제공할 수 있다.

    만약 입법 당국이 더 광범위한 제한을 도입한다면, 자본은 합성 달러 토큰 같은 대체 구조로 이동할 수 있다. 예컨대 에테나(Ethena)의 USDe 같은 상품은 전통적인 준비자산이 아니라 파생상품 시장을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 따라서 규제된 스테이블코인이 수익을 제공하지 못하더라도, 이런 메커니즘은 여전히 수익을 낼 수 있다.

    버틀러 부사장에 따르면 이런 흐름이 가속화될 경우 규제당국은 의도와는 정반대의 결과를 맞을 수 있다. 소비자 보호 장치가 더 적은 불투명한 해외 구조로 더 많은 자금이 흘러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자본은 수익을 추구하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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