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태 장기화시 환율 1500원 안착 불가피
평균 환율 1477원…일간 변동률 0.86%
4월엔 ‘배당 시즌’…한은 “시장 안정화”
추경 환율 영향 촉각…“제한적” 전망도
1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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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군사 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원/달러 환율이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에 처음으로 개장가 기준 1500원을 넘어서며 금융시장 위기감이 짙어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유가가 지금처럼 계속 100달러를 웃돌 경우 ‘환율 1500원’이 고착되는 현상을 더욱 우려하고 있다. 국고채 금리도 치솟자 정부는 환율 안정을 위해 약 3년 6개월 만에 국고채 바이백(조기상환)을 추진하기로 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중동사태 장기화로 고유가가 지속되면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에 머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이란 사태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고유가 현상이 이어질 경우 원/달러 환율의 1500원선 안착은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정부의 개입 강도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진성 흥국증권 연구원은 “중동 정세가 악화하고 장기화하면 원/달러 환율은 일시적으로 1500~1550원선까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반도체 수출 호조 등 제반 여건은 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블룸버그(Bloomberg)’ 통신에 따르면 16일 오전 8시45분께 5월 인도분 브렌트유(Brent) 선물은 배럴당 104.70달러에서 거래되고 있다. 직전 거래일인 13일 종가보다 1.5% 올랐다.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1.2% 오른 99.88달러에서 거래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중동사태 발발 후 1500원을 넘나들고 있다. 지난 1·2월 월 평균 환율(주간 종가 기준)은 1456.3원, 1448.4원 등 연이어 떨어졌는데 3월(13일까지) 들어서는 1477원까지 뛰었다. 변동성도 커졌다. 이달 13일까지 원/달러 환율의 일간 평균 변동률(주간 종가 기준)은 0.86%였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했던 지난 2022년 11월(0.9%) 이후 3년 4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더해 ‘배당 시즌’인 오는 4월까지도 환율이 진정되지 않는다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달러 환전 수요가 급증하면서 환율 상방 압력은 더 커질 수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외국인이 국내 주식 투자를 통해 받은 배당금인 ‘증권투자배당지급’ 규모는 지난해 94억4890만달러(약 13조9000억원) 규모였다. 2024년(93억8690만달러)보다 0.7%가량 늘었다.
외환당국은 현재 환율 추이가 경제 펀더멘털(기초요건)과 괴리됐다고 판단해 필요시 시장 안정화 조치를 적극 시행하고 있다. 당국은 수급이 쏠렸다고 판단한 경우 수시로 ‘스무딩 오퍼레이션(외환시장 매도 개입)’을 통해 외환 시장에 개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고채 금리도 급등하고 있다. 국고채 3년 금리는 지난달 27일 3.041%에서 이달 13일 기준 3.338%까지 0.3%포인트 가까이 올랐다. 한은이 지난 10일 채권 금리 안정화를 위해 총 3조원 규모의 국고채를 단순매입하면서 국고채 금리는 3.420%에서 3.283%까지 떨어졌지만 이후 유가 급등에 재차 오르고 있다. 정부와 한은은 현재 시장금리 수준이 환율과 마찬가지로 국내 펀더멘털에 비해 과도하게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16일 ‘중동사태 경제대응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필요 시 재정당국에서 국고채 바이백(조기 상환)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조치는 국채금리와 환율이 급등했던 2022년 9월 이후 처음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추진하는 10~20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이 환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시장은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추경은 시중에 유동성을 풀면서 물가를 높이고, 원화 가치를 떨어뜨려 환율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적자 국채를 발행할 경우 국고채 가격이 떠렁지고 재정 건전성 우려는 높아지면서 원화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
다만 정부가 이번 추경을 적재 국채 발행 없이 추가 세수 범위 내에서 집행하겠다고 밝힌 데다, 추경 목표가 유가 충격 완화와 취약계층 지원으로 특정된 만큼 물가나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12일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주재한 ‘중동 상황 관련 민관합동 비상경제 대응회의’에서 연구기관들은 “반도체 경기 호황과 증시 활성화 등으로 초과 세수가 예상돼 초과 세수 범위에서 추경을 마련할 경우 금리·환율·물가 등에 미치는 부작용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은도 최근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서 “일반적으로 추경은 수요 증대를 통해 물가의 상방 압력으로 작용하지만 추경의 규모, 형태, 시기 등에 따라 그 영향이 다를 수 있다. 현재는 중동 전쟁 등으로 인한 유가 상승 등 비용 상승 압력의 영향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추경 편성이 수요 측 압력을 통해 물가를 자극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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