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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16 (월)

    [논단]주택 정책의 '3대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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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택의 특성 고려해야 성공

    인프라와 결합…교통 집중 필요

    과세제도 개선·통화량 감축도

    아시아경제

    이재명 정부는 집값 안정에 올인하고 있다. 다주택에 대한 세금 중과로 주택 공급을 늘리고, 주택거래 허가제와 보유세와 양도소득세 인상 그리고 대출 규제 강화로 수요를 줄여서 주택가격을 안정시키려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주택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주택의 특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먼저 필수재인 주택은 교통, 교육, 유통 등 생활 인프라와 결합해야 그 역할을 할 수 있다. 아무리 주택공급을 늘려도 교통인프라가 미흡하면 주택가격은 안정될 수 없다. 또한 토지가 내구재인 반면 주택은 비내구재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주택은 끊임없이 관리해야 주택의 역할을 할 수 있다. 선진국의 공공주택이 슬럼화되면서 실패하는 이유도 이러한 특성 때문이다. 수요와 공급과 같은 미시적 요인 외에 금리와 통화량과 같은 거시경제 변수의 영향도 받는다. 실물자산이어서 통화량이 늘어나 돈의 가치가 떨어질 것이 예상되면 주택수요가 늘어나게 된다. 세금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주택은 주거 공간이지만 실물자산으로 투자의 수단이기도 하다. 보유세나 양도소득세를 늘리고 공제제도를 정비할 경우 실효세율이 높아지고 세후 투자수익률이 낮아져 주택수요가 감소하게 된다.

    최근 주택가격이 급등하고 양극화가 심화되는 가장 큰 이유는 불공정한 과세제도에 있다. 그동안 정부는 주택수를 기준으로 보유세와 양도소득세를 부과해 왔다. 주택의 고가여부나 양도차익의 크기에 상관없이 1주택이면 일괄적으로 최대 80% 세금을 감면, 공제해 준 것이다. 그 결과 서울의 고가 1주택에 대한 세후 투자수익률이 높아지면서 전국적으로 서울 주택 투자수요가 늘어나 가격이 급등하고 다른 지역으로 파급되고 있다. 정부는 과세기준을 주택수에서 보유주택합산금액으로 개선하고 감면과 공제율을 주택가격과 양도차익의 크기에 따라 차등화시켜 공정과세를 구현하고 세후 투자수익률을 낮춰 주택가격을 안정시켜야 한다.

    주택공급보다 교통인프라 확충에 집중하는 일도 중요하다. 서울 주택수요가 늘어나는 또 다른 원인은 미흡한 교통인프라에 있다. 수도권에서 직장이 있는 서울에 진입하기 어려워 서울로의 이사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서울 시내나 수도권 재건축이 늘어날수록 수도권에서의 서울 진입은 더욱 어려워져 서울 주택수요는 늘어나 양극화는 더 심화될 것이 우려된다. 해법은 서울수요를 분산하는 데에 있으며 이는 수도권에서 서울로 진입할 수 있는 교통인프라를 확충해야 가능하다.

    주택가격 안정화를 위해 통화량도 줄일 필요가 있다. 주택가격은 정부가 수요를 억제하고 공급을 늘려도, 금리인하로 통화량이 늘어나게 되면 가격은 오르게 된다. 금리가 낮아지면 이자부담이 줄면서 주택수요가 증가하게 되고 통화량이 늘어나 돈 가치가 떨어지면 실물인 부동산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통화량은 저금리로도 증가하지만 정부의 확대재정지출로도 늘어난다. 정부는 과도한 재정지출을 줄여 통화량 증가율을 낮춰 주택가격을 안정시킬 필요가 있다.

    과도한 주택가격 상승은 양극화를 심화시킬 뿐만 아니라, 저출산과 저성장도 불러온다. 또한 버블붕괴로 금융부실도 초래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의 주택정책은 중요하다. 주택가격이 과도하게 높아지면 주택은 거주의 공간보다는 투자의 수단으로서의 역할이 더 커지게 된다. 정책당국은 이러한 주택의 특성을 고려해 공제와 감면제도를 개선해 고가주택의 세후 투자수익률을 낮출 필요가 있다. 또한 수도권에서 서울로의 진입 교통인프라를 확충하고 재정을 효율적으로 운용해 통화량 증가율을 낮출 때 주택정책은 성공할 수 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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