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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17 (화)

    [IT과학칼럼] 비하인드 더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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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럴드경제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아르테미스 2호 발사를 앞두고 최종 점검을 위해 2월 19일부터 시험 가동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동체 내 헬륨 흐름의 문제를 발견하여 발사가 늦춰졌는데, 이후 문제점을 모두 해결한다면, 몇 주 안에 네 명의 우주인이 오리온 우주선을 타고 달에 접근해 약 열흘간 궤도 비행을 수행한 뒤 지구로 귀환하게 된다. 인류가 54년 만에 다시 달을 직접 탐사하는 순간이 눈앞으로 다가온 것이다. 미국은 이번 임무를 계기로 유인 우주탐사 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이어가며, 달 남극 지역에 착륙해 다양한 과학 탐사를 수행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달은 태양계와 지구의 형성과 진화를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천체이며, 미국은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을 통해 달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변화해 왔는지, 그리고 태양과 어떤 방식으로 상호작용 하는지를 밝히고자 한다. 특히 물을 비롯한 다양한 자원이 어디에서 기원해 어떻게 이동하고 보존되는지는 핵심 관심사인데, 이는 향후 달에 유인 기지를 건설하기 위한 필수 정보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목표를 위해 지질 조사와 토양·암석 시료 채취 및 지구로의 운송, 정밀 분석 실험 등이 함께 수행될 예정이다.

    우리나라도 최근 달 연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최초의 달 탐사선인 다누리호가 달 궤도에 진입한 지 벌써 3년이 넘었으며, 예상 임무 기간을 훨씬 넘어 지금도 다양한 관측 자료를 꾸준히 제공하고 있다. 우주항공청은 2032년 달 착륙선 1호기 개발을 추진 중이며, 우리 기술로 만든 재사용 연료 발사체를 이용해 착륙선과 무인 탐사 로버를 달로 정확하고 안전하게 보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흥미롭게도 최근에는 달 탐사와 관련된 교양 도서와 공연도 우리 곁에 등장하고 있다. 우주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달을 주제로 한 교양서를 펴냈고, 아폴로 11호의 우주인을 소재로 한 창작 뮤지컬이 제작되어 첫 공연을 올리기도 했다. 한국천문연구원 정민섭 박사는 ‘나는 달로 출근한다’에서 편광카메라 탑재체가 처음 기획된 순간부터 달 궤도 탐사선 다누리호에 실려 성공적으로 운영되기까지의 과정을 생생하게 그려냈다. 독자들은 마치 다큐멘터리를 보듯 몰입하며, 일반인이 달 과학자가 된 것 같은 공감을 전해주었다.

    ‘비하인드 더 문’은 최근 막을 내린 국내 창작극이자 1인 뮤지컬로, 유준상·정문성 등 연기파 배우들이 90분 동안 소극장 무대를 홀로 이끌었다는 점에 주목을 받았다. 작품의 주인공인 아폴로 11호 우주인 마이클 콜린스는 닐 암스트롱과 버즈 올드린의 후광에 가려 대중에게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인물이다. 그러나 그는 베테랑 우주비행사로서 사령선을 홀로 책임지며, 지구로 무사히 돌아가기 위한 필수 임무를 수행하였다. 또한 인류 최초로 달의 뒷면을 홀로 비행하였는데, 전 인류와의 모든 소통이 끊긴 채 암흑 속에의 절대 고독을 경험한 유일한 사람이었다. 비하인드 더 문은 1인극 형식을 통해, 이러한 초역사적 순간을 경험한 마이클 콜린스의 인생 역정을 음악과 연기로 잘 표현하여 깊은 울림을 주었다. 더불어, 우주라는 극한의 경험이 인류가 스스로를 사유하고 되돌아보게 만드는 지점이 일상의 문화 속에서도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3월 3일은 정월대보름으로 동쪽 밤하늘에 떠오르는 달을 많은 사람들이 바라보았고, 마침 개기월식이어서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머지않아 네 명의 인류가 그 궤도를 비행한 뒤 지구로 돌아올 것이다. 달 탐사는 다시 인류의 현실이 될 것이며, 우주 선진국들은 경쟁적으로 달의 토양을 확보하고 물을 발견하며 다양한 과학 연구를 진행할 것이다. 이는 우리도 더 늦기 전에 다 함께 빠르게 따라잡아야 한다는 뜻이며, 달 연구가 이미 우리의 일상 속으로 들어와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필자는 ‘붉은 말의 해’ 병오년의 첫 보름달에 대한민국 달 탐사의 도약적 발전을 소망해 보았다. 그리고 그 소망이 우리 과학자들에 의해 곧 현실이 되기를 희망해 본다.

    이기욱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지구행성물질분석연구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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