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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18 (수)

    위기의 CJ제일제당·SPC·남양, 주총서 '배수의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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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외이사 명칭을 일제히 '독립이사' 변경…집중투표제 도입·사명 변경 등

    디지털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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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데일리 유채리 기자] 금기시되던 '집중투표제'를 전격 도입하고 10년 만에 그룹 명칭을 다시 바꾼다. 경영권 분쟁을 마친 기업은 재무 투명성을 약속하며 주주환원 등을 내걸었다. 위기에 직면한 CJ제일제당·SPC삼립·남양유업이 오는 7월 상법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내놓은 '생존 대책'이다.

    이들은 이번 주주총회를 시장의 의구심을 지워낼 사실상 마지막 ‘골든타임’으로 보고 지배구조 전면 쇄신에 나섰다. 법적 강제성이 생기는 상법 개정안 시행 전 선제적으로 지배구조를 정비해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포석이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총에서 3사가 내놓은 공통분모는 '독립성 강화'다. 이들은 사외이사 명칭을 일제히 ‘독립이사’로 변경한다. 외부 인사가 실질적인 독립성을 갖추고 경영을 감시한다는 점을 명문화하기 위한 조치다. 아울러 외부 전문가를 수혈해 인적 쇄신에 나선다는 점도 이들의 공통된 전략이다.

    ◆ CJ제일제당, ‘집중투표제’ 도입…지배구조 선진화 승부수

    CJ제일제당은 오는 9월 집중투표제 도입 의무화를 앞두고 그간 정관에서 배제했던 '집중투표제' 정관을 신설한다. 집중투표제는 이사 선임 시 후보별로 의결권을 주는 대신 선임 예정 이사 수만큼 부여된 의결권을 한 사람에게 몰아줄 수 있는 제도다. 소수 주주를 대변하는 이사의 이사회 진입을 돕는 장치로 통한다.

    신설된 정관은 상법 개정안이 시행될 9월10일 이후부터 적용된다. 이는 지배구조 선진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이사회의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인적분할 이후 처음으로 순손실을 기록하고, 밀가루·전분당 담합 혐의로 심의를 받는 등 시장 신뢰가 하락한 상태다. 이에 재정당국 세제실장과 관세청장을 지낸 임재현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을 감사위원으로 선임해 내부 통제를 강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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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PC삼립, ‘삼립’으로 사명 회귀…인적 쇄신 통한 안전 경영

    연이은 산업재해 사고로 몸살을 앓은 SPC삼립은 사명 변경과 대표이사 교체라는 강수를 뒀다. SPC삼립은 이번 주총을 기점으로 상호를 '삼립'으로 변경한다.

    지난 2016년 삼립식품에서 SPC삼립으로 바꾼 지 10년 만에 그룹 명칭인 SPC를 떼어내는 것이다. 지주사 체제 정비가 공식 이유지만, 업계는 계속되는 논란 속에 그룹 뿌리인 '삼립'을 앞세워 실추된 이미지를 쇄신하려는 조치로 보고 있다.

    인적 쇄신도 병행한다. SPC삼립은 도세호 상미당홀딩스 대표와 정인호 농심켈로그 대표를 각자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특히 도 대표를 필두로 안전경영과 노사상생 시스템을 전면 재정비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시흥 공장 사망사고와 올해 초 화재 사고 등 반복되는 리스크를 인적 교체로 정면 돌파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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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양유업, ‘오너 리스크’ 지우고 재무 투명성 강화

    남양유업은 오너 리스크 단절과 재무 정상화에 집중한다. 남양유업은 한앤컴퍼니 소속의 정준영 부사장을 기타비상무이사 후보로 선임할 예정이다. 정 부사장은 한앤컴퍼니의 주요 투자 프로젝트를 전담해온 핵심 인력이다. 전문가 영입을 통해 기업 가치 제고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전략이다.

    재무 투명성 확보를 위한 감사 기구 정비도 안건에 올랐다. 남양유업은 대통령실 정보공개심의위원을 지낸 오도환 법률사무소 '강물' 대표변호사를 신규 감사위원으로 선임한다. 오 변호사는 세금 및 기업 문제 전문가다. 남양유업은 홍원식 전 회장 체제의 횡령·배임 등 과거 문제를 완전히 씻어내고, 투철한 윤리의식을 바탕으로 내부 감시 기능을 정상화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남양유업은 이번 주총에서 30억원 규모의 결산 배당 안건도 처리할 예정이다. 이는 경영권 분쟁 종식 이후 본격적인 주주 친화 경영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풀이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업 리스크가 장기간 이어지면 주주는 불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며 "정부에서도 특정 기업에만 집중하게 돼 한정된 자원을 낭비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신뢰가 중요한 기업에서 신경 써 개선을 꾀하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환영하면서도 "선언적 의미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개선으로 이어지는 게 관건"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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