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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17 (화)

    14년 만의 부활 선언한 양수발전…전력망의 구원투수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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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키뉴스

    청평양수발전소.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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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이 자국우선주의 기조를 강화하며 공급망 보호 중심의 ‘에너지 안보’를 내세우고 있는 한편, 유럽연합(EU)은 여전히 ‘그린딜’과 탄소중립 이행 속도를 높이고 있다. 상반된 두 흐름이 평행선을 달리는 딜레마 상황에서,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은 탄소 중립을 추진하면서도 핵심 광물 의존도가 높은 배터리를 대체할 현실적 대안으로 ‘양수발전’에 눈을 돌리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통해 오는 2038년까지 무탄소 에너지(CFE) 비중을 70% 이상으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이에 따라 변동성이 큰 재생에너지의 간헐성과 공급 불안정을 완화할 수 있는 ‘에너지 저수지’ 확보가 핵심 과제로 부상하면서, 멈춰섰던 양수발전이 14년 만에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수원은 올해 1월 홍천양수발전소 본공사 착수를 기점으로 영동·포천·봉화·곡성 등 전국 5개 지역에서 총 8조6000억원 규모의 신규 양수발전소 건설을 본격화했다. 이는 2011년 예천양수발전소 준공 이후 사실상 중단됐던 국내 수력발전 생태계를 되살리는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양수발전은 전력이 남을 때 하부 저수지의 물을 상부로 끌어올렸다가, 전력 수요가 급증할 때 낙차를 이용해 발전하는 방식이다. 전력 저장 기능이 뛰어나면서도 긴 수명을 자랑해 ‘거대 배터리’로 불린다. 현재 국내에는 7기 양수발전소가 가동 중이며, 총 설비용량은 약 4.7GW로 전체 전력 공급의 약 3%를 차지한다.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재생에너지 설비는 2038년 약 110GW 수준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태양광·풍력의 기상 의존성으로 인한 발전량 변동과 낮 시간대 전력 과잉 현상은 계통의 불안정성을 키울 가능성이 크다. 양수발전은 이런 불균형을 완충하고 전력망의 물리적 관성을 유지해 주파수 안정성을 확보하는 핵심 수단으로 꼽힌다.

    특히 리튬과 니켈 등 핵심 광물의 공급망 불안, 짧은 수명과 화재 가능성을 안고 있는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BESS)의 한계가 부각되면서, 양수발전의 전략적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다. BESS가 2~4시간 내외의 단기 저장에 적합한 반면, 양수발전은 10시간 이상 장기 저장이 가능해 대규모 계통 안정화에 유리하다.

    업계는 한수원의 신규 프로젝트를 국가 에너지 안보를 강화할 ‘국가형 에너지 저수지’ 구축 사업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홍천양수발전소에 국내 최초로 ‘가변속 양수발전’ 기술이 도입된다"고 말했다. 가변속 양수발전은 구름이나 바람 등 기상 변화로 태양광·풍력 출력이 급변할 때 실시간으로 출력 조절이 가능해 ‘지능형 속도 조절기’ 역할까지 수행하게 된다. 이를 통해 펌핑 중에도 전력 소비량을 초 단위로 제어해 계통 대응 능력을 대폭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현실적 과제도 작지 않다. 대규모 토목 공사에 따른 환경 훼손 우려와 지역 주민 반대가 여전해, 사회적 합의 형성이 사업 추진의 최대 변수로 꼽힌다. 실제로 홍천 등 일부 지역에서는 생태 1등급지 훼손과 농가 피해를 이유로 수년째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한수원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 맞춤형 상생 패키지’를 마련, 단순 보상에서 벗어나 주민 참여형 혜택을 제시하고 있다. 지난 2월 홍천군과 체결한 협약에 따라 지역 기업의 공사 참여를 우선 보장하고, 마을 법인에 부대시설 운영권을 부여하는 등 실질적 수익 창출 모델을 구축 중이다. 상부댐 일대를 관광·휴양 복합단지로 개발해 인구 유출을 완화하고 지역 경제의 자생력을 높이는 방안도 병행된다.

    한수원 관계자는 지난달 코리아 스마트그리드 엑스포·일렉스 코리아2026 전시장에서 “입지의 제약을 줄이고 효율은 높인 중형 양수를 건설할 입지는 45곳으로 조사됐다”면서 “이러한 중형 양수 발전을 국산 전력망 구축의 핵심 기술로 개발하기 위한 노력에 올해부터 전격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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