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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17 (화)

    환율 1500원 위협에 국고채 금리도 급등…정부 3년6개월 만에 '바이백'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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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선령 기자]
    이코노믹리뷰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왼쪽)과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중동사태 경제 대응 TF 2차 회의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군사 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원달러 환율이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개장가 기준 1500원을 넘어서는 등 금융시장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국제유가 급등과 함께 국고채 금리까지 빠르게 오르자 정부는 약 3년6개월 만에 국고채 조기상환(바이백) 카드까지 검토하며 시장 안정 대응에 나섰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중동 사태 장기화로 고유가가 이어질 경우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에 머물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군사 충돌이 확대되면서 에너지 가격 상승과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동시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이란 사태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고유가 현상이 이어질 경우 원/달러 환율의 1500원선 안착은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정부의 개입 강도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8시45분께 5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배럴당 104.70달러에서 거래됐다. 직전 거래일 종가보다 1.5% 상승한 수준이다.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역시 1.2% 오른 99.88달러에 거래됐다.

    ◆ 환율 1500원 위협

    원달러 환율은 중동 사태 이후 1500원선을 넘나들며 빠르게 상승했다.

    올해 1월과 2월 월평균 환율은 각각 1456.3원, 1448.4원 수준이었지만 3월 들어 상승 속도가 빨라졌다. 3월 들어서는 13일까지 평균 환율이 1477원까지 뛰었다.

    변동성도 확대됐다. 이달 13일까지 원/달러 환율의 일간 평균 변동률은 0.86%로 나타났다. 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했던 2022년 11월 이후 약 3년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4월 배당 시즌이 다가오면서 환율 상승 압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 투자로 받은 배당금을 달러로 환전할 경우 외환시장 수요가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외국인이 국내 주식 투자로 받은 배당금인 '증권투자배당지급' 규모는 지난해 94억4890만달러(약 13조9000억원)였다. 전년 93억8690만달러보다 0.7% 증가했다.

    외환당국은 현재 환율 흐름이 경제 펀더멘털과 괴리가 있다고 보고 필요할 경우 시장 안정화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당국은 수급이 쏠릴 경우 '스무딩 오퍼레이션'을 통해 외환시장에 매도 개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무딩 오퍼레이션은 환율이 급등하거나 급락할 때 외환당국이 외환시장에 직접 개입해 변동성을 완화하는 조치를 말한다.

    통상 환율이 급등할 경우 달러를 매도하고 원화를 매수해 상승 속도를 늦추는 방식으로 시장의 과도한 쏠림을 완화하고 금융시장 안정을 유도하는 정책 수단이다.

    ◆ 국채금리도 급등

    환율뿐 아니라 채권시장도 빠르게 흔들리고 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달 27일 3.041%에서 이달 13일 기준 3.338%까지 상승했다. 약 0.3%포인트 가까이 오른 것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10일 채권시장 안정을 위해 총 3조원 규모의 국고채 단순매입을 실시했다. 매입 이후 국고채 금리는 3.420%에서 3.283%까지 하락했지만 이후 유가 상승 영향으로 다시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현재 시장 금리 수준이 환율과 마찬가지로 국내 펀더멘털에 비해 과도하게 높은 수준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국내 채권시장 금리 상승 폭은 주요국보다 큰 편이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올해 들어 13일까지 한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해 말 대비 31.5bp 상승했다. 같은 기간 일본은 19.4bp, 미국과 프랑스는 각각 11.0bp와 10.9bp 상승하는 데 그쳤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유가와 에너지 가격 충격에 더해 국채 공급 확대 우려와 추가경정예산 불확실성이 동시에 작용한 영향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 정부 바이백 준비

    채권시장 불안이 커지자 정부는 국고채 바이백 카드까지 준비하며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당정은 이날 국회에서 '중동 사태 경제대응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채권시장 안정 대책을 논의했다. 회의에서는 필요할 경우 국고채 조기 상환을 포함한 추가 안정 조치를 준비하기로 했다.

    TF 간사인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채금리가 20~30bp 상승한 상황이라 안정이 시급하다"며 "재정 당국이 바이백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백은 만기가 남은 국고채를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조기 상환하는 방식이다. 시장에 유통되는 국채 물량을 줄여 금리 상승 압력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

    이 조치는 국채금리와 환율이 급등했던 2022년 9월 이후 처음 검토되는 것이다. 다만 정부는 아직 실제 집행 단계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재정경제부는 필요할 경우 국채 바이백을 즉시 시행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국고채 발행 규모는 225조7000억원이다. 이 가운데 약 25조7000억원이 국채 조기 상환 등 수급 조절에 사용할 수 있는 재원으로 편성돼 있어 시장 상황에 따라 바이백에 활용될 수 있다.

    ◆ 추경 영향은 제한적

    정부가 추진 중인 10~20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이 환율과 금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시장의 관심사다.

    일반적으로 추경은 시중 유동성을 늘려 물가를 자극하고 원화 가치를 떨어뜨려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적자 국채 발행이 늘어날 경우 국채 가격 하락과 재정 건전성 우려가 동시에 제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추경은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부가 추가 세수 범위 내에서 재정을 집행하겠다고 밝힌 데다 정책 목적이 유가 충격 완화와 취약계층 지원으로 특정돼 있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주재한 '중동 상황 관련 민관합동 비상경제 대응회의'에서도 연구기관들은 "반도체 경기 호황과 증시 활성화로 초과 세수가 예상되는 만큼 초과 세수 범위 내에서 추경을 마련할 경우 금리·환율·물가 등에 미치는 부작용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은행 역시 최근 국회 제출 자료에서 "현재는 중동 전쟁 등으로 인한 유가 상승 등 비용 상승 압력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추경 편성이 수요 측 압력을 통해 물가를 자극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고 밝혔다.

    중동 전쟁에 따른 고유가 충격과 금융시장 불안이 동시에 확대되는 가운데 정부와 한국은행은 환율과 채권시장의 동시 불안을 막기 위해 정책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금융시장에서는 유가 흐름과 중동 정세가 향후 환율과 금리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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