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지속, 스태그플레이션 경고
이달 말 추경안 제출, 핀셋설계 긴요
체질 개선·수입 다변화 등 병행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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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고유가 충격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미국의 하르그섬 폭격과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 여파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대로 치솟자 어제 원·달러환율도 개장 초 달러당 1500원을 돌파했다. 주간거래에서 1500원을 넘기는 2009년 3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이다. 산업연구원에서 전쟁 장기화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 경우 한국경제는 물가상승 속 경기가 침체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것이라는 경고까지 나온다.
실물경제 곳곳에서 비명이 터져 나온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10% 오르면 국내 제조업 생산비용은 평균 0.71% 증가한다. 당장 ‘석유화학의 쌀’이라 불리는 나프타의 60%를 중동에 의존하는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은 ‘공급 불가항력’을 선언할 정도로 고사위기에 처했다. 알루미늄 기초소재인 에틸렌 비축분이 2주 치에 불과해 ‘조만간 과자봉지조차 못 만들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오는 판이다. 항공·물류·철강·조선업계 등도 원재료 부족과 가격급등 등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중소기업도 해상·항공물류 차질과 계약협상 중단, 대금회수 지연 등을 겪으며 수출이 차질을 빚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에는 최근 열흘 사이 이런 피해와 애로사항이 146건이나 접수됐다.
정부는 지난주 석유제품 최고가격제를 시행한 데 이어 이달 말까지 추가경정예산 편성안을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최고가격제나 추경이 유가 고통을 잠시 덜어줄 수 있지만 한시적인 진통제에 불과하다. 재정은 화수분이 아닌 만큼 유가 상황에 맞춰 추경 규모를 적자 국채 발행 없이 적정선에서 조절해야 한다. 중동 정세의 불확실성이 큰 만큼 한꺼번에 재정을 투입하기보다는 추가 실탄을 아껴두는 게 옳다. 이번 추경이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선심성 돈 풀기’ 의심을 받지 않으려면 꼭 필요한 곳에 필요한 만큼 선별적으로 예산을 투입하는 ‘핀셋 지원’원칙이 지켜져야 한다. 고유가 충격 완화와 서민·소상공인 등 취약계층 지원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전쟁 장기화에도 단단히 대비해야 한다. 당정은 원전 가동률을 현재 60% 후반대에서 80%대로 높이고 석탄발전량 상한제(설비용량의 80%)도 해제하기로 했다.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 긴 호흡으로 남미와 중앙아시아·아프리카 등 수입선 다변화와 전략 비축 확대, 대체에너지 개발 등을 병행하고 에너지 다소비형 산업체질도 확 바꿔야 할 것이다. 자동차 5부제 등 에너지 절약 정책도 미리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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