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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쇼(CES) 행사 참석자들이 가장 많이 몰린 것은 전시장도 아니라 자율주행 택시였다.
아마존의 자회사 '죽스'(ZOOX)의 자율운행 로보택시를 체험하기 위해 스마트폰에 앱을 깔고 예약을 한 이들은 대기시간이 4시간 이상이라는 문구에 절망하면서도 탑승을 기다렸다.
기자도 그 대열에 동참했다. 다행일까. 호출 시에는 40분의 대기 시간이 떴지만 이내 20분 후 도착이라는 알림이 전화기에 올렸다.
차량이 출발지인 호텔 앞으로 왔다는 신호가 왔다. 차량은 일반적인 승용차나 SUV, 버스의 모습이 아니다. 네모난 박스 형태다. 앞뒤가 똑같았다. 앞으로도, 뒤로 가는 것이 구분이 안 된다는 뜻이다. 실내는 더 파격적이다. 운전석이 없다. 당연히 핸들도, 브레이크 페달도 없다.
두 명씩 서로 마주 보도록 배치된 좌석에 앉으니, 마치 놀이공원의 대관람차나 작은 케이블카를 탄 것 같은 느낌이다.
문이 닫히자 차량은 조용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야간이라 실내에 앰비언트 조명이 켜졌고, 아마존의 음악 서비스가 자동으로 배경음악을 들려줬다. 운전자가 없지만, 차량은 신호에 맞춰 멈추고 보행자를 피해 교차로를 통과했다.
주행 속도도 빨랐다. 자율주행 택시라고 느릿느릿 움직일 것이라는 생각은 오산이었다. 베테랑 운전사의 솜씨였다. 차 안 스크린에는 이동 경로가 표시됐다. 목적지에 다다르자 차량이 안전하게 주차할 것을 찾는다는 안내가 나온다. 놀라운 체험을 마치고 차량은 다음 예약자에게로 향했다. 죽스는 현재 라스베이거스와 샌프란시스코에서 로보택시를 운행 중이다.
죽스 차량의 내부 사진=백종민 테크 스페셜리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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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일상이 된 무인 이동… 샌프란시스코 점령한 웨이모
관광객과 차량, 트램이 함께 다니는 복잡한 도로에서 여러 센서를 단 평범하지 않은 모습의 택시는 쉼 없이 승객을 태우고 내려줬다. 구글의 로보택시 '웨이모'(Waymo)였다.
수년 전 샌프란시스코에 방문했을 때와 달리 웨이모의 수가 급증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웨이모 차량은 최근 고속도로 운행도 시작했다.
죽스 로보택시가 승객을 맞이하기 위해 문을 열었다. 사진=백종민 테크 스페셜리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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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 지역에서는 노란색 일반 택시와 우버 차량이 대부분이었다. 지금은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샌프란시스코시에 따르면 이 지역에서 일반 택시는 사실상 퇴출당했다. 샌프란시스코 지역 내에서만 약 1000대의 웨이모 택시가 운행 중이다. 차량 공유형태의 택시 서비스인 우버·리프트와 웨이모가 도시 이동을 나눠 맡는 구조가 형성됐다.
로보택시가 도시 교통의 일부가 됐다는 사실은 예기치 않은 사건에서도 드러났다. 지난 1월 샌프란시스코에서 대규모 정전이 발생했을 때 웨이모 차들이 일제히 멈춰선 사건이 발생했다. 승객들의 혼란은 자율 주행의 맹점을 보여주면서도, 로보택시가 이제 도시 교통 시스템의 중요한 축이 됐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가 됐다.
구글 웨이모 로보택시가 샌프란시스코의 관광명소인 피어39 주변에서 일반 차량, 트램과 함께 주행하고 있다. 사진=백종민 테크 스페셜리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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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간 웨이모 추격하는 테슬라의 큰 그림… '사이버캡' 양산 코앞
테슬라는 지난해 6월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모델 Y' 차량을 활용한 로보택시 시범 서비스를 시작하며 이목을 끌었다. 사이버캡의 본격 등판에 앞선 몸풀기인 셈이다. 차량의 운전석은 비어있고 조수석에 감독자만 앉아있는 형태다.
제한된 서비스임에도 탑승기가 블로거와 유튜버들을 통해 전해졌다. 오스틴 출장 중 테슬라 로보택시를 타본 김준범 HL홀딩스 대표는 "운전을 너무 잘해 깜짝 놀랐다"며 경험을 전했다.
테슬라의 로보택시는 올해 초부터는 안전요원 없는 완전 무인 운행도 단계적으로 도입 중이다.
테슬라의 로보택시 '사이버캡'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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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사 3색 전략… 센서와 비전, 플랫폼 경쟁의 서막
이 과정에서 각 사의 로보택시 접근 방식이 대조된다. 죽스와 웨이모 차량에는 라이다(LiDAR), 레이더, 카메라 등 다양한 센서가 장착돼 주변 환경을 인식한다. 비전(VISON)과 센서로 안전한 주행을 목표로 한다. 테슬라의 경우 머스크의 주장으로 비전으로 돌아선 경우다. 머스크는 사람도 눈으로만 보고 운전한다는 점에 착안해 카메라로 확보한 영상만으로 자율 주행을 하는 방향으로 전환했다.
웨이모 차량의 가장 큰 경쟁력은 데이터다. 누적 자율주행 거리는 1억6000만㎞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실제 도로 주행 데이터를 확보한 자율주행 기업이다.
테슬라는 또 다른 전략으로 로보택시 시장을 노리고 있다. 테슬라는 웨이모와 비교해 로보택시 규모는 절대적으로 불리하지만, 기존 판매한 차들을 통해 확보하는 데이터가 막대한 장점이다.
머스크는 CES 2026에서 발표된 엔비디아의 자율주행 AI 플랫폼 '알파마요'(Alpamayo)')에 대해 "99% 달성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남은 1%는 테슬라만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자율주행 기술은 대부분의 상황을 해결하더라도 예측하지 못한 돌발 상황을 처리하는 마지막 단계가 가장 어렵다는 의미다. 그 지점에서 테슬라가 우위에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차량에도 차이가 있다. 죽스와 테슬라는 전용 차량이다. 죽스는 박스형 전용 차량을 제작하다 보니 비용 부담이 크다. 반면 테슬라는 기존 차량의 모습을 거의 재연하면서도 핸들과 페달이 없는 2인승 사이버캡으로 진화하는 전략을 내세웠다.
구글의 자회사답게 웨이모는 차량에서는 손을 뗐다. 자율주행 소프트웨어가 핵심이다. 즉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플랫폼 전략이다. 심지어 구글의 지도 서비스는 차량 내비게이션의 기반도 된다. 차량은 재규어 I-PACE와 같은 기존 전기차를 활용한다. 앞으로는 미국에서 생산될 현대차 아이오닉5와 중국 지커(Zeekr) 차량도 로보택시에 활용될 예정이다. 해당 차들은 CES2026에서도 전시됐다. 마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생산하지 않고 운영체제만 공급하는 형식이다.
결국은 AI 인프라 전쟁… 거대한 진입 장벽 쌓는 빅테크
구글 역시 AI 인프라와 데이터센터를 웨이모 개발에 활용하고 있다. 구글이 개발한 제미나이 AI도 웨이모의 든든한 원군이 될 수 있다. 아마존은 글로벌 1위 클라우드 서비스인 AWS를 통해 죽스의 AI 학습을 지원하고 있다.
세 기업이 다른 추격자들이 따라오기 어려운 든든한 자원을 기반으로 후발 기업들이 따라잡기 어려운 진입 장벽을 형성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오는 이유다.
백종민 테크 스페셜리스트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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