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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17 (화)

    GIST, 초고속·저전력 스핀 전자소자 구현 실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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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네소타대 공동연구, 초박막 물질서 실험 단서 확인

    헤럴드경제

    응력 제어를 통한 루테늄 산화물(RuO2) 박막의 교자성 성질 발현.[GIS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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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물리·광과학과 이종석 교수 연구팀이 미국 미네소타대학교와 공동연구를 통해 머리카락 두께의 약 5만분의 1에 불과한 극도로 얇은 루테늄 산화물(RuO2)에서 새로운 자석 성질이 나타날 수 있음을 실험적으로 규명했다고 밝혔다.

    컴퓨터와 스마트폰 등 대부분의 전자기기에는 정보를 저장하고 전달하기 위해 자석 성질이 활용된다. 예를 들어 하드디스크나 일부 반도체 메모리는 자성의 방향 차이를 0과 1로 구분해 데이터를 기록한다.

    하지만 현재 널리 사용되는 강자성 물질은 외부 자기장이나 주변 환경의 영향을 비교적 쉽게 받아 안정성이 떨어질 수 있고, 자성의 방향을 바꾸는 속도에도 한계가 있어 기기의 작동 속도를 크게 높이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자성 상태인 교자성이 이론적으로 제안됐다. 교자성은 정보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으면서도 주변 환경의 영향을 덜 받는 장점이 있어 차세대 초고속·저전력 전자소자에 활용될 가능성이 있는 물리적 상태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아직 자성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기술이 충분히 확립되지 않아 실제 소자에 적용되기까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연구팀은 기존 자석 소재의 속도와 안정성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전기가 잘 통하고 열과 화학 반응에도 강한 금속 물질인 루테늄 산화물에 주목했다. 특히 이 물질을 매우 얇은 막 형태로 만들고 내부 구조에 미세한 변형을 가하면 기존에는 나타나지 않던 새로운 자성 상태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연구팀은 ‘하이브리드 분자빔 에피택시(hMBE)’라는 첨단 박막 제작 기술을 이용해 루테늄 산화물을 원자 한 층씩 정밀하게 쌓아 올렸다. 이 기술은 진공 상태에서 물질을 매우 얇게 분사해 기판 위에 한 층씩 쌓는 방식으로, 머리카락 두께의 약 5만분의 1 수준인 나노미터(nm) 두께의 극도로 얇은 막을 결함 없이 균일하게 제작할 수 있는 정밀 공정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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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종석(왼쪽부터) GIST 물리·광과학과 교수, 최인혁 박사.[GIS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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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구팀은 이렇게 제작한 초박막(ultra-thin)의 두께와 구조를 정밀하게 제어하면서 자석 성질이 어떻게 변하는지 실시간으로 관찰했다. 또한 물질 내부에 물리적인 힘인 ‘응력(strain)’을 가해 마치 신축성 있는 천을 팽팽하게 잡아당기듯 결정 구조를 미세하게 변형시켜 새로운 자성 상태가 나타나는 조건을 확인했다.

    그 결과 응력이 가해진 초박막 루테늄 산화물에서 기존 자석과는 다른 새로운 자성 현상, 즉 교자성 특성이 나타날 수 있음을 실험적으로 확인했다.

    특히 수 나노미터 수준의 초박막 상태에서 전기가 잘 흐르는 금속 성질을 유지하면서도 구조적으로 비대칭적인 ‘극성 금속(polar metal)’ 특성과 교자성이 동시에 나타나는 새로운 물리 상태가 형성될 수 있음을 실험적으로 확인했다.

    향후 AI 슈퍼컴퓨터와 같은 고성능 컴퓨팅 장치에서 정보를 더 빠르고 안정적으로 처리하는 차세대 스핀 기반 전자소자 개발에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이종석 교수는 “이번 연구는 루테늄 산화물에서 논의돼 온 교자성 존재 가능성을 실험적으로 검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자성과 극성을 동시에 제어할 수 있는 새로운 기능성 소재 개발의 가능성을 제시함으로써 차세대 초고속·저전력 스핀 기반 전자소자 연구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PNA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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