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무엇보다 이번 사건은 스토킹 범죄의 심각성에 대한 우리 사회의 관심 부족과 허술한 보호망, 솜방망이 수준의 처벌 등 총체적 부실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고 봐야 한다. 지난해 11월 경찰서를 직접 찾아간 피해자는 신변보호 스마트 워치를 착용하고 있었고, 피의자에 대해 ‘100m 이내 접근 및 전화통화 금지’ 등 법원의 잠정 조치를 받았다. 범행 당일 두 차례 긴급 버튼을 눌렀다. 하지만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접근할 때 관제센터와 경찰, 피해자 휴대전화에 자동 경보를 동시에 보내는 잠정 조치(3-2)가 적용되지 않은 상태에서 피해자는 고립무원이었다. 성범죄 전과자인 가해자가 전자발찌를 차고 있었지만 자동 경보는 있으나 마나였다.
여성 등 약자를 지켜낼 최소한의 울타리 차원에서 ‘스토킹 처벌법’이 2021년 10월부터 시행 중이지만 현실은 ‘안전’과 거리가 멀다. 여성긴급전화 1366센터와 경찰청 등에 도움을 요청하는 상담 또는 신고 전화가 연간 수만 건에 달해도 검거는 신고 건수의 10분의 1도 되지 않는다. 국민의힘 김정재 의원실에 따르면 ‘법’ 시행 이후 가해자들의 구속률은 2021년 7%에서 2023년 3.2%로 되레 줄었다. 이러다 보니 구속을 피한 가해자들이 피해자들을 또 위협하는 보복 범행이 잇따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스토킹을 경범죄 수준으로 보는 사회 인식과 처벌 관행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 가해자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는 비율이 10%대에 불과한 현실에서 피해자들은 극도의 불안 속에서 지낼 수밖에 없다. 경찰에 책임을 묻는 일도 중요하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의 과오가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 사회와 국가가 엄중한 처벌과 철저한 격리를 위한 제도 마련에 힘을 모아야 한다. 피해자들의 고통과 눈물이 계속되는 한 인권 선진국이라고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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