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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20 (금)

    이슈 취업과 일자리

    李 “고용유연성 수용할 여건 마련 중요…노동자 일방적 희생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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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李정부 경사노위 출범…8년 만에 대통령 참석]

    “‘해고는 죽음’이란 생각 안들게

    유연성 확보하되 안전망 강화”

    “노사 신뢰 회복만 해도 큰 성과

    의결 서두르지 말고 대화” 강조

    ‘정규직과 임금차 2.4배’ 지적엔

    “원래 비정규직이 돈 더 받아야”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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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기업이 요구하는 고용 유연성에 대해 노동자들이 수용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노동자들에게 일방적인 희생을 요구하는 방식은 옳지 않다”고 밝혔다.

    노동자에 대한 사회안전망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을 전제로 고용 유연성을 확대하고 기업은 양질의 정규직 일자리를 늘려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가자는 취지다. 다만 성과를 서두르기보다는 과정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결과물에 지나치게 연연하지 말자”며 “초기 단계에서 노사 간 신뢰를 회복하는 것만으로도 큰 성과”라고 말해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출범을 격려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현 정부 경제사회노동위원회 1기 출범을 맞아 직접 정책 토론회를 주재하며 고용 유연성 문제 해결과 관련한 이 같은 원칙을 재확인했다. 대통령이 경사노위 출범식에 참석한 것은 문재인 정부 당시인 2018년 12월 이후 8년 만으로 노사정 사회적 대타협에 국정의 방점을 두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사측에서는 고용의 경직성이 문제라고 지적하지만 노동자 입장에서는 ‘해고는 죽음이다’라는 생각에 (사측의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양쪽 다 그럴 만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규직 노동자는 지위를 잃게 되면 그다음부터 기다리는 것은 참혹한 현실인 만큼 단단하게 뭉쳐 지위를 지키려고 노력할 수밖에 없다”며 “반대로 기업 입장에선 정규직을 뽑으면 유연하게 대처하기 어려워지니 비정규직을 고용하는 등 악순환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문제를 풀기 위한) 방법의 하나는 ‘해고는 죽음’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 즉 사회안전망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사회안전망 강화에는 비용이 들고, 고용 유연화에 따라 기업 측은 혜택을 볼 것이다. 그러면 그에 상응하는 부담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면서 “새로운 균형점을 어디에 만들까에 대해 논의하는 게 (경사노위의) 주요 의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김지형 경사노위 위원장을 향해서는 “그동안 노동계가 경사노위 등 기구를 통해 강제로 의결을 해온 것에 대해 불만으로 ‘이용당했다’는 소리가 나온다”며 “이번에는 의결을 하지 말자. 누군가를 압박하거나 하지 말고 일단 대화를 해보자”고 거듭 제안했다.

    김 위원장은 앞서 민주노총이 빠지고 한국노총만 참여하면서 ‘미완성의 경사노위’라는 지적에 대해 “때를 기다리겠다”며 참여의 문을 열어두겠다는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이날 노동 부문 발제를 맡은 박명준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업 단위의 교섭 창구를 업종·직종·지역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고 이정민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유노조 대기업 정규직과 무노조 중소기업 비정규직의 임금 격차는 2.4배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이 같은 임금 격차를 두고 “똑같은 일을 했는데 소속이 다르다는 이유로 대가에 차별이 있는 것은 헌법상 평등의 원칙에 어긋난다”며 “불안정성에 대한 대가도 지급해야 하는데 원래는 비정규직이 더 받아야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노동자들 사이에서도 정규직과 비정규직·하청 노동자 간 격차가 크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정규직 우월적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제도적 정비와 함께 사회 전반 인식 변화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불합리한 시스템 속에서 좀 더 많은 이익을 얻는 소수의 자리를 차지하는 게 소위 능력주의의 착각”이라며 “이게 마치 가장 바람직한 것처럼 인식하는 것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공개 토론도 하고, 더 내놓고 얘기하면 좋겠다”며 “멱살 잡을 건 진짜 잡고 안 되는 건 법률로 맡기고, 정말 공감해서 필요하다면 법제화해야 한다. 그런 것은 저희가 책임지겠다”고 정부의 역할도 강조했다.

    노동계를 향해서는 “노동조합 조직률이 너무 낮은 것은 사실”이라며 “노동자들의 노조 가입률을 최대한 끌어올려보자”고 제안했다.

    인공지능(AI)의 발전에 대해서는 노사정 모두의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추세적으로 노동자들의 위치가 더 불안정해질 텐데 로봇세 같은 것도 나중에 한번 얘기해야 한다”며 “기업의 부담을 늘려야 한다. 제도를 합리화해서 혜택을 받으면 기업이 부담해 줘야 노동자들의 저항이 적어진다”고 말했다. 다만 “AI보다 효율이 떨어지는 노동자들을 대체하는 것은 기업의 속성상 어쩔 수 없다”고 덧붙였다.

    송종호 기자 joist1894@sedaily.com양종곤 고용노동전문기자 ggm1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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