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군함 파견 요청 대응…한국 전략은
군사지원 대신 안보·에너지협력으로 갈음
무기체계 보충 등 군사협력 방안 제시 고려
일부선 “경제협력으로 막기엔 한계” 전망도
중동정세 격화 속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자위대 파병 압박이란 난제를 안고 미일 정상회담에 나선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19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이같이 밝혔다.
국제 분쟁을 해결하는 수단으로서 무력 사용을 포기한 일본의 ‘평화헌법’ 체제하에서 일본 정부가 전쟁지역에 군함이나 자위대를 보내는 데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얘기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규탄하고 미국에 대한 사실상 지지 의사를 밝히면서도, 파병을 비롯한 구체적인 군사 지원 방안에 대해선 언급을 아끼며 안보·에너지협력으로 ‘갈음’한 일본의 전략은 “파병이냐 불참이냐 이분법에서 ‘동맹에 기여’로 프레임을 이동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유지훈 한국국방연구원(KIDA) 연구위원은 “가장 큰 시사점은 일본이 미국의 요구에 외교적으로는 호응하되, 군사적으로는 즉답을 피하는 방식으로 동맹 관리와 확전 회피를 동시에 추구했다는 점”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미국이 동맹을 더이상 단순한 지지 선언의 대상으로 보기보다, 위기 상황에서 실제로 어떤 부담을 나눌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평가하는 경향을 활용한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동맹이 미국의 요구를 무조건 수용하거나 정면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국익과 동맹을 함께 계산하는 정교한 중간지대를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중요진 셈이다.
유 연구위원은 “한국도 파병이냐, 불참이냐 이분법보다 기여 방식의 층위를 설계하는 접근이 필요하다”며 “일본 사례처럼 미국과의 공조 메시지는 유지하되, 실제 군사 참여는 법적 근거와 지휘체계, 임무 범위와 확전 위험을 따져 단계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총장은 “일본이 안보협력으로 미국과 미사일 공동 개발·생산을 언급한 것처럼, 우리나라도 미국과 차세대 훈련기 공동개발 등 군사협력 방안을 고려할 만하다”며 “이란 전쟁으로 미국이 많은 무기체계를 소모한 부분을 우리 무기체계로 채워주는 방안도 있다”고 제언했다.
신 사무총장은 이어 “일본이 중동사태 종전 이후 기뢰 제거작전에 대한 지원을 해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다만 일본처럼 경제적 접근으로 갈음하는 것이 우리나라 입장에선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남성욱 숙명여대 석좌교수는 “어느 나라든 호르무즈 해협에 즉각 파견하는 방식은 상상하기조차 어려웠고, 일본은 선물 보따리를 많이 풀어서 막았다”며 “군대를 보낼 것을 돈으로 막았다”고 평가했다.
남 교수는 다만 “우리나라 입장에서 돈을 부담하는 게 더 어려울 수도 있다”면서 “경제협력으로 막는 데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미일 미사일 공동개발에 대해선 “사실상 일본이 방산진출을 ‘포장’한 것이란 측면에서, 한국의 방산을 견제하는 등 일본의 실익 측면에서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윤호·전현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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