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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22 (일)

    이슈 시위와 파업

    [기자수첩] ‘파업 불참자 해고’ 협박한 삼성전자 노조, 사측 비난할 자격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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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비즈



    “만약 회사를 위해서 근무하는 자가 있다면 명단을 관리해 추후 조합과의 협의가 필요한 강제 전환 배치나 해고에 우선 안내하겠습니다.”(삼성그룹 초기업 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 위원장)

    “반도체(DS) 노조로 분리해 (보상을) 더 받는 것이 낫지 않습니까.”(삼성전자 교섭위원)

    삼성전자 노동조합 지도부와 사측 교섭위원의 발언이 논란이다. 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이하 투쟁본부)는 동료들에게 사실상 파업 참여를 강제해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쟁의행위 투표에서 과반 찬성을 받아 ‘5월 총파업’에 돌입하는데, 여기에 참여하지 않으면 명단에 올려두고 향후 불이익을 주겠다고 공개 선언했기 때문이다. 이런 행위가 실제로 이뤄진다면 노조가 회사와 체결한 단체협약을 어긴 것이 된다. 또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개인정보보호법 등을 위반한 불법에 해당할 수 있다. 발언 자체가 직장 내 괴롭힘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파업 불참자 불이익’이 발언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이행될 조짐이 보인다는 건 더 큰 문제다. 투쟁본부는 ‘4월 23일 집회 참석 인원’을 조사하는 설문을 19일 열었는데, 사업장·연락처뿐만 아니라 사내 보안 식별자인 녹스 계정(ID)과 사번도 입력하도록 했다. 이런 정보는 ‘2026년 노사 임금·단체협약(임단협) 종료 후 3개월’까지 보관할 방침이라고도 공지했다. 총파업을 앞두고 사실상 명단 관리에 나선 모습이라 내부에서도 이른바 ‘블랙리스트’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해고·전환 배치 등 인사 결정권은 회사에 있다. 그러나 회사가 경영상의 이유로 해고 등을 진행하려면 ‘근로자 대표’에 사전에 통보하고 협의해야 한다. 투쟁본부는 이때 파업 불참자를 사측에 추천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것이다. 초기업 노조는 현재 구성원의 절반 이상을 조합원으로 확보했다며 근로자 대표 지위 획득 절차를 진행 중이다. 한 삼성전자 직원은 “노조 입김이 세졌다고 하는데 불이익을 받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법의 테두리를 넘나들며 파업을 강행하려는 노조는 되레 사측이 불법을 저질렀다고 주장하고 있다. 초기업 노조는 사측 교섭위원들이 임단협 과정에서 ‘노조 분리’나 “조합 일을 하다가 현업에 복귀하면 특혜” 등을 언급한 게 문제라는 입장이다. 이런 발언이 ‘공정 대표 의무’를 위반한 것이고 ‘부당 노동 행위’에 해당한다며 삼성전자를 대상으로 한 구제 신청서를 노동위원회에 11일 접수했다.

    삼성전자 안팎에서 나오는 말을 들어보면 사측 교섭위원들의 발언은 DX(완제품) 직원들의 상대적 박탈감에 대한 우려에 가깝다. 노조가 제시한 보상안이 DS 중심으로 돼 있어 폭넓게 사안을 보자는 취지였다. 노조는 임단협 과정에서 1인당 평균 성과급으로 ‘메모리사업부 4억5000만원’ 등을 내놓기도 했다. 사측이 DS·DX로 노조를 분리해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했다고 하더라도, 이를 종용·실행하려 했다는 실체적 증거는 없다. 반면 노조는 총파업 전부터 구체적 집회 참여자 명단을 마련하고 있다.

    삼성전자 노조의 요구 사항은 ‘SK하이닉스처럼 보상을 달라’고 요약할 수 있다. 영업이익의 20%를 성과급으로 주고 상한도 폐지해 달라는 것이다. 임금 경쟁력 하락으로 인재 유출이 지속되고 있다는 게 명분이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 성과급 제도가 20년이 넘은 만큼 손을 볼 때가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연봉 절반을 최대 성과급으로 받는 건 도입 당시에는 ‘파격’이었지만, 연간 영업이익 100조원 시대를 앞둔 현재와는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를 쟁취하는 과정은 법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 자신의 회사를 과도하게 공격하고 동료에게 윽박지르면서 진행하는 파업은 지지받을 수 없다.

    정두용 기자(jdy2230@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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